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숙양 초대展

 

Stay in the light

 

Let there be Light1_Mixed medium, Pure Gold leaf_53x53cm_2020

 

 

 

2021. 9. 1(수) ▶ 2021. 9. 17(금)

서울특별시 종로구 운니동 19번지 | T.02-730-3533

 

www.galleryjang.com

 

 

From the Light38_Mixed medium and Pure Gold PAPER on Canvas_20x20cm_2021

 

 

서숙양의 조형세계

순수, 순정, 무결점의 금빛으로 꾸며지는 상념의 세계

 

세상에서 변하지 않는 것이 하나 있는데, 바로 황금이다. 황금을 좋아하는 것은 값이 비싸서라기보다는 거기에 빛이 있기 때문이다. 금은 자체발광이라는 신비스러운 기운을 가진 존재이다. 세상의 물질 가운데 금을 가장 귀히 여기는 것은 눈부신 빛과 함께 변하지 않는 영속성 때문이다. 수천 년 세월을 흙속에 묻혀 있었음에도 이물질을 제거하면 금세 원래의 색깔과 빛으로 복원되는 무결점의 자정력이야말로 금의 영원성을 말해준다.

 

서숙양은 금을 재료로 이용해 작업한다. 순도 100%의 초박형 금박지를 캔버스에 붙이는 방식이다. 그렇게 붙여진 금박 이미지는 그 어떤 재료의 물감보다 더 아름다운 빛을 발한다. 그 빛은 순수하고 순정한 색깔로서의 가치를 지닌다. 기존의 그림재료 즉 수성물감이나, 유성물감, 그리고 수묵이든 시간의 경과에 따른 변화를 피할 길 없다. 세상의 모든 물질은 경년변화라는 과정을 거치게 되어 있는 까닭이다. 시간의 경과에 따라 탈색이나 변색, 퇴색이라는 물리적인 변화를 피할 수 없기에 그렇다. 그림에 영속성을 부여하고 싶은 화가들의 가장 큰 고민은 어떻게 하면 처음의 색깔을 유지할 수 있을까하는 문제이지 싶다. 그가 금박지를 이용해 작업하기 시작한 것도 이렇듯이 물감이라는 재료의 불안정 및 불완전성에서 벗어나고 싶었기 때문인지 모른다. 한국회화사에서 한정해 보더라도 금을 이용하기 시작한지는 1천여 년이나 됐다. 고려불화나 고려금니사경에서 볼 수 있듯이 순금을 그림의 재료로 이용했다. 그림에 금을 이용한 것은 최고의 가치를 부여하겠다는 뜻과 변질에 대한 걱정에서 벗어나는, 영속성에 대한 신뢰의 결과이다. 한마디로 불화에 부여하고자 하는 영원성에 대한 희구 때문이다. 그가 그림 속에서 찾아내는 금빛은 어둠이라는 상대적인 개념을 통해서이다. 어둠은 실재하지만 물질적인 가치가 아니다. 어둠은 빛을 통해서 인식할 수 있으며 빛은 어둠속에서 그 존재를 드러낸다.

 

 

Stay in the light_Acrylic, Pure Gold leaf_20x20cm_2021

 

 

그가 빛의 아름다움을 실증해나가는 방식은 어둠의 존재성을 강화시키는 데서부터 출발한다. 다시 말해 캔버스를 앞에 두고 하얀 공간을 어떤 식의 어둠으로 표현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그에 따라 빛에 대응하는 색채이미지를 탐색한다. 그러기 위해 캔버스에 어둡고 무거우며 깊은 색채의 층을 만든다. 물감을 흩뿌리고 다지는 방법을 통해 하얀 공간이 서서히 채워지고 반복되는 행위와 함께 다층구조의 색채공간이 형성된다. 단색조일 경우에도 반복되는 작업과정에서 두텁고 깊은 공간이 생겨난다. 그러다가 원하는 어둠의 이미지 또는 색채의 깊이에 도달했다고 판단했을 때 그 위에 금박 이미지로 마무리한다. 금빛 이미지는 다양한 형태로 제시된다. 호박과 같은 특정의 형태가 있는가 하면 인물군상 및 산의 이미지를 떠올리는 아주 간명한 형태의 비구상적인 이미지도 있다. 또한 빛의 방사를 형용하는 원형의 기하학적인 이미지, 즉 어느 한 점에서 빛이 사방으로 뻗어나가는 이미지만으로 화면을 가득 채운다. 이와 함께 구체적인 형상을 배제한 추상적인 이미지를 도입하기도 한다. 어떤 형태의 이미지이든지 최종적으로는 금빛 이미지가 장악한다. 다시 말해 금빛 이미지가 작품을 주도하고 내용까지 결정한다. 여기에서 캔버스에 물감을 뿌려 우주공간이나 심해를 연상케 하는 비표현적인 조형공간을 만드는 것은 빛의 존재성을 강화시키기 위한 회화적인 방법이다. 물감이 겹겹이 쌓여 형성되는 무채색 혹은 유채색의 공간은 물질적인 개념을 뛰어넘는 조형적인 상념의 원천이다. 상념은 조형적인 사고의 기반을 다지는 일이다. 상념은 시각적으로 인지되는 유무형의 이미지, 즉 구체적인 형태 또는 추상적인 이미지를 불러들이는 단초가 된다. 따라서 바탕으로서의 물감과 금빛 이미지가 상호 교감을 하는 조형공간의 시발점이 된다. 가령 칠흑 같은 검정색이거나 짙푸른 청색 바탕일 경우에는 우주 또는 심해의 이미지에 근사하므로 그에 적합한 빛의 이미지를 들어앉힌다. 이는 바탕색과 금빛 이미지가 상호작용을 일으킬 때 일어나는 색채 대비와도 연관성이 있다. 동일한 금빛 이미지일지라도 바탕색에 따라 전혀 다른 시각적인 인상을 주게 된다. 금빛 이미지에 의해 결정되는 시각적인 인상은 작품에 은닉된 내용에 대한 탐색을 유도한다. 그가 추구하는 빛은 물리적이고 현실적인 공간에서 실재하는 빛, 즉 촛불이나 전깃불, 모닥불 또는 등댓불과 같은 이미지의 빛이 아니다. 그가 제시하는 빛은 밤과 낮이 교차하는 미명의 빛일 수가 있고, 아득히 먼 곳으로부터 오는 우주의 신호음일 수 있는가 하면 정신의 빛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그 자신의 의식세계를 맑게 비춰주는 신앙의 빛, 구원의 빛, 치유의 빛일 수 있으며, 삶의 고비에서 마주친 신비스러운 성령의 빛일 수 있다. 한마디로 빛은 도처에 존재한다는 뜻이다. 빛의 시원은 우주만물이 창조되는 그 순간으로부터 발단한다. 어둠이 있었고 그 어둠을 밝히는 빛이 존재함으로써 세상이 열리게 되었으니, 빛은 우주만물이 창조되는 그 시점에서 시작된다. 그가 제시하는 빛의 이미지는 이렇듯이 시공을 초월하는 존재로서의 의미를 지닌다. 또한 세상에 대한, 그리고 인생에 대한 미망의 상황에서 불현 듯 깨우침이 일어나는 순간을 시각화하는 일일 수 있다. 마치 불꽃이 튀듯 날카롭고 예리하며 직선적으로 날아가는 빛의 속도 및 존재감처럼 어느 순간의 각성으로 일어나는 정신의 개안을 형상화하는 이미지일 수 있다. 정신적인 각성은 빛의 이미지로 치환될 수 있는 가장 상위의 개념이다. 정련된 의식은 자기각성에 의해 더욱 명석한 존재로 탈바꿈할 수 있는 까닭이다. 어쩌면 그가 현실에서 겪은 가장 고통스러운 순간에 일어났던 깨우침이야말로 빛의 가치, 즉 금빛 이미지에 비견할 수 있는 성스러움이리라. 빛의 존재를 막연한 것으로부터 확실한 것으로 자각하게 되는 그 순간이야말로 금빛 이미지에 필적한 가치를 지닌다. 그의 캔버스에 등장하는 빛의 이미지는 이렇듯이 스스로가 놀랄만한 어떤 깨우침으로부터 발단한다. 그것은 개인적인 신앙에서 비롯되는 것일 수 있다.

 

 

Stay in the light1_Acrylic, Pure Gold leaf_20x20cm_2021

 

 

최근의 작업에서 드러나는 한 줄기 예리한 금빛 선은 우주공간 어딘가에서 오는, 또는 무한히 어두운 공간에서 살짝 틈이 벌어져 새어나오는 빛의 이미지처럼 보인다. 캔버스 가장자리 부근에 가로로 또는 세로의 금빛 한 줄기를 배치한 작품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어두운 공간에 비해 현저히 작은 빛의 이미지는 아득히 멀어 보인다. 대신에 상대적으로 어두운 공간은 크게 확장되고 있다. 따라서 빛의 이미지에 대응하는 상대적인 개념으로서의 어두운 공간은 확장된 사유의 장이 된다. 아득한 곳에서 비치는 한 줄기 빛의 존재로 인해 의미를 얻는 어두운 공간은 사유가 거처하는 곳이 된다. 그런가 하면 마치 물너울처럼 리드미컬하게 움직이는 듯싶은 여러 개의 선이 화면을 가로지르는 작품도 있다. 여유롭고 느긋해 보이는 긴 파장 여러 개가 겹쳐지는 구성으로써 우주에서 오는 신호일수도 또는 생명의 파장일 수도 있다. 금빛 물결을 상징하는 듯 싶은 유려한 선의 움직임이 아름답다. 뿐만 아니라 흰 바탕 위에 자리한 암청색의 원형의 이미지 안에서 원을 그리는 두 개의 금빛 선은 순환의 고리와 같은 상징적인 의미로 이해된다.

 

원형의 이미지는 그의 작업에서 중요한 모티프로 이용된다. 우주, 태양과 달, 완전함, 충만함 등 다양한 상징성을 가지고 있는 원은 그의 작업에서는 확산의 이미지로 표현된다. 구심점에서 출발하는 빛이 사방으로 뻗어나가는 확산의 빛은 광명의 현전이다. 금박으로 완전히 채워지는 원의 이미지는 무한한 빛의 확산을 의미한다. 어두운 곳에서 아주 작은 점을 기점으로 하여 무한공간으로 뻗어나가는 금빛은 광명과 지혜를 상징한다. 총명한 발광체로서의 금빛이 지닌 영향력을 확산하는 이미지로 표현하는 것이다. 이처럼 빛의 확산을 상징하는 원형의 이미지를 캔버스의 가장자리로 밀어내는가 하면 마치 말발굽을 연상케 하는 이미지 등 조형적인 변주를 즐기기도 한다. 이를 통해 동일한 이미지일지라도 구성에 따라 전혀 다른 조형적인 긴장감과 공간해석을 가능케 한다는 사실을 환기시킨다. 호박을 소재로 한 일련의 작품들은 대체로 소품에 국한하고 있는데, 금빛으로 인해 관념적인 해석을 불러들인다. 호박은 관용과 포용 그리고 풍요를 상징하는 데서 알 수 있듯이 이러한 상징성을 조형적인 가치로 받아들인다. 금빛 호박은 현실적인 이미지가 소거된 채 상징적인 이미지만 남겨진다. 금빛이 가지고 있는 신비스러운 기운을 통해 좀 더 풍요로운 삶에 대한 꿈과 희망이 실현되기를 염원하는 것일까.

 

그는 순수하고 순정하며 영속적인 무결점의 금이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상징을 통해 초현실적인 공간을 연출한다. 구체적인 형태나 추상적인 이미지를 통해 명징한 금빛의 존재성을 부각시키면서 사유의 세계로 이끈다. 눈에 보이는 시각적인 이미지 너머에 존재하는 신비스러운 기운을 불러들여 세상을 맑고 아름다운 이미지로 꾸미려는 것이다.

 

신항섭 (미술평론가)

 

 

Image5_Acrylic, Pure Gold leaf_91.0x116cm

 

 

순수, 순정, 무결점의 금빛으로 꾸며지는 호박이나 둥근 원형을 그리는 서숙양 작가는 금을 재료로 이용해 상념의 세계를 표현한다. 순도 100%의 초박형 금박지를 캔버스에 붙이는 방식이다. 붙여진 금박 이미지는 그 어떤 재료의 물감보다 더 아름다운 빛을 발한다. 그 빛은 순수하고 순정한 색깔로서의 가치를 지닌다. 기존의 그림 재료 즉 수성 물감이나, 유성물감, 그리고 수묵이든 시간의 경과에 따른 변화를 피할 길 없다. 작가가 금박지를 이용해 작업하기 시작한 것은 물감이라는 재료의 불안정 및 불완전성에서 벗어나고 싶었기 때문인지 모른다.

 

이번 전시에서 서숙양 작가가 그림 속에서 찾아내는 금빛은 어둠이라는 상대적인 개념을 통해서이다. 어둠은 실재하지만 물질적인 가치가 아니다. 어둠은 빛을 통해서 인식할 수 있으며 빛은 어둠 속에서 그 존재를 드러낸다. 그러기 위해 캔버스에 어둡고 무거우며 깊은 색채의 층을 만든다. 원하는 어둠의 이미지 또는 색채의 깊이에 도달했다고 판단했을 때 그 위에 금박 이미지로 마무리한다. 이는 다양한 형태로 제시된다. 호박과 같은 특정의 형태가 있는가 하면 인물 군상 및 산의 이미지를 떠올리는 아주 간명한 형태의 비구상적인 이미지도 있다. 그는 순수하고 순정하며 영속적인 무결점의 금이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상징을 통해 초현실적인 공간을 연출한다. 눈에 보이는 시각적인 이미지 너머에 존재하는 신비스러운 기운을 불러들여 세상을 맑고 아름다운 이미지로 꾸미려는 것이다.

 

가을의 향이 느껴지는 9월, 사유의 세계를 담은 작품 30점을 장은선 갤러리에서 선보인다. 더위가 한풀 꺾인 요즘, 작가가 보여주는 명징한 금빛의 존재성을 작품을 통해 감상하시길 바란다.

 

서숙양 작가는 홍익대 미술대학원 회화전공 석사(M.F.A)를 졸업했다. 2021 장은선갤러리 초대전, 2020 임패리얼 팰리스호텔 갤러리 포워스 12월 개인전, 부스 개인전 등 국내 외 유수의 기관에서 14회 개인전을 진행했으며 아트페어 및 단체전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작품은 거제도 바람의 언덕 조형물, 아트월 건축물 등 다수의 기업과 개인에게 소장되어있다.

 

 

Image6_Acrylic, Pure Gold leaf_72.7x100cm

 

 

Stay in the light2_Acrylic, Pure Gold leaf_30x30cm_2021

 

 

Stay in the light2_Acrylic, Pure Gold leaf_20x20cm_2021

 

 

 

 

 
 

서숙양 | SEO Sook-Yang | Lydia SEO

 

홍익대 미술대학원 회화전공 석사(M.F.A)

 

개인전 | 2021 장은선갤러리 초대전 | 2020 임패리얼 팰리스호텔 갤러리 포워스12월 개인전 | 부스개인전 등 14회

 

아트페어 및 해외전시 | 2021 부산 국제화랑아트페어 | 2020 HOTEL SHOW-COEX 초대기획전 | LondonAffordable ArtFair | 부산 국제화랑아트페어 | 2019 KIAF ArtFair | NEWYORK Affordable ArtFair 등 50회 이상

 

그룹전 | 2021마루 아트센터 그랜드관 개관 기념 초대전-5인의 스타작가전 | 빛과 소리의 향연 기획초대 2인전-제이아트센타 | 2020 뷰티인그레이스 추상3인전-예술의전당 디자인미술관 | 2019 갤러리 포워스 서작가가 간다-뜨거운 여름 기획전 등 100여회 이상

 

작품소장 | 거제도 바람의언덕 조형물 및 아트월 건축물등 기업 개인 다수 소장

 

E-mail | sookyangseo@naver.com

Blog | https://blog.naver.com/lydia-sy

 

 

 
 

* 전시메일에 등록된 모든 이미지와 글은 작가와 필자에게 저작권이 있습니다. *

vol.20210901-서숙양 초대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