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지선 展

 

돌아-보다

 

돌아-보다_162.2x130.3cm_Acrylic on canvas_2021

 

 

 

2021. 12. 24(금) ▶ 2021. 12. 31(금)

서울특별시 송파구 올림픽로 43길 88 | T.02-3010-3056

 

* 코로나로 인하여 등록하는 절차가 필요합니다.

오시는 날과 이름, 전화번호를 하루 전까지 문자로 보내주시면

핸드폰에 서울아산병원에서 보낸 문자메시지 확인해서 큐알코드 찍고 들어오시면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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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프닝은 없습니다. 화환은 정중히 사양합니다.

 

www.amc.seoul.kr

 

 

돌아-보다_162.2x130.3cm_Acrylic on canvas_2021

 

 

성찰과 회복 :

따뜻한 정과 생명의 우주로 떠나는 사색 여정

 

임학순 (문화정책평론가,가톨릭대학교 미디어기술콘텐츠학과 교수

공연예술문화학과 학과장 Yim Haksoon)

               

 

조그만 작은 길.

색과 빛으로 빚은 산 사이로 작은 길이 있다. 산은 사색에 잠긴 듯 조용하고 평화롭다. 작은 길을 따라 산과 함께 사색의 여정을 떠난다. 작은 길엔 속도도 필요 없고, 무거운 짐도 필요 없다. 차도 없고, 사람도 없다. 비워야 걸을 수 있는 조그만 작은 길이다. 작가는 작은 길을 통해 현실 세계와는 또 다른 세계가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작은 길은 다양한 세계를 이어주고, 열어주는 문이다. 작은 길은 작가의 작품들에서 자주 등장하는 민들레 홀씨의 여정을 담고 있다. 작가는 민들레 홀씨가 되어 총체성으로 연결된 색채 평원의 근원을 찾아 길을 나섰다. 민들레 홀씨의 길을 따라가다 보면, 생명, 총체성, 공동체, 자유, 평화, 마음의 세상을 만나게 된다. 민들레 홀씨의 길은 생명을 나르는 고귀한 길이다. 그래서 이번 작품에 표현된 조그만 작은 길은 민들레 홀씨의 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에 전시된 작품에서도 작가의 이러한 생명 사상이 깊게 스며있다.

 

 

돌아-보다_116.8x72.7cm_Acrylic on canvas_2021

 

 

산은 언제나 곁에 있다. 산은 먼 곳에 있지 않다.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에서 쉽게 다다를 수 있는 곳이다. 작품 속 산은 험악하지도 않고, 번개와 천둥도 없다. 바람도 없고, 새도 없고, 사람마저도 없다. 작품 속 산은 우리가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친숙한 뒷동산 이미지로 그려져 있다. 그래서 산으로 가는 여정에는 영웅의 모험과 투쟁과 승리가 필요 없다. 언제든 갈 수 있는 곳이다. 새로운 곳도 아니다. 언젠가 삶의 어느 시간과 공간에서 경험했을 친숙한 곳이다. 그러나 우리는 산의 존재를 의식하지 못하고 살아간다. 우리가 잊고 사는 세상이다. 우리의 근원이면서도 찾지 않는 곳이다. 알아도 선뜻 작은 길로 나서지 못한다. 현실 세계에 갇혀 있어, 몸과 마음과 생각이 마비되었기 때문이다. 작가는 우리에게 존재와 근원의 성찰적 사유가 필요하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돌아-보다_116.8x80.3cm_Acrylic on canvas_2021

 

 

산은 변화한다. 형체가 고정되어 있지 않다. 삶에 대한 작가의 기억과 인상이 캔버스에 파스텔톤으로 역동적으로 펼쳐진다. 겹겹이 쌓인 물감 한방울, 한방울은 우주의 나이테로 켜켜이 쌓여 있다. 색의 원자들은 통합, 해체, 재구성 과정을 통해 다양한 형태로 변화한다. 작가는 오랫동안 주사기를 사용하여 주사기 바늘에서 흘러나오는 물감을 겹겹이 올리는 방법으로 마치 점묘파의 화가들이 색채의 분할 기법을 사용하여 그림을 그리듯이 그렸다. 주사기 바늘에서 흘러나오는 물감은 한땀 한땀 수를 놓은 듯한 방법과 가느다란 실선을 붓에서 그을 수 없는 선들을 그릴 수 있는 도구이기도 하다. 이번에 선보이는 작품은 주사기에서 나오는 물감과 20세기 추상화 화가들이 주로 사용한 드리핑 기법을 혼합하여 작가만의 독특한 형식으로 작품을 제작하였다. 이런 방법으로 그림을 이유는 파레트에서 물감을 섞어 칠하는 방법이 아닌 화면에 색과 색을 옆에 두고 각각의 색을 살려 화려한 화면을 구성하기 위해서이다. 이러한 드리핑기법으로 한 방울씩 떨어지는 색채로 원하는 컬러가 나올 때까지 여러 번에 거처 드리핑을 하고 그 위에 주사기에 물감을 주입하여 주사기 바늘에서 미세하게 흘러나오는 컬러의 조합으로 작품을 제작하였다.

 

 

돌아-보다_90.9x60.6cm_Acrylic on canvas_2021

 

 

색의 세계를 구성하는 원자들은 객체가 아니라 주체이다. 원자들은 자유로운 상상과 의지를 따라 다양한 세상을 창조하고, 변화시킨다. 주체들은 우주의 질서 속에서 서로 연결되고, 공생의 가치를 추구한다. 그래서 류지선의 작품을 마주하면, 고요함과 역동성, 다양성과 연결, 구체성과 추상성이 공존한다. 경계가 없고, 몽환적이고 신비하다. 산은 밤하늘을 아름답게 빛내는 오로라가 되고, 빛과 색채의 동산이 된다. 산은 우주의 기억을 새긴 돌이 되기도 한다. 산은 녹색 우주가 되기도 한다. 인류가 닿지 않는 우주의 질감이 느껴진다. 산은 기억이 되기도 하고, 희망이 되기도 한다. 산은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공존하는 경계 없는 우주이다. 작가는 산의 원자를 찾아 이를 자유롭게 변화시켰다. 원자의 자유 의지는 따뜻한 정과 생명력을 만나 우주의 질서를 회복한다. 원자에서 솟아나는 따뜻한 생명의 에너지가 작은 길, 산, 빛, 색깔, 우주에 흐른다.

 

 

돌아-보다_116.8x91.0cm_Acrylic on canvas_2021

 

 

작가 류지선의 그림에는 보이는 것의 심층 구조에 흐르는 근원적인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해답을 탐색하는 과정이 담겨있다. 작가는 “돌아- 보다” 라는 제목으로 변화하는 현대 사회에 성찰과 회복의 질문을 던져 왔다. 바쁜 일상, 눈을 뜨면 변해있는 과학 문명, 지하철에서 쏟아져 나오는 인파, 밤새도록 빛을 밝히는 빌딩 숲들은 작가의 가슴을 답답하게 했을 것이다. 파편화된 도시의 욕망을 따라가다 보면, 내가 존재하고 있는 일상의 우주를 잊고, 허상을 쫓는다. 잘 사는 곳과 그렇지 못한 곳이 구분되고, 도시와 인간,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이 구분된다. 단절과 불연속의 경계 속에서 파편에 집착한다. 일상이 갖고 있는 위대한 의미를 잊고 산다.

 

작가는 일상에 파묻혀 생명의 근원을 잊고 살아가고 있는 오늘날의 우리들에게 생명의 소중함을 말한다. 따뜻한 정, 공동체, 해맑은 미소, 나눔과 연결, 평화, 고요함, 자연, 생명력을 말하고 있다. 작가는 땅 밑에서 솟아오르는 죽순의 생명력에서 선을 발견하고, 그 선에 민들레 홀씨를 날려 우주의 기억과 원형을 탐구해 왔다. 산은 생명의 씨앗이 싹 트고, 자라는 생명의 공간이다. 작가는 산으로 이어지는 작은 길을 통해서 우리를 생명력 가득 한 원시적, 그래서 더욱 미래적인 우주의 세계로 초대한다.

 

오늘, 조그만 작은 길을 따라 산의 사색 여정을 시작한다.

 

 

돌아-보다_72.7x60.6cm_Acrylic on canvas_2021

 

 

돌아-보다_53.0x40.9cm_Acrylic on canvas_2021

 

 

 

 

 
 

류지선 | Ryu, ji-sun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회화학과 졸업 | 중앙대학교 일반대학원 회화학과 서양화전공 졸업

 

개인전 | 8회 (인사아트센터, 관훈갤러리, 동이갤러리 등)

 

아트페어 및 부스전 | 3회 (Costa Victoria to JAPAN, 임페리얼 호텔,마루아트센타)

 

단체전 | 220여회

 

대한민국미술대전 등 다수심사

 

프레스코, 모자이크, 스테인드글라스, 조형물제작 | 한화그룹본사, 대한성공회 대성당, 한컴로비, 성공회수녀원, 예술의전당, 대덕 한화에너지, 여의도 한화증권, 설악 한화콘도, 뉴코리아cc 등

 

현재 | 한국미협이사 | 구로미협고문 |  상형전, 한국자연동인회, 브러쉬 회원

 

E-mail | jijiji50@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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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11224-류지선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