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보경 展

 

 

 

갤러리 이즈

 

2022. 1. 12(수) ▶ 2022. 1. 18(화)

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길 52-1 | T.02-736-66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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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캐릭터를 통한 반(反)외모지향주의 표현

국내에서도 사회 전반적으로 인구의 고령화, 남녀 공동참여 사회가 형성되고 있으며 먹거리 문화가 관심사가 되고 있다. 그리고 주5일제 근무제가 정착되었고 예술을 통한 문화생활과 스포츠, 레저 문화를 즐기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정보화 체계와 함께 여성들이 집안의 일에서 벗어나 사회활동에 참여하는 등 생활의식이 달라져가고 있는데 소비적 일상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 보다 높아져 있는 시기이다. 나아가 근래 들어서는 사물인터넷과 무인자동차, AI, 가정용 로봇, ... 등의 활용이 시작되고 있다.

소비적 일상이 정착되어 가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외모주의가 심화되어가고 있다. 많은 젊은이들이 어릴 적부터 외모에 관심을 가지면서 성형을 하고 머리스타일, 옷차림, ... 등에 관심을 가진다. 이에 맞추어 TV나 광고 매체들에서는 화려한 외모의 배우와 아이돌 그룹 등을 내세우며 상업적 외모지향의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그리고 외모지향의 소비 형태는 광고·미디어 매체를 통해 점차 확대되었고, 최근에는 그 방향성이 상업화 되었을 뿐 아니라 사회전반으로 퍼져 심한 경우에는 계급화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와 같이 외모를 중요시 하는 시기에는 외모가 가치판단의 기준이 되고 있으며 외모가 상품화되기도 한다.

이와 같은 외모를 중요시 하는 시대를 반영하듯 직접적으로 외모를 화려하게 장식하는 내용의 작품들이 나타나는가 하면 외모지향주의에 대한 반대의 작품을 표현하는 작가들도 있다. 최보경은 자신의 모습을 바탕으로 하는 캐릭터를 만들어 외모지향주의에 대한 반대의 의견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작가이다. 말하자면 외모지향주의를 직접적으로 표현하기 보다는 은유적이면서 비판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작가이다.

 

 

 

 

최보경은 자신을 닮은 캐릭터를 만들어 내었다. 이 캐릭터는 다른 캐릭터들에 비해 눈에 띄게 드러나지는 않는다. 이는 캐릭터의 외적 형상이 예쁘게 생기지 않아 사람들이 눈길을 주지 않는 요소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이모저모 캐릭터를 살펴보면 곧 익숙해진다. 둥글고 넓은 얼굴에 발그레한 볼, 작기만 동그란 콧등, 올라간 입 꼬리 등에서 보여 지는 밝은 인상으로 인하여 편안하고 익숙한 인상으로 인식하게 된다. 하지만 오늘날 소비사회가 만들어 내는 여성의 외모 지향은 대체로 달걀형의 작은 얼굴에 큰 눈과 오똑한 코, 도톰한 입술, 주름이 없고 흉터 없는 깨끗한 피부로 된 여성의 형상이다. 이는 미디어 매체의 광고 등에 노출되는 여성들의 이미지이기도 하다. 이와 같은 소비사회에서 추구하는 외모지향의 형상과는 다르게 최보경의 캐릭터에서는 광대뼈가 도드라진 보편적인 동양적 얼굴형으로 작은 눈과 낮은 코, 얇은 입술 여드름 흉터가 남은 피부, 동그란 커다란 안경 등으로 표현되어 있는 것이다.

최보경은 자신을 닮은 캐릭터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나는 청소년기에 자신의 외모에 대해 불만이 가득했다. 또래에 비해 비교적 통통한 체형이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크고 짙은 눈을 동경했고 달걀형의 작은 얼굴을 부러워하였다..... 이와 같은 통통한 체형의 외모는 콤플렉스는 우연한 기회에 작품으로 해소되었다. 통통한 체형이 갖는 나의 콤플렉스들을 실제보다 더 강조하고, 외향적 특징을 단순화시켜 캐릭터의 표현 방법으로 나타냈는데 주변의 반응은 오히려 긍정적 이었다. 스스로의 단점이었던 콤플렉스가 긍정의 방향으로 변화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이 당시 만들어진 캐릭터가 지금의 캐릭터 ‘똥글’의 토대가 되었다.” 여기서 최보경이 자신의 작품세계에서 나타내고자 하는 주제인 반(反)외모지향주의와 함께 그의 캐릭터인 ‘똥글’의 탄생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똥글은 일상을 배경으로 하여 다양한 모습으로 표현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000년대 들어 한국미술에서도 작가의 고유한 캐릭터를 통하여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작품세계를 표현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캐릭터의 단순성과 은유성, 상징성으로 대중들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한 표현들이다. 최보경은 영화나 만화에서 나타나는 기존의 캐릭터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모습을 기반으로 하는 자신을 닮은 캐릭터를 개발하였다. 최보경은 자신이 만든 캐릭터가 외모주의를 비판하고 반(反)외모지향주의를 나타내는 표현이라고 했지만 오히려 캐릭터 자체가 주변의 익숙한 얼굴들을 나타내고 있어 친근감은 주기도 한다. 사실 앞서 밝힌 최보경의 작가노트에 의하면 ‘똥글’은 반(反)외모지향주의라는 현실 비판에서 출발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에 와서 그의 작품은 현실비판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현실을 일상으로 변화시켜 긍정적 표현으로 둥글게 웃음 짓는 표정이 나타나고 있으며 일상에 충실하는 모습으로 전개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것이다. 그리고 ‘똥글’ 캐릭터에만 의존하여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 일상들을 어울리게 단순화시키고 조화시켜가며 작품세계를 확장시키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오 세 권 대진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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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20112-최보경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