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채동 展

 

 

들풀의 땅_121.2x113.6cm_2021

 

 

 

(인사아트센터 3층)

 

2022. 7. 20(수) ▶ 2022. 7. 26(화)

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길 41-1, 3층 | T.02-725-0040

 

https://blog.naver.com/gj-gallery

 

 

들풀의 땅_145.4x60.6cm_2013

 

 

경작(耕作)하기 - 정채동의 작품세계

 

정채동은 캔버스라는 밭을 가는 농부다. 농부가 밭을 갈고 곡식을 심고 기르는 것과 같이 캔버스에 물감을 칠하고 그리고 긁고 덧붙이는 작업을 한다. 아침에 작업실에 나와 저녁에 집에 돌아가기까지 종일 농부처럼 일을 한다. 그의 그림에는 경작지가 있다. 들판과 밭에 풀과 곡식이 자란다. 그린다는 행위를 통해 그림 밭이 경작되고 있다.

 

그린다는 행위는 캔버스라는 미지의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작가의 순수한 창작행위다. 작가는 오로지 자신의 의지만으로 공간을 일구어 나간다. 이 공간은 누구도 침입할 수 없는 작가의 고유한 영토이며 스스로 창조주가 되는 절대적 공간이다. 현대의 화가들에게 주어진 절대적 자유의 공간이며 행위라 할 수 있다. 정채동은 자신만의 절대적 공간에 경작지를 만들고 농토를 일구고 있는 것이다.

 

필자와 작가 정채동은 대학 동기다. 충남 공주에 있는 당시 학교명 공주사범대학 미술교육과를 같이 다녔다. 청춘과 중년의 굽이굽이를 거쳐 오는 동안 많은 장면과 사연을 공유하고 있다. 따라서 필자는 그의 그림을 가볍게 보지 못한다. 나는 그림에서 그의 살아온 인생을 읽는다. 그의 작품은 자신의 삶에 대한 태도나 인간적 정서가 녹아있는 매우 정직한 그림이기 때문이다.

 

정채동은 전남 순천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작가의 꿈을 키웠다. 나는 순천 출신의 향토색 짙은 <누리무리>라는 그룹을 알고 있다. 대부분 고향을 떠나 서울 등지의 타지에서 살고 있지만 순천 출신의 동질감으로 긴 세월을 함께 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들에게 고향은 작품세계의 밑거름이 되고 자양분이 되는 정신적 토양이었다.

 

 

들풀의 땅_40.9x31.8cm_2022

 

 

정채동의 작품에도 진한 향토적 정서가 드러난다. 남도의 황톳길을 연상시키는 향토적 색채와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비정형의 형상이 그렇다. 남도의 온전한 대지를 보는 듯하다. 그림에는 따뜻함과 부드러움과 아울러 정직함이 있다. 여기서 정직함이란 엄정하게 그어지고 다듬어지는 선과 면들의 질서를 말한다. 어느 쪽으로든 치우침이 없이 절대적 기준을 갖고 화면을 균등하게 다루고 있다. 작가의 곧은 성품을 알 수 있다.

 

계절로 보면 그의 그림은 초봄이다. 그의 그림은 여름의 무성함이 없다. 가을과 겨울이 지나고 새싹이 움트는 초봄의 조심스럽고 수줍은 대기의 기운이 그득하다. 봄은 생명이 움트고 만물이 새로운 부활을 시작하는 계절이다. 봄은 동토의 고통을 견디고 살아남은 희망의 싹이 피어나는 계절이다. 우리는 모두 모진 세월을 참고 견디며 살아온 인생들이다. 정채동은 인생의 고단함과 세파의 지난함 속에서도 희망을 노래하는 사람이다.

 

정채동의 그림은 평면적이다. 높고 낮음이 없고 어느 한 쪽 치우침이 없다. 시점이 균일하다. 마치 하늘에서 내려다 본 것 같은 평평한 시점이다. 물론 구조적으로 변화를 주기 위해 면을 분할하기도 한다. 그래도 결국은 균등한 구조적 균형을 유지한다. 끊임없이 붓을 움직여 균질한 화면을 만들며 평면적으로 균형을 유지한다. 작가는 그런 사람이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균형잡힌 사고를 유지하며 공정하게 애정을 주는 사람이다.

 

젊은 시절 내 하고자 하는 일 내 마음대로 못한 것이 누구나의 보편적 인생이다. 생활의 무게를 내려놓고 오로지 마음밭을 갈며 캔버스를 경작하는 작가 정채동의 그림들을 보며 친구로서 그리고 동시대의 동행인으로서 무한한 애정과 신뢰를 담아 더 좋은 앞날을 축복해 주고 싶은 마음이다.

 

2022.6.22

임재광(미술평론가, 공주대교수)

 

 

들풀의 땅_45.5x37.9cm_2022

 

 

들풀의 땅_72.7x60.6cm_2019

 

 

들풀의 땅_90.9x72.7cm_2022

 

 

들풀의 땅_130.3x97.0cm_2022

 

 

들풀의 땅_130.3x162.2cm_2021

 

 

 

 

 
 

정채동

 

공주사범대학 미술교육과 졸업, 홍익대 교육대학원 졸업

 

개인전 | 개인전 | 3회 | 92년인데코갤러리, 04년갤러리 라메르, 22년인사아트센터

 

아트페어 | 6회 | 08년 충남아트페어, 08~11년 남송국제아트페어, 19년 마니프 아트페어

 

그룹전 | 84년-21년 누리무리전 (순천,광주,서울 금호갤러리,예술의전당) | 85년-92년 파 타 전 (부천시 홍보관) | 86년 앙데팡당전 (국립현대미술관) | 86,97,13년 한국미술협회전 (국립현대미술관,예술의전당) | 87,91-93년 토 방 전 (우정미술관,관훈미술관,서경갤러리) | 91년 Mixed6전 (관훈 미술관) | 96년 한국현대미술의 탐색전 (KOH갤러리, New Jersey) | 99년 GROUP SEOUL전 (갤러리 아지오, 양평) | 03년 대한민국 미술대전 (국립현대미술관) | 05년-09 제4회 자유표현전 (이형아트센타,성남아트센터,조선일보미술관) | 08년 도도도전 (도화헌미술관) | 13년 Art Now 2014전 (갤러리 바이올렛) | 14년 광화문국제아트페스티벌 (세종문화회관미술관) | 16년 원숭이 소풍가다展 (한전아트센터) | 17년-22년 서초미협정기전 (한전아트센터갤러리,예술의전당) | 20년 2020 한성백제송파미술제 (지상전) | 20년 순천-희망의 빛 프로젝트전 (국회의원회관 2층 로비전시관) | 21년 서초미술협회축제, 인사동-소소한 외출 (마루아트센터) | 21년 '경계를 걷다' (조강훈아트스튜디오)

 

심사 | 충남미술대전, 순천미술대전, 한성백제미술대상전, 대한민국미술대전

 

현재 | 한국미술협회, 서초미술협회, 누리무리회

 

E-mail | cd1978@daum.net

 

 
 

* 전시메일에 등록된 모든 이미지와 글은 작가와 필자에게 저작권이 있습니다. *

vol.20220720-정채동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