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혜 展

 

 

 

갤러리 이즈

 

2022. 3. 30(수) ▶ 2022. 4. 5(화)

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길 52-1 | T.02-736-6669

 

www.galleryis.com

 

 

 

 

모든 존재는 인식하던 인식하지 않던 주변과 연결되어 관계를 형성하며 살게 된다. 자아라는 하나의 역동하는 세계는 우연과 필연을 거쳐 서로 연결되고 확장되어가며 또 하나의 거대 세계를 이룬다. 본인은 성인이 된 이후, 익숙한 환경과 기존의 관계를 떠나 전혀 새로운 사람들과 낯선 문화에 적응하면서 관계를 맺어간 경험으로부터 기인한, 존재에 대한 고찰과 관계 생성에 대한 의미를 작품에 담고자 하였다. 태어나고 자란 익숙한 환경과 관계를 떠나 연결점 하나 없는 낯선 곳에서 ‘나’라는 다양체의 삶은 의도함과 의도하지 않음을 거쳐 결국 주변과 연결되고 결합되어 또 다른 커다란 다양체를 이루었다. 그런 오랜 생활로 익숙해진 다양체를 떠나 또 다시 나의 자리라고 생각하고 돌아 온 곳은 또 다른 낯선 곳이었고, 나는 또 다시 우연과 필연 속에 아장스망을 이루며 살고 있다.

철학자 질 들뢰즈(Gilles Deleuze, 프랑스)는 아장스망 (Agencement)을 다양체(Multiplicity)라는 단어와 같은 의미로 사용하기도 하였는데, 두 가지 또는 그 이상의 것들이 연동하여 관계를 맺고 재배치, 재결합되어 상호 역동적으로 변화시키는 결연 관계로 정의 하였다. 즉 세상 속 모든 개체는 본질의 차이를 극복하고 서로의 관계를 공명, 상생, 소통함을 의미한다.

 

 

 

 

삶의 변화 가운데 관계 생성의 경험들을 거쳐 오며, 새로운 것에 익숙해질수록 더욱 기원과 정체성에 더욱 주목하게 될 수밖에 없었고, 어릴 적 삶의 환경 가운데 익숙했던 한지의 따뜻함에 이끌리어 작업의 소재로 사용하게 되었다. 한지를 말아서 만든 오브제들로 화면이 구성되는데 오브제들 하나하나가 모여 또 하나의 거대한 다양체를 이루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오브제를 이루는 재료인 한지는 얇고 부드럽지만 질기고 견고한 성질을 지니고 있으며, 공기나 수분을 잘 받아들이기도 하고 내보내기도 하며 서로 통하고 연결되게 하는 융합에 적합한 물질이다. 한지의 이런 점은 스스로 변화하고 주변과 연결되고 연동되는 다양체의 의미와 연결된다. 또한 원기둥 형태의 한지 오브제는 스스로 변화할 수 있는 다양체이자 주변과 계속 연결되어지고 확장되어져 새로운 거대 다양체를 만들어간다는 의미를 함유하고 있다.

본인은 시간이 흘러도 계속해서 이렇게 반복되는 작업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나 분명 지금과는 다를 것이라 확신한다. 반복 속에는 분명 다름과 차이가 존재하고 그 것은 새로운 다양체를 생성하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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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20330-이지혜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