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수 展

 

천의미소_65x45cm_Mixed Media_2022

 

 

갤러리 스틸

 

2022. 4. 25(월) ▶ 2022. 5. 1(일)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조구나리 1길 39 | T.031-437-9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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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의미소_65x45cm_Mixed Media_2022

 

 

이동수의 반복원리 : 노동성과 회화성의 변주곡

 

글: 김승호 (동아대교수, 철학박사)

 

현대회화에서 이미지가 어디까지 표현될 수 있을까. 화면과 화면 속의 이미지들이 전달하는 메세지가 어디까지 수용되고 독해 될 수 있을까. 이동수의 최근작이 선사한 질문들이다. 표현범위와 독해범주, 이동수의 회화에서는 떼래야 뗄 수 없다. 현대미술에서의 표현에 대한 미학적 담론이 사실주의적 충동과 추상적 충동으로 분리되어 전개되었지만, 동시대의 생산자와 수용자/ 자아와 타자 사이의 매개가 미美를 나누고 베푸는 것으로 전환(turn)되었다. 팝아트를 기점으로 양식으로서의 사실적 표현이나 추상적 표현의 충동이 해체되면서 이미지의 제작방법과 반복원리가 과제로 남는다. 이제부터 과거가 현재로 이어 달리는 것이 아니라 현재가 미래를 당겨쓰고, 자본주의의 비가시성이 회화적 표현의 근원이 아니라 前과 後를 자유롭게 유영할 수 있다는 회화성과 그 주장도 부상한다. 그렇다면, 화면 속 이미지가 추상적이자 동시에 형상적이라면, 그 이미지의 독해는 둘 중 어느 하나에 우선권을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공존과 존립에 대한 미학적 평가도 필요할 것이다. 이동수의 회화작업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보자. 최근의 작품들이 시각적 궁금증을 선사한다. 근작을 분석하는 재미가 적지 않다.

 

 

천의미소_45.5x38cm_Mixed Media_2022

 

 

중견작가 이동수는 반복의 원리를 제한된 사각의 화면/평면에 구현한다. 이동수 작가의 최근 작품도 이전과 마찬가지로 시리즈이지만 구성원리가 달라졌다. 시리즈인 <천의 미소>(2019-2020)가 대표적이다. 사각이라는 제한된 틀 안에 수많은 얼굴의 형상들이 상하좌우로 그려져 있다. 화면 속 인물의 형상을 표현하는 붓질과 색채는 시리즈의 다양성을 담보한다. 색채와 붓이 회화의 도구이자 반복원리를 가늠하는 기준이 되었다. 기하학적 요소가 상하좌우로 나란히 배열되었다. 그렇게 구분된 사각형의 틀 안에 얼굴의 형상들이 붓으로 채색되어 빈틈없이 빼곡하게 채워졌다. 화면은 기하학적 배치와 형상의 이미지들로 인해 요철(오목과 볼록)로 보인다. 단색조로 시각화된 얼굴의 형상들은 차가운 배치의 원리에도 불구하고 각기 다르다. 눈, 코, 잎, 이마, 머리 등 표정은 세심한 관찰을 요구한다. 사각이라는 회화의 본질이 한 화면에 다시금 상하좌우로 균일하게 구획된 사각형, 그 안에 얼굴의 이미지들이 독립적으로 자리했다. 전체적으로 마치 수제도장 같아 보인다. 더더욱 글자의 이미지가 인물의 형태와 손을 잡았을 뿐만 아니라 판화와 회화적 특성도 배합된 시리즈다. 작품 제목이 지시하듯이 천의 얼굴들, 그 미소가 작품제목을 지시한다.

 

이동수는 한 치의 오차 없이 추상적으로 화면을 구성했고, 그 구성원리에 천의 미소를 단색으로 첨가했다. 사각이자 평면이라는 회화의 본질, 그 본질이 다시금 상하좌우의 구성원리로 인해 사각 속의 사각형이 생산되었다. 사각형의 반복원리에 웃는 형상의 이미지가 반복되었다. 천의 미소가 관객과 가까워지는 방법이겠지만, 그 이미지의 반복은 사각형의 반복원리와 함께 대두된다. 상하좌우로 배열된 얼굴의 이미지들과 사각의 형태들은 한편으로는 관객에게 멀어짐과 가까이 다가옴을 요구해 수동에서 능동으로 관람의 태도가 전환되지만. 글자이미지 혹은 이미지글자는 매력적이다. <천의 미소-불국사의 석굴암>과 <천의 미소-금동반가사유상> 그리고 <천의 미소-서산마애삼존불>도 다르지 않다. 백제시대/ 신라시대/ 통일신라시대의 입체적 조각 작품이 단색화면의 중앙에 자리했을 뿐이다. 한 화면에 동일한 크기의 형상/천의 미소가 마찬가지로 상하좌우로 구획된 사각형의 평면 안에 상하좌우 반복적으로 그려져 있다. 시리즈로 천의 미소가 회화의 모티브로서 부상하고 과거의 조각 작품들이 단색으로 재현되어 보편적 이미지 차용의 범위를 넘어선다. 백제의 미소와 신라 천년의 미소가 상호 무관하듯이, 이동수는 보는 즐거움을 이미지의 형상성에 기대면서도 사각형이 반복성과 화면의 사각형을 강조한다. 구도가 아닌 화폭의 구성원리, 여기에 수직과 수평이 만나 생성된 화면 속 사각형의 반복원리, 상하의 배열과 좌우의 배열이 일정한 반복원리가 회화작품을 평가하는 기준이 되었다. 각기 다른 얼굴의 형태에도 불구하고 이미지의 반복원리는 변치 않는다.

 

 

천의미소_65x45cm_Mixed Media_2022

 

 

이동수는 반복의 원리를 화면 구성원리로 다듬으면서 얼굴의 이미지를 개별화 하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해서 개성화 하지도 않았다. 단지, 관객인 우리에게 상하좌우로 구획된 사각형 안에 자리한 이미지들을 하나씩 하나씩 읽어가는 즐거움만 제시할 뿐이다. 붓의 흔적이 단색으로 그리고 이미지로 가시화 되었고, 구획된 사각형의 자그마한 크기에 감탄할 뿐이다. 작은 크기에 그려진 천의 미소는 집요한 노동을 요구하기 마련이다. 이미지의 생산이 생산자에게 자유로움을 선사한다는 근원마저 제약한 회화적 노동성이다. 기하학적 화면의 구성원리에 반복된 사각형의 시각적 논리는 이렇듯 회화=노동을 하나로 묶는다. 천의 미소는 우리에게 화면 속 이미지를 보는 것이 아니라 회화의 근원은 수공이고 붓과 색채는 수공적 노동성을 가시화하는 도구라는 근원적 물음이다. 이미지가 지배하는 시뮬라크르(simulacre)시대, 이 시대에 반복의 개별성과 반복의 확장성이 탐색되었고, 회화적 이미지에 판화적 방법이 통섭되었고, 구성원리와 이미지의 반복원리가 회화적 전략으로 우뚝 섰다. 단색을 고집한 이유와 더불어 상하좌우의 구성과 반복원리, 이미지의 반복원리는 역사성과 시대성과의 연계성 그리고 형상성과 추상성의 공존마저 관통한 이동수의 시리즈는 회화성과 노동성이 빚어낸 결과가 아닐까.

 

현대작가 이동수는 회화에 관한 독해의 범주를 넓혔다. 회화의 반복원리에 21세기 이미지 시대에서의 문화유산이 첨가되었다. 국제화 시대에서의 전통과 미의식, 현대미술에서의 추상과 형상적 표현 충동, 자본주의 시대의 생산성과 문화적 이미지, 그것들이 작동하는 미적 탐구마저 포함된다. 독해의 범주가 관조자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그러나 앤디 워흘의 이미지의 반복원리가 자본주의의 생산과 소비의 시스템을 해석하는 방법이듯이, 이제는 상하좌우의 구성원리가 이미지의 반복원리로 독해된다. 추상과 형상적 표현의 충동이 붓으로 가시화되듯이, 붓은 다시금 색으로 현시되듯이, 단색의 시리즈는 붓과 색채로 노동력을 시각화한다. 기하학적 추상성과 이미지의 형상성의 공존은 양식적 대립에서 회화=노동으로 전환된다.

이동수의 <천의 미소>, 이 시리즈는 노동의 반복이 화면의 구성과 이미지의 반복원리와 다르지 않다는 미적 전략을 담보한다. 단색화면은 미래를 당겨쓴 작가의 노정에 의미의 층을 두텁게 하다.

 

 

천의미소_65x45cm_Mixed Media_2022

 

 

시루_60x50cm_Mixed Media on paper_2022

 

 

 

철화백자_50x60cm_Mixed Media on paper_2022

 

 

 

 

 
 

이동수 | 李東秀 | DONG SU-LEE

 

홍익대 대학원 회화전공 미술학박사

 

논문 | 기성매체에 의한 상징성 표현연구 | 현대회화에서 형태의 반복에 의한 Identity 형성연구 | 현대미술에서 회화적 이미지의 개념화와 정체성에 관한연구 | 현대미술에서의 반복원리에 대한 고찰

 

개인전 | 2022 개인전 (갤러리 스틸/안산) | 2021 개인전 (갤러리일미/안산) | 2021 개인전 (갤러리 스틸/안산) | 2020 개인전 (단원미술관/안산) | 2018 개인전 (누구나갤러리/수원) (경계에 핀꽃갤러리/안산) | 2017 개인전 (단원미술관/안산) | 2016 개인전 (단원미술관/안산) | 2014 개인전 (단원미술관/안산) | 2013 초대 개인전 (진천군립 생거판화미술관/진천) | 2013 부스개인전 (예술의 전당/서울) | 2013 초대 개인전 (토포하우스/서울) | 2012 개인전 (삼현갤러리/서울) | 2011 초대 개인전 (토포하우스/서울) | 2011 부스개인전 (스위스/바젤) | 2011 부스개인전 (SETEC/서울) | 2011 개인전 (이공갤러리/대전) | 2010 초대 개인전 (갤러리 마음/경희대학병원) | 2010 초대개인전 (토포하우스/서울) | 2010 개인전 (유나이티드갤러리/서울) | 2010 초대개인전 (경향갤러리/서울) | 2009 초대개인전 (메이준갤러리/서울)(갤러리믿음/안산) | 2009 기획초대 개인전 (갤러리영/서울) | 2008 개인전 (갤러리믿음/안산) | 2007 초대개인전 (단성갤러리/서울) | 2007 부스개인전 (북경/중국) | 2007 개인전 (알서림갤러리/서울) | 2007 부스개인전 (키타큐슈/일본) | 2005 개인전 (토포하우스/서울) | 2005 부스개인전 (예술의전당/서울) | 2003 개인전 (삼정아트스페이스/서울) | 2002 부스개인전 (단원미술관/안산) | 2002 개인전 (삼정아트스페이스/서울) | 2001 개인전 (한서갤러리/서울) | 2000 개인전 (지흥아트홀/서울) | 1999 개인전 (단성갤러리/서울) | 1998 개인전 (단성갤러리/서울) | 1996 개인전 (단성갤러리/서울)

 

단체전 | 2019안산국제아트쇼 (한국호텔관광전문학교/안산) | 한국 국제미술협회전 (그리스/아테네시립미술관) | 자연의 요소전 (단원전시관/안산) | 한국현대미술의 오늘전 (일본/동경) | 국제임펙트전 (일본/교토) | 국제작가회전 (캐나다/벤쿠버) | 2002사랑의 작품전 “아시아복지재단기획” (대구시민회관/대구) | 제네바 국제아트페어 특별전 (제네바/스위스) 외 200 여회

 

) 2019안산국제아트쇼 운영위원장 | 환경 미술대전 운영위원 | 소사벌 미술대전 운영위원 | 관악미술 대전 운영 및 심사 | 나혜석미술대전 운영위원 | 충남도전 심사 | 단원미술제 운영 및 심사 | 충남대, 한서대, 신라대, 전북대, 동서대, 서울문화예술대 강사역임

 

현재 | 한국미협 | 창원대출강

 

E-mail | 665ld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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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20425-이동수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