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호 展

 

빛방울 드로잉

 

흔들리는흔들리는 oil on canvas_60.6x72.7_2021

 

 

갤러리 도올

 

2021. 9. 15(수) ▶ 2021. 10. 10(일)

서울특별시 종로구 삼청로 87 | T.02-739-1405

 

www.gallerydoll.com

 

 

흔들리는흔들리는 oil on canvas_45.5x53_2021

 

 

순호는 오랜 시간 자연을 관찰하고 연구해 왔다. 손끝에서 온몸으로 전해지는 느낌을 안고 캔버스로 형성되는 조형은 사실성을 자제한 추상으로 색이 주를 이룬다. 생생한 색채로 아름다움이 전달되지만 정확히는 말로 표현할 길이 없다. 조심스레 말하면 추상이고 표현이 강한 행위에 흔적으로 색에 대한 강렬한 의지가 돋보인다. 일정한 분할보다 우연으로 연결된 자유로운 형식의 그림들이다. 이 안에는 바슐라르가 말한 ‘상승적 상상력’ 에너지가 꿈틀댄다. 마치 호흡에 필요한 에너지처럼 그림 안은 다양한 요소들로 가득 차 있다. 자연이 주는 순간의 리얼함을 뒤로하고 몸소 체험화 된 감성은 평면으로 나타난다. 과하지 않으며 부드러운 촉감이 연상되다 어느새 강인 해지는 색은 한 가지 색이 아닌 겹침으로 드러나는 색들이다. 색과 색이 만나는 지점, 관계로 드러나는 색은 긍정적이며 명쾌하다. 때로는 우울하고 사색적인 면도 있다. 여기서 형상은 색을 요구하고 색은 형태를 만들어 내는데, 이 둘이 만나 구성된 장면은 언어 이전 또는 그것을 넘어선 회화 고유 영역 같기도 하다. 평면으로 한정되지 않으려는 듯 밖으로 나아가려는 성격이다. 마치 무중력의 상태처럼 물감층과 붓터치가 살며시 만나 자연스레 감지되는 에너지로 방향은 시작점이 감지되지 않는다. 어느 방향으로든 감상하면 된다. 다 헤아리지 못하는 모호한 심정처럼 단호하다 다시 투명해지는 재미난 추상이다.

 

 

흔들리는흔들리는 oil on canvas_45.5x53

 

 

안개처럼 피어오르듯이 아니면 깊은 심연으로 공간의 깊이를 알 수 없는 것처럼 상상해 볼 수 있는 풍경이다. 빛을 머금고 아침에 또는 늦은 저녁 석양에 물든 하늘을 기억하며 물감층이 되어준 그림은 자연이 저절로 운행되는 진리로 보이지 않는 것들이 있다. 한 사람이 자연 앞에 섰을 때 일어나는 교감으로 내적 심경의 투영은 빼놓을 수가 없다. 일상적인 성격으로 잘 잡히지 않지만 그곳에서 일어나는 감흥이란 즐겁지 아니한가. 슬픔, 기쁨 고통도 있는 인간의 감정을 안고 이러한 과정을 그림으로 승화시킨다.

생명이 주는 진실을 답습하여 정情을 끌어내고 융합시키는 정서로 기운생동을 만들어낸다. 숙련된 행위자로 물감을 다루고 감각을 익히며 어두움과 밝음, 스며듦과 번짐, 어울림으로 포개지는 것에 중점을 둔 인내하여 색의 다채로운 흐름의 위치를 얻어낸다.

 

갤러리 도올

 

 

흔들리는흔들리는 oil on canvas_17.9x25.8_2021

 

 

빛방울 드로잉
식물의 잎은 시간과 계절이 통과하고 바람에 흔들리는 부드러운 물질이다.
시간과 계절과 바람은 보이지 않고 잡히지 않아서 삶에 대한 신비로움이 되고, 그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나는 매일 나뭇잎의 빛깔과 흔들림을 통해서 시간과 계절 그리고 바람을 느끼며 아름다움의 예감으로 작업을 한다.

즉흥적인 감성의 붓질은 추상의 형식이 되고, 캔버스는 잎과 잎이 존재하며 흔들리는 상상의 공간이 된다. 잎 위로 쏟아지는 햇빛과 달빛, 그리고 바람과 보이지 않고 멈추지 않는 것들에 물감과 붓질로 감응하며 잎과 함께 자연 자체로서 살아있음에 대한 시선을 담는다.

 

순호

 

 

흔들리는흔들리는 oil on canvas_15.8x22.7_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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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10915-순호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