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애 초대展

 

Fine Dust III

 

 

 

충무로갤러리

 

2022. 3. 3(목) ▶ 2022. 3. 23(수)

서울특별시 중구 퇴계로 27길 28, 한영빌딩 B1 | T.02-2261-5055

 

www.chungmurogallery.com

 

 

잠실_80x140cm_pigment print_2018

 

 

2016년 1월부터 미세먼지에 대한 심각성을 느끼고 이를 사진으로 시각화하는 작업을 해온 지 햇수로 6년이 되었다. 처음에 이 미세먼지로 시대에 환경, 산업, 문명 생활 등에 관한 이야기를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뿌연 미세먼지를 추적하면서 이것들을 어떻게 시각화하면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지 고민이 많았다. 그런데 막상 2020년 < Fine Dust I >와 2021년 < Fine Dust II : 14월 > 시리즈 작품들을 세상에 선보이자 과분하게도 언론의 각광과 대중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게 되었다. 이는 탄소 배출, 지구온난화와 같은 전 지구적인 환경 문제 대한 시대적 공감이 이루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번 3월에 열리는 충무로 갤러리 < Fine Dust 2022 > 초대전은 이미 선보인 두 시리즈에 새 작품을 더해서 그 동안 몰두해온 미세먼지 작업의 총정리라고 할 수 있다.

< Fine Dust I > 시리즈는 미세먼지의 실체를 보여주기 위해 미세먼지가 심한 날과 맑은 날을 대조해서 보여주는 이중프레임 구성의 작품들이다. 이런 방식이 다큐 사진적 문법에서는 벗어난 듯 보이지만 나의 의도를 드러내기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선택된 장소들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명승지나 랜드마크가 있는 곳들이다. 이런 곳이 미세먼지로 점령당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리고 오염 이전의 맑은 풍경이 우리가 지향할 곳임을 명백히 하고 싶었다.

< Fine Dust II : 14월 > 시리즈는 2019년~ 2020년 8월까지 1년 간 매일 같은 장소에서 사진을 찍어 1년의 미세먼지의 변화를 보여주는 작품들이다. 각 작품은 하루를 한 개의 사각 유닛으로 오려내어 달력형식으로 합성한 결과로 탄생했다. 그래서 12개월의 12개의 작품과 특별히 2편의 작품 < Fine Dust II-0월 >과 < Fine Dust II-13월 >를 더 만들었다. 작품 < Fine Dust II-0월 >은 1년 간 찍은 사진 중에 대기가 맑고 깨끗한 날만 고른 반면, < Fine Dust II-13월 >은 1년 중에 흐리고 먼지로 더러운 날만을 골라서 만든 작품이다. 전자는 산업화 이전의 우리의 과거이자 미래가 되었으면 하는 유토피아의 세계이고 후자는 우리의 현실이자 디스토피아의 세계를 구현한 것이다, 산업 활동의 가속화로 인해 결국 미세먼지의 공격을 피하지 못한 미래의 암울한 디스토피아의 세계를 그린 것이다.

 

 

광화문_80x140cm_pigment print_2028

 

 

이번 전시에서는 특별히 합성이나 조합의 과정을 거치지 않은 작품을 더하였다. 미세먼지를 채집하러 다니면서 카메라의 기계적 조작에 의해 광학적 무의식으로 찍힌 이 사진들을 통해 시대를 기록하는 사진의 강력한 힘을 이야기하고 싶다.

< Fine Dust > 시리즈는 사진의 본령인 기록과 표현의 경계를 오가며 주제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 환경문제의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플라스틱이나 폐타이어 등 버려지는 물건들을 가지고 작업한 많은 정크아트 작품들이 있다. 이 시리즈 역시 산업 쓰레기의 가장 작은 알갱이인 미세먼지를 대상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정크아트의 영역에 속한다고 생각한다. 사진이라는 매개를 이용해서 이 작은 분자들을 이미지화 하여 액자 속에 가두었다. 그리고 그것들을 통해 인간문명의 현주소를 말하고 '더이상 안돼!'라는 강한 부정의 목소리를 보태고자 한다.

 

 

Finedust 서해대교_80x140cm_pigment print_2018

 

 

13월_120x160cm_pigment print_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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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20303-한기애 초대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