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부천미술 - 올해의 작가

 

미담 김영미 展

Midam Kim Youngmi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_162x130cm_Mixed materials on Canvas_2021

 

 

송내어울마당 아리솔갤러리

 

2021. 11. 3(수) ▶ 2021. 11. 8(월)

경기도 부천시 경인로 92번길 33, B1 | T.032-325-1566

 

 

 

Gift of heart - break_162x130cm_Oil on canvas_2020

 

 

김영미의 회화, 꿈을 찾아가는 시간

 

화가 김영미는 2021년 11월 3일부터 8일까지 부천, 아리솔갤러리에서 12번째 개인전을 갖는다.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을 졸업한 후 벌써 세 번째 개인전이며, 영예롭게도 한국예술총연합회 부천 지부에서 선정한 '2021년부천미술-올해의작가상'으로 선발되어 개인전을 초대받게 되었다. 미래가 기대되는 신진작가이자 미술계의 격려를 한 몸에 받는 수상작가가 된 이 드문 기회 앞에서 김영미작가는 외려 말을 아끼는 차분한 겸손과 함께 더욱 분발하려는 열의를 보이고 있다. 그야말로 유망작가에 대한 우리의 기꺼운 축하가 전혀 무색하지 않고 무의미하지 않을 것임을 제대로 예감 할 수 있다. 탁월한 회화적 재능과 그에 걸맞는 상당한 분량의 작 업 그리고 무엇보다 제작에 신중한 태도가 필자에게도 깊은 인상 으로 다가온다.

그런데 김영미의 회화작품들을 서둘러 분석하기에 앞서, 필자는 다소 뜬금없겠으나 작년 여름에 본 르네 마그리트 특별전의 그림 들을 참고용으로 먼저 떠올리려 한다. 벨기에의 초현실주의 화가 마그리트는 평소 '배리paralogism' 즉 논리의 역전을 뜻하는 패러 독스의 이미지를 그린 것으로 잘 알려져있다. 그런데 그처럼 환상적이면서 비논리적인 공간 이미지가 왜 수많은 관객들을 감동시키는 것일까? 유추하건대, 눈으로 보는 것 그대로가 아니라, 머리와 가슴속에서 생각하고 느낀 내용을 물리적 시공간을 넘어 꿰뚫어서 짚어내 보여주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실제로 20세기 이후, 회화의 과제는 분명하게 바뀌었다. 우리가 경험하는 겉 현실세계 의 합리적 내용이 반드시 참이 아님을 알기에, 그런 대상을 모방, 재현하는 화가의 과제도 급기야 무의미해지고 말았다. 역으로 실제 보이지 않지만, 생각과느낌, 상상의 힘으로 인지한 것들이야말로 존재의 비가시적 원천임을 깨달아 추상, 구상으로 재편집해내는 일이 흥미로운 과제로 여겨지고 있다. 의식의 영역 저 아래 깊숙한 곳에서 떠오르는 욕망의 잔상들을 압축(condensation) 하거나 전치(displacement)하여 비유의 이미지로 표상하는 일, 바로 이렇 게 눈으론 볼 수 없는 순수의식에서 올라온 심상의 이미지들이 캔버스 화면 위에서 형상화되는 사례들이 더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LINK_116.7x91cm_Mixed materials on Canvas_2021

 

 

필자는 이 같은 회화사례들 중 특별히 김영미 화가의 작품들을 주목하여 거론해보고자 한다. 김영미의 회화와 앞에서 언급한 마그리트의 경우와의 공통점은 둘 다 기억 저 편에서 올라온 환상의 이미지들이며, 다른 차이점은 후자가 자신의 작품들을 통해 세상의 합리적 일반상식에 도전했다면, 김영미의 회화는 개인의 내밀한 환상들, 자신의 나이브한 꿈에서 비롯된 판타지의 세계를 펼쳐보인다는 점에 있다. 그것도 개인의 행복하기 그지 없는 흠없는 감정의 환상들로 충만한 나머지 그 힘으로 사회적 제약의 틀을 무력화 시킨다. 그런 이유로 인해 그의 회화는 예민한 감수성의 관객들을 엄한 일상에서 해방된 환상의 기쁨에 취하게 만들고 희열의 물결에 휘감기게 한다고 생각된다. S.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을 참조하자면, 확실히 그의 그림들은 정해진 현실원칙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상상으로 쾌락원칙의 환상세계에 인입하도록 허용한다. 이 사실이 그의 작품들을 내내 인상 깊게 만들며, 우리 가슴을 먹먹할 정도로 환상과 상상의 기쁨에 젖어들게 만드는 부분이다. 프로이트 이론의 후계자인 J.라캉이 현실세계의 상징계라는 법과 질서를 넘어서는 전복의 내적 충동과 그로 말미암은 해방의 쾌락을 주이상스(jouissance)로 언급했던 사실을 잠시 상기해보자.

라캉이 암시한 대로 특히 예술가는 외부의 규범들에 익숙한 나머지 내적 해방의 향유에 이끌림을 주저하거나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김영미 화가는 이 주이상스의 충동을 종이죽과 제소, 색물감의 범벅인 나이브한 마티에르 이미지로 떠올리는 일에 무척 몰입하는 편이다. 현실세계의 상징들에 맞서 우리를 서정적 꿈의 세계로 이끌어주는 작가의 회화적 마법, 우주의 에테르를 운집시킨 듯한 마티에르 및 신화적 은유의 형상들이 빚어내는 마법의 스펙터클에 매료되는 것만으로도 작품 감상의 충만함은 완성이된다. 물론 그것이 현실원칙의 상징계와 중복된 채 수시로 분절되더라도, 우리의 순수의식은 지속적으로 기억의 시간을 통해 그 기쁨의 절편들을 매번 지금 여기의 시공간에로 떠올릴 수가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김영미의 그림 앞에서 잠재의식이 이끄는대로 꿈을 찾아가는 장면들에 심취하는 기쁨을 누리게 된다. 김영미의 초대개인전에서 관객이 누릴 수 있는 주이상스는 바로 이런 것이다. 의식 저 아래에서 연원된 쾌락 충동과 다르지 않은 꿈을 찾아가는 시간 속 여정을 생생히 경험하는 일 말이다. 우리의 의식-기억들은 이런 시간의 흐름들을 통해 지속되고 생성이 된다. 그가 부천 아리솔갤러리에 11월 3일부터 9일까지 전시하는 모든 작품들, <근원적 시간> 연작과 <순수지속의 시간> 연작 그리고 <체험적 시간> 연작은 그 제목이 가리키는 대로 무의식과 의식을 잇는기억-시간의 여행 이미지들이며, 동시에 물리적 쾌락이 아닌 주이상스의 쾌감을 전달하는 환상이자 창조적인 번득임들이다. 또한 그런점에서 김영미 작가의 압축과 전치의 꿈 이미지들은 마그리트의 역설적이고 우울한 데페이즈망의 기이한 언캐니 un- canny 이미지와는 거리가 아주 멀다. 작가의 그림들은 내면의 기억이라는 시간의 층들을 뚫고 지금 여기로 현현된 행복한 서정의 환상이자 의식의 불안(정)을 이겨낸 유쾌한 감각의 이미지들이다. 적,청,녹,황의맑고 밝은 색과 선들로 번역된 회화 이미지들 예컨대 인간 개별자를 은유한 말, 왕관을 쓴 신화적 존재로서의 말, 아치형 열린 문 옆의 상승계단, 에너지의 삼투압으로 팽창하는 우주의 푸른 공간과 백색 구름들, 그리고 각각의 육면체를 연결하는 아라베스크식 곡선 등 모든 형상들은 따뜻한 소통의 기호들이 되고 단순한 회화구도에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더없이 밝은 정서로 물든 푸른색조와 노란색조는 우리에게 낙관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며, 육면체와 의자, 종이배, 다양한 위치의 말(의인화의 알레고리)의 형상들은 그지없이 나이브하게 서로 연결되어 있다. 이들이 함께 어울리며 빚어내는 꿈의세계는 오히려 S.말라르메의 시 "어느 목신의 오후" 나 H.마티스의 행복감 euphoria으로 충일한 색채 회화들에 더 근접해있다.

 

 

Gift of heart - air_162x260cm_Acrylic on Canvas_2020

 

 

한편 작가의 그림에서 필자는 단순명료한 색면배치에 대해 언급 하려 한다. 구름이 있는 푸른 하늘 내지 달이 떠있는 우주 공간을 가득 채우는 넓은 색면 그리고 아치형 문이 있는 실내벽의 단일하게 평평한 넓은 색면은 의미생성의 측면에서 전혀 무가치한 것들이 아니다. 주된 형상들(소재들)과 선명한 이분법적 대조의 구조를 형성하면서, 그의 회화를 떠받치는 든든한 두 기둥 즉 형상/바탕 figure/ground 요소들 중 주목해야 할 바탕 곧'아플라 aplat'이다. 필자가 다소 비약해서 말하자면, 바탕의 단색면은 윤곽선을 두른 형상의 구상 이미지와 대립하거나 심지어 이 구상 이미지를 추월하면서, 균형을 맞추는 추상의 색면이다. 요컨대 구상 대 추상의 힘을 팽팽하게 맞교환하도록 이끄는 강력한 역할을 떠맡는 부분이다. G.들뢰즈의 <감각의논리>에서 기술된 아플라의 은유를 따르자면, 바탕의 색면들은 종이배, 육면체, 말, 회전목마 등의 압축된 상징성(인간, 생명, 자연 등)을 더욱 더 강화시킬 뿐 아니라 그 상징들을 초월하여 꿈을 찾아가는 추상적 순수의식의 시간을 표상하는 공간이 된다. 작가에게 이 단색면의 아플라는 어쩌면 상투적이고 피상적이 될지도 모를 위험을 넘어 자신의 회화세계를 한 층 더 강력한 의미화 signification로 끌어올리는 질적 힘이며, 시간의 공간화를 나타내는 힘이자 이번 전시에 소개된 모든 작품들을 연결해주는 연결고리의 역할을 맡는다.

공간은 정지와 구획이 가능하지만, 시간은 수량화가 불가능하다. 이 말을 하는 까닭은 전시작품들이 각각 구분되는 별개공간의 사건, 장면들이지만, 동시에 모든 작품들에는 순수의식으로서의 시간이미지가 지속해서 관통하고 있다. 김영미 작가의 이번 전시 주제인 "꿈을 찾아가는 시간"은 그처럼 흐르는 의식 저 아래의 욕망들이 순수의식의 꿈과 기억이라는 시간의 구현 다시 말해 의식이 지속해서 흐르는 생생한 판타지의 연작들로 구성되어 있음을 확실히 가리킨다. 부천 아리솔 갤러리의 이번 개인전은 한예총이 선정한 작가의 초대전인 동시에 그의 지속적인 회화적 상승과 전환의 한 지점이란 의미에서 더욱 부각되는 귀중한 기회라고 여겨진다.우리는 앞으로 미술계의 한 영역을 빛낼 작가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공간과 시간의 판타지에 대한 격려를 아끼지 말아야 하고, 그렇게함으로서 작가의 근접 미래작업과정과 꿈을 찾아가는 후속 버전을 감상할 수 있는 또 다른 기회도 놓치지 않을 것이라 확신한다.

 

서영희 (미술평론가)

 

 

꿈을 찾아가는 시간_182x290cm_Mixed materials on canvas_2021

 

 

꿈을 찾아가는 시간

 

우리는 시간과 더불어 공간 속에서 삶을 영위한다. 시간과 공간은 같이 움직이며 그 존재의 틀 속에서 살아간다. 사람은 보이는 공간 안에서 보이지 않는 시간을 살고 있다.

시간과 공간의 만남 속에서 여러가지 사건을 접하며 지내는 것이 우리의 삶이다.

나의 작업은 시간과 공간에서 일어나는 일 중에서 꿈을 찾아가는 시간에 주목했다.

꿈을 찾아가는 시간은 나이가 있어도 무엇인가에 도전하는 한 청춘이라고 생각했다.

나의 작품의 한마디 키워드는 '꿈'이다. '꿈'이라는 단어에는 성장이라는 말이 숨겨져 있다.

아직 불안전한 청춘이 꿈을 이루는 과정에서 성장하는 시간은 그 시간이 힘이 들지만 아름답게 느껴진다.

우리는 수많은 시간을 지나면서 그때의 상황에 따라 꿈이 바뀌기도 하지만 살면서 꿈을 포기하지 않은 이상 꿈의 실현을 위해 노력 할 것이다.

나의 작품 '꿈을 찾아가는 시간'은 240호 유화작품으로 우주의 공간 속에 시간과 시간의 틈 사이를 떠다니는 정육면체에 올라탄 말(馬)을 통해 꿈을 찾아가는 시간을 표현했다. 자연에서 절대 발견 되지 않는 정육면체는 인간이 만든 가장 인공적인 형태이다. 나의 그림에서 정육면체는 말(馬)이 가지고 있는 유기적 선과의 형태적 대비를 이룬다. 크고 작은 정육면체는 시간을 표현하며, 시간의 누적은 축적된 공간으로 표현된다.

 

 

꿈을 찾아서_91x116.7cm_Mixed materials on Canvas_2021

 

 

우주적 공간 속에 간격을 두고 반복적으로 배치한 정육면체는 시간을 나타내며 조화롭고 율동감을 나타냈다. 정육면체는 시간의 단위요소로서 반복에 의한 시간의 경과에 따른 형태로 공간의 표현이다. 말(馬)의 유기적 형태는 자연과 생명을 내포하고 의인화 되어 시간적 이미지와 맞물려 이야기를 나타낸다.

그 일환으로 '꿈을 찾아가는 시간'의 작품은 전체를 부분으로 나누어 그려서 보는 이로 하여금 시간과 공간을 부분적으로도 볼 수 있으면서, 부분이 모여 하나의 작품으로 볼 수 있도록 조형성을 표현하였다. 또한, 가변적 설치를 통해 작품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게 했다.

모두에게 똑같은 시간이 주어지지만, 그 시간에 올라타 꿈을 이루는 사람은 많이 없다.

내가 좋아하는 명언 중에

"혼자 꿈을 꾸면 꿈에 그치지만 모두가 함께 꿈을 꾸면 그것은 새로운 세상의 시작입니다." - 훈데르트바서 라는 말이 있다. 모두의 행복한 꿈을 응원하며 꿈의 메신저 작가가 되고 싶다.

모두가 꿈을 향한 도전이 있다면 그 삶은 감히 행복한 삶이라고 말하고 싶다. 모두의 행복한 꿈의 도전을 응원하며, 그림이 나에게 위로와 선물이 된 것처럼 나의 그림이 사람들에게 위로와 격려 나아가 인생의 긴 여정 가운데 쉼표의 역할을 하기를 바란다.

 

김영미

 

 

꿈을 찾아서_130x162cm_Oil on canvas_2021

 

 

꿈꾸는 말1_45.5x53cm_Mixed materials on Canvas_2021

 

 

 

 

 
 

■ 미담 김영미 | Midam Kim Youngmi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미술학석사(회화)

 

개인전 | 12회 | 그룹전 | 160여회 | 아트페어 | 9회

 

2021 부천미술-올해의 작가 | 대한민국미술대전 특선 | 서울여성미술대전 우수상 외 18회 수상

 

현재 | 한국미술협회 | 부천미술협회 | 부천여성미술인회 | 동화일러스트 프리랜서 작가

 

E-mail | 9341mm@naver.com

 

 
 

* 전시메일에 등록된 모든 이미지와 글은 작가와 필자에게 저작권이 있습니다. *

vol.20211103-김영미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