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와 환유: 삶이라는 노마드 展

 

천지윤 · 오흥배 · 이재선

 

 

 

오페라갤러리 서울

 

2022. 8. 18(목) ▶ 2022. 8. 31(수)

서울특별시 강남구 언주로154길 18 | T.02-3446-0070

 

www.operagallery.com

 

 

오페라 갤러리는 오는 8월 18일부터 31일까지 천지윤, 오흥배, 이재선 작가의 전시 <존재와 환유: 삶이라는 노마드>를 개최한다. 오페라 갤러리 서울은 지난 2021년부터 국내 미술시장의 질적 성장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한국 작가들의 활동 장려의 일환으로 ‘아티스트 오픈콜’ 공모를 진행하였으며, 이번 모집을 통해 천지윤, 오흥배, 이재선 최종 3인의 작가를 선정하였다. 오페라 갤러리는 이번 선정작가전을 통해 이들 작가 3인의 ‘존재와 삶’을 대하는 각기 다른 철학적 사고와 이를 표현하는 예술적 환유로 가득 찬 개념적 작품세계 속으로 관람객들을 초대하고자 한다.

이번 기획 전시의 메인 키워드는 ‘환유’이다. 이는 사전적으로는 ‘어떤 사물을, 그것의 속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다른 낱말을 빌려서 표현하는 수사법’이라는 정의로 풀이 되며, 다시 말해 한 단어가 갖는 속성과 인접한 관계를 갖는 다른 단어를 전치(轉致) 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천지윤_Bedroom #2, 2021_Acrylic on canvas_130x150cm

 

 

천지윤 作_Bedroom #6, 2021_Acrylic on canvas_160x120cm

 

 

천지윤 작가의 ‘Bedroom’ 연작 속 귀족 시대의 화려하게 장식된 침실이라는 내적 공간은 인격이 사유하는 공간이라는 보편적 사고에서 벗어나, 개, 청개구리 등의 동물과 박살 난 수박과 베개에 박힌 화살들 만이 부유하는 아이러니한 세계로 그린다. 작가는 인간이 지향하는 호화스러움, 권력, 지위 등의 가치를 침실이라는 공간으로, 현시대의 인간 계급의 벽과 이로 인한 그들의 심리적 무기력함과 취약함 등을 침실과는 어울리지 않는 낯선 오브제나 기타 생명체로 전치 한다. 이때 물리적 공간과 생명체 혹은 오브제들의 조합은 인간관계나 갈등을 의미하며, 나아가 이는 ‘삶’의 연약함을 환기시킨다.

 

 

오흥배 作_to see, to be seen, 2020_Oil on canvas_193.9x130.3cm

 

 

오흥배 作_impression, 2021_Acrylic on canvas_90.9x60.6cm

 

 

오흥배 작가의 작품 세계는 “일상적 대상의 다시 보기”라는 지점으로부터 시작된다. 그의 작품 속에서 일상적 대상이란 흔하고 작으며 언제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어 존재 자체를 인식하지 못하고 지나치거나 배경 정도로 여겨지는 것들인데, 작가는 이러한 일상적 대상을 죽은 식물과 종이학, 구체관절인형 및 손의 형상 등 삶이 끝난 물체, 또는 무생물로 구체화한다. 역설적이게도 죽은 정물들은 삶을 지칭하는 대체물로서 환유 되며, 이는 현재 이미지를 통해 과거의 표상, 살아있던 시절의 식물을 함께 떠올리게 한다. 이로 인해 정물은 더이상 정지된 물체가 아닌 운동성과 시간성을 갖는 생동하는 ‘삶’의 표상이 된다.

 

 

이재선 作_섬-비추오, 2021_비단에 채색_139x80cm

 

 

이재선 作_기다림, 2018_비단에 채색_90x68cm

 

 

이재선 작가는 작품 속 피사체를 결핍되거나 혹은 잉여상태의 존재로 그려낸다. 존재는 여러 모습으로 묘사 되며, 낮과 밤이라는 시간적 변화를 이용해 남성의 상반신을 대치시키거나 달을 매개로 남성과 여성이 공간을 바꿔 서고, 섬을 매개로 여성과 남성이 전치 된다. 즉, 인격체로 그려지는 모든 존재들은 이름을 얻지 못하고, 결핍 혹은 잉여로서 여러 이미지로 환유 되는 것이다. 작품 속에 그려진 공간, 매개체, 인격체들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익명 혹은 무명의 존재가 전치된 다른 이미지이며, 이들 간의 긴장과 물리적 거리 역시 존재를 둘러싼 삶의 환유인 것이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세상을 구성하는 인격체, 생물, 관계, 감정 등의 존재를 작품 속에 배치된 특정 공간이나 피사체 등의 다른 이미지로 전치 함으로써 예술의 환유적 사유를 드러내고 있다. 무의식마저 언어화 된 인간에게 미술작품 역시 다른 형태의 언어적 기호가 되며, 이러한 기호 즉 예술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인간들이 느낄 수 있는 시대성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이들의 작품 속에 흐르는 존재와 삶에 대한 작가의 시선은 시대를 공유하는 현재의 관람객들에게 감정적 공감과 철학적 이해를 불러 일으킨다. 이때 ‘환유’라는 단어는 예술과 만나 관람자의 감상이라는 과정을 거침으로써 그 정의의 스펙트럼을 확장 시키고,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된다.

나아가 이러한 예술의 환유적 사유는 천지윤, 오흥배, 이재선의 작품이 그저 단순한 회화가 아닌 개념과 철학이 가득 찬 또다른 형태의 현대미술로 재탄생하게 한다. 오페라 갤러리 서울은 관람객들에게 이번 <존재와 환유: 삶이라는 노마드>전이 현대미술적 개념과 감각을 지닌 세 명의 예술가들의 작품을 통해 더욱 크고 다양한 가능성들과 마주하며 한국의 떠오르는 미술의 현장을 발견하는 의미 있는 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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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20818-존재와 환유: 삶이라는 노마드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