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미 초대展

 

어머니의 바다

 

 

 

잇다스페이스

 

2021. 8. 14(토) ▶ 2021. 9. 8(수)

인천광역시 중구 참외전로 172-41

 

 

 

 

 

1. 작품의 주제

'작가는 시대적 의제를 상정하는 자'이다. 코로나19는 인간의 욕망이 뭇 생명의 보금자리를 파괴하면서 생태계의 교란이 시작되었고 이로 인해 지구는 열병으로 신음하고 있다. 코로나19도 따지고 보면 인간의 욕망이 불러온 재난이다. 코로나19를 지구가 보내는 경고로 여기고 욕망을 멈출 때다. 개발이라는 미명 아래 거침없이 달려온 걸음을 멈춰야 한다. 무엇을 해야 할까? 인간이 지닌 가장 숭고한 품성은 모성(母性)이다. 절제는커녕 멈출 수 없는 욕망, 이를 제어할 수 있는 길은 모성성(母性性)의 회복이라 믿는다. 이러한 관점에서 김경미 작가는 어머니를 그린다. 그런데 그의 작품에는 바다만 보인다. 바다는 지구 모든 생명의 시원이다. 어머니가 나의 생명시원이듯이. 바다의 염도와 미네랄 성분은 어머니의 양수(羊水)와 일치한다. 다 받아준다고 바다라 했던가. 어머니가 그러하지 않은가. 한없이 순하고 한없이 담대한 바다. 곧 어머니다.

 

2. 작품의 기법

'그리다'의 의미는 흘리는, 뿌리다, 찢다, 긁다 등 여러 행위로 확장된 지 오래다. 김경미 작가는 '흘리다'로 그리는 작가다. 때로는 드리핑기법(물감을 떨어뜨려 퍼지는 효과를 노린 작업)이거나 마티블 기법(아크릴 칼라를 덧칠해서 깊은 색조효과를 노린 기법)으로 오해하기도 하지만 물감을 흘리는 속도, 굳히는 속도, 다른 물감을 당기는 힘과 밀어내는 힘을 절묘하게 활용한다. 엄청난 경험치가 그만의 노하우다.

 

 

 

 

3. 새로운 시도 - 미디어 아트

하이브리드 미디어 시대를 살고 있다. 따라서 작품의 표현기법도 새로운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김경미 작가는 이번 초대전에서 세 가지 타입의 영상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하나는 전시장 벽면 전체에 바다 이미지를 영상화한 것이고, 또 하나는 마치 운석이 떨어진 자리인 듯 전시장 바닥의 커다란 원형 웅덩이에 태초의 바다를 연상케 하는 이미지를 영상화 한 것이며, 마지막 하나는 200호 가까운 대형 작품을 전시장 허공에 매달고 그 위에 빔 프로젝트로 영상이미지를 분사한 것이다. 바다의 속성, 즉 어머니와 같은 바다를 표현하는데 미디어 기법을 동원, 자신의 조형언어를 확장한 것이다.

 

4. 전시장의 스토리를 끌어안다

<잇다스페이스>는 국내외를 통틀어 매우 독특한 형태를 지닌 전시장이다. 100여 년 전 소금창고로 쓰이던 이곳은 전시장이라 하면 떠올릴 수 있는 화이트큐브가 아니다. 시멘트와 붉은 벽돌 벽면은 울퉁불퉁 거칠고, 전시장 한쪽에는 족히 천년도 넘게 살았을 나무가 누워있으며, 전시장 바닥은 웅덩이가 파여 있는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모습을 띠고 있다.  김경미 작가는 전시공간이 지닌 시공간 모두를 끌어들이고자 했다. 그런 이유로 전시 작품 수를 최소화하면서 나이든 벽면 전체에 거대한 바다 영상을, 천년도 더 살았을 누운 나무를 작품을 떠받히는 좌대로, 예사롭지 않은 웅덩이에는 태초의 바다 이미지를 영상화 한 것이다. 흔히 전시장을 작품의 거푸집으로 여기는 인식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 것이다.

 

 

 

 

작가노트

 

해불양수(海不讓水)-바다는 어떠한 물도 마다하지 않고 받아들여 거대한 대양을 이룬다는 뜻으로, 모든 사람을 차별 않고 포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우리들의 어머니처럼..... 그런 어머니를 닮고 싶고 그리워서 난 어머니의 바다를 그린다.

 

해마다 목단 꽃이 피는 계절에 부는 바람에는, 내 어머니의 자주색 치맛자락이 서걱 거리는 소리를 그리워 하고, 습하고 뜨거운 바람이 폐부에 훅 들어가는 한 여름에는, 땡 빛에 축 늘어진 분꽃 잎을 바라보며 "액상해라~" 쯧쯧 혀를 차던, 나 보다 더 힘들고 약한 것들에 마음 주시던 모습을 닮으며 살려 한다.

 

 

 

 

은하수 흐르는 여름밤, 봉숭아 물 들여 주시던 내 어머니를 후텁지근한 오늘도 캔버스에 물감을 부으며 또 만난다.

내 어머니... 그 곱던 시절에 무슨 생각을 하시며 하루를 보내셨을까?

가끔은 환한 하루가, 가끔은 회색빛의 하루가 되기도 하셨을 그 많은 날들에 내 어머니는 당신이 바다인 것도 모르고 사셨다.

 

처음부터 탁한 물은 없다. 물이 탁한 것은 누군가를, 무엇을 씻겨주었기 때문이다. 눈물은 우리들의 마음을 씻겨 정돈해주며 빗물은 대지에서 하늘을 마주하는 모든 것들을 씻겨준다. 이렇게 낮은 곳으로 흐르고 흘러 마침내 다다른 온화한 어머니의 품으로 안긴다. 무한한 하늘도 품어주는 바다, 어머니의 어머니를 품은 바다를 그리며.....

 

 

 

 

어머니의 바다(Mother_s Sea)7-2_Mixed media on canvas_90.9x72.7cm_2020

 

 

어머니의 바다(Mother_s Sea)7-3_Mixed media on canvas_90.9x65.1cm_2021

 

 

어머니의 바다(Mother_s Sea)7-6_Mixed media on canvas_45.5x53.0cm_2021

 

 

어머니의 바다(Mother_s Sea)7-24_Mixed media on canvas_60.0x60.0cm_2021

 

 

 

 

김경미 작가

 
 

김경미 | 金耿渼 | KIM, KYUNGME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회화 전공 | 백석예술대학교 회화과 졸업

 

개인전 | 2021 초대전 어머니의 바다 (인천,잇다 스페이스) | 2021 초대전 엄마의 바다 (분당,보바스기념병원.메이준갤러리 주관) | 2020 초대전 미술세계기획 김경미 초대전(서울,미술세계 갤러리) | 2019 부스전 NDAF 2019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 2017 부스전 contemporary 10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 2017 개인전 Beyond Here (서울, CYART SPACE) | 2016 초대전 바다로 바다로~~(서울, 메이준갤러리) | 2016 부스전 ACAF2016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 2014 개인전 김경미 전 (서울, 가나인사아트센터) | 2013 개인전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다 (서울, 토포하우스)

 

그룹전, 국내외 아트페어 다수 참여

 

작품소장 | 인천가정법원 | 한국예술종합학교 서초교사 | 보바스기념병원 분당

 

E-mail | andante1515@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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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10814-김경미 초대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