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조각회 창작지원선정 수상작가전

 

조미영 展

 

어스 바디

Earth Body

 

 

 

 

2022. 5. 27(금) ▶ 2022. 6. 6(월)

11:00 AM-18:00 PM | 휴관없음

Opening 2022. 5. 27(금) pm 3

서울특별시 종로구 평창36길 20 | T.02-396-8744

 

 

Earth Body_2021_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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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을 여성의 신체 - Earth Body 라고 가정하여, 환경과 여성이 어떻게 여겨지고 소비되는 지에 대한 논의를 끄집어 낸다. 형태를 만들고 종이를 덧붙여 신체 조각을 만드는 행위를 통해 사회와 개인의 고질적인 권태를 이겨내고 내면의 ‘여신-성’을 발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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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경계, 그 배설의 시간

 

딩동, 벨이 울린다. 우리가 달려가 맞이하는 것은 꼭 갖고 싶어 했던 상품과 택배 잔해물이다. 우리는 매일 갖고 매일 버리는 이 반복되는 행위에서 때론 벗어나길 갈망한다. 그 일탈을 스스럼없이 예술로 강행하는 작가가 조미영이다. 작가는 집으로 찾아오는 택배 포장용 종이 상자와 스티로폼을 꼼꼼히 챙겨 파주의 끝자락에 자리한 작업실로 이송해 하나하나 쟁여 둔다. 그리고 일일이 분리해 결을 낸다. 손이 많이 가는 행위다.

 

작가는 여성의 신체를 손끝으로 일일이 붙여 만든다. 여성적인 삶의 경험치가 고스란히 투영된 결과물이다. 거대 와상의 배 위로는 생명수가 자라나고, 반나상의 입에서는 편견과 억압에 저항하는 소심한 배설물들이 분출된다. 잘린 머리의 귓속으로는 ‘안전제일’이라는 위험신호가 송수신된다. 생명을 자라게 하는 탄생의 힘과 여성에게 가해진 남루한 편견, 이 양가적 헤게모니 사이에서 작가는 부단히도 씨름을 해왔고, 그 결과가 작업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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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변학(scatology, 혹은 배설학)이란 용어는 말 그대로 배설물의 상태를 육안으로 분석하고 건강상태를 진단하는 병리학 용어다. 그런데 오늘날 현대미술은 이 배설학과 친숙하다. 조미영 작가도 이 배설적 행위에 바짝 다가가 있다. 작가는 쓰레기로 배출된 종이 상자와 스티로폼을 통해 자신의 몸을 재구축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응집된 재활용 신체는 다시 구토를 통해 쓰레기 오물을 배설한다. 배설의 순환이 연거푸 일어난다. 버려진 잉여 쓰레기가 작품의 재료가 되고, 그 재료로 구현된 신체가 다시 내면의 심리적 오물을 배출하는 일련의 과정은 삶의 순환체계와 맞닿아 있다. 변비에 시달려본 사람들에게 배설의 힘은 생명의 힘과 마찬가지인 것처럼 말이다. 우리에게 배설은 지저분해 은폐하고 싶은 저급한 것이지만 살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원초적 행위다. 그래서 우리는 작가의 원초적 배설 행위에 동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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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들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누런 상자의 표피들에 찍혀있던 ‘개봉하십시오’나 ‘100%’ 같은 글귀들이 고스란히 등장한다. 상자의 표피들이 작품의 외피로 변모했고, 그 외피는 사물이자 신체를 규정하는 이중성을 띠게 된다. 이것은 상자 오브제일까 피부일까? 작가는 신체 퍼모먼스 또한 지속하는데, 그때 작가는 자신의 피부와 피부를 둘러싼 공간 사이의 경계가 와해되는 찰나의 감각을 느낀다고 말한다. 사람과 오브제 사이, 상품과 쓰레기 사이, 축적과 구토 사이, 나와 너 사이, 인간과 자연 사이 등등. 우리는 숱한 “사이 경계”에 사로잡혀 산다. 이제 조미영 작가의 <어스 바디 Earth Body>전시에서 이 사이 경계를 배설하고 속이 후련해지는 시간을 음미할 차례다.

 

2022. 5. 13.

미술비평가 反我 김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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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의 건축_퍼포먼스 110

 

 

 

 

 
 

조미영 | Cho Mi Young

 

조각, 설치미술, 퍼포먼스를 하는 시각예술가. ‘우리는 어느새 그녀를 다 써버렸다’, 프로젝트 스페이스 영등포(2021), ‘몸의 건축/삼일천하’ 공간일리(2020), ‘감행된 풍경’ 갤러리 조선(2014), ‘섬-심리적 공간’ 송파 구립 예송 미술관(2013) 등 5회의 개인전을 했고, ‘종이조형전’, 뮤지엄산(2017), ‘홈그라운드’ 청주 시립미술관(2016), ‘아파트 인생-아파트 프로젝트’, 서울 역사박물관, (2014),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몸과 물질의 상호작용으로 생산되는 조각에 매료되어 있으며, 예술을 통해 나의 삶의 다양한 측면들의 균형을 맞추고자 한다.

 

E-mail | grimter7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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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20527-조미영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