2022 제7회 대한민국 사진축전

서울포토페스티벌 in DDP

 

주영도 展

 

眼鏡 - 애체

 

 

 

 

DDP 아트홀 1관

 

2022. 9. 28(수) ▶ 2022. 10. 2(일)

서울특별시 중구 을지로7가 143

 

 

眼鏡(애체)-p1-r3_Digital C-Print_76x51cm_2022

 

 

眼鏡 – 애체(Eyeglasses)

 

유년시절 생애 처음 책 속 활자를 접했던 날, 뿌연 안개 한 송이가 어린 내 눈 속에 예쁘게 핀 것을 알게 되었다. 그날 이후 나는 무겁고, 낯선 안경을 코 잔등 위에 올려 놓고 살아야 하는 운명을 맞이하였고, 그와 긴 여행길을 함께 걸어가고 있다.

나의 키가 성장하면 성장한 만큼 안경도 두 겹, 세 겹 두터워져 갔고, 중년이 되고 나서야 안경도 비로소 걸음을 멈추었다. 이제 안경은 단 한 순간도 떼낼 수 없는 나의 칠부가 되었고, 나의 애틋한 인생이 되었다.

매일 밤마다 붉은 십자가 불빛이 뒤덮던 어린 시절 서울 변두리 동네 옥상에 올라가 안경을 벗고 놀던 눈빛놀이는 비틀거리며 살아 내는 우리네 인생의 서막이었을까 –

 

 

眼鏡(애체)-p1-r6_Digital C-Print_28x42cm_2022

 

 

눈을 크게 뜨면 뿌연 불빛이 저만큼 길어지고, 눈을 작게 뜨면 불빛이 이만큼 작아진다. 안경을 코 잔등에 올려 놓으면 이내 불빛은 제 모습을 찾아간다. 왜곡된 시계와 안경으로 교정된 실체의 시각, 두 개의 피사체는 나의 삶 속에서 늘 공존하였고, 타협하였다.

젊은 날 외로움과 무력감이 찾아올 때마다 안경을 고쳐 쓰며, 삶의 초점을 맞추려 애썼던 쓸쓸함과 저항이 나와 안경에 깊이 사무쳐 있다.

안경은 나의 시력(視力)이자, 의식의 시각(視覺)이요, 자아(自我)이다. 나는 기억과 감성에게 질문하고, 감각을 깨워, 삶의 애환과 위로를 애체(眼鏡)-P1에 담았다.

애체(眼鏡)-P1은 서늘한 석로(石路)에서 안경이 바라본 굴절된 세계와 의식의 흐름, 그리고 비상구에 대한 표현이다.

 

* PS. 애체(眼鏡) 란 안경의 옛말이며, 중국에 안경을 전해준 네덜란드인의 이름을 중국식으로 발음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眼鏡(애체)-p1-r8_Digital C-Print_28x42cm_2022

 

 

眼鏡(애체)-p1-r5_Digital C-Print_28x42cm_2022

 

 

眼鏡(애체)-p1-r10_Digital C-Print_101x68cm_2022

 

 

眼鏡(애체)-p1-r1_Digital C-Print_101x68cm_2022

 

 

眼鏡(애체)-p1-r9_Digital C-Print_28x42cm_2022

 

 

眼鏡(애체)-p1-r2_Digital C-Print_76x51cm_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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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20928-주영도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