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사람, 사람, 가까운 사람 展

 

강석호, 노충현, 서동욱

 

 

 

갤러리 소소

Gallery SoSo

 

2021. 8. 7(토) ▶ 2021. 9. 19(일)

* 월, 화 휴관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헤이리마을길 92 | T.031-949-8154

 

www.gallerysoso.com

 

 

그와의 거리

여기 세 사람이 있다. 먼 사람, 사람, 가까운 사람. 강석호, 노충현, 서동욱 작가는 저마다의 거리에서 대상을 바라본다. 그들은 무엇을 의도하여 그 거리를 선택했는가? 어떻게 표현했는가? 그리고 작품을 보는 사람은 어떠한 감흥을 받는가?

 

 

강석호作_무제_43x45cm_oil on canvas_2021

 

 

강석호作_무제_30x30cm_oil on canvas_2016-2021

 

 

가장 가깝고도 먼 사람

강석호 작가는 사람을 크게 확대하여 부분만을 그린다. 표현방식에 있어서도 대상에 대한 세밀한 묘사보다는 화면 안에서의 조형적 형태를 우선시한다. 그렇기에 작품 속 대상은 인물로서의 정체성에서 멀어지며 화면 안의 균형과 조화를 위한 조형요소가 된다.

조형에 치중한 이러한 작업방식은 역설적이게도 대상에 대한 심리적 반응을 강하게 만든다. 누군가의 배가 화면 전면에 드러난 작품을 보자. 튀어나온 배꼽, 동그란 배꼽, 길쭉한 배꼽, 어두운 배꼽 등등. 가운데를 중심으로 퍼져나가는 색채와 화면 전체의 구도를 보던 사람들은 이것이 곧 쉽게 볼 수 없는 타인의 신체라는 것에 생각이 미친다. 너무나 확대되어 가장 멀어진 대상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새삼 그 정체를 생각하게 하는 계기를 만든다.

 

 

서동욱作_JK_116.7x80.3cm_oil on canvas_2021

 

 

서동욱作_여름-아침II_Summer-MorningII_116.7x91.0cm_oil on canvas_2021

 

 

내 앞에 선 그 사람

서동욱 작가가 선택한 거리는 우리가 가장 가깝게 느끼는 내 앞에 있는 그 사람과의 거리이다. 잠들어 있는 인물, 앉아서 기타를 치는 인물, 가만히 서서 정면을 바라보는 인물들은 우리의 평소 시야 속 사람들과 다르지 않다. 그렇기에 서동욱 작가의 거리는 가장 익숙하게 느껴진다.

이러한 거리에도 불구하고 대상은 회화 너머에 있다. 인물들은 회색 톤으로 절제된 색채 뒤로 물러남으로써 가장 익숙한 거리를 낯설게 한다. 이불 속에 얼굴을 파묻은 뒤통수, 정면을 응시하는 회색 눈빛은 아는 누군가를 떠올리게 하지만 정확히 그 사람은 아니다. 그렇기에 작품 속 인물에서 느껴지는 것은 누군가에 대한 기억, 혹은 향수와 같다. 가장 익숙한 거리에 있지만 회화의 표면 뒤에 있는 인물은 현실과 예술 간에 존재하는 미묘한 긴장을 생각하게 한다.

 

 

노충현作_장마_161x226cm_oil on canvas_2021

 

 

노충현作_밤눈_91x91cm_oil on canvas_2021

 


멀리 보이는 그 사람

노충현 작가의 작품에서 사람은 가장 멀리 있다. 작품 속 인물들은 풍경 속에서 실루엣만으로 표현되어 있다. 조화로운 구도와 색채로 이루어진 작품을 보는 감상자의 시선은 먼저 전체 풍경을 향하게 되고 이후 자연스럽게 인물로 옮겨간다.

여기서 사람에 대한 감흥은 주변 환경에 의해 일어난다. 차분하게 가라앉은 겨울 풍경 속 바퀴자국이 난 길 위의 인물에서 알 수 없는 쓸쓸함이 보인다. 화창하게 비치는 햇살과 푸르른 생기를 담은 풍경 속 인물에서는 노동의 생기와 고단함이 같이 전해진다. 이러한 감정의 발생은 사람에 대한 작가의 해석 때문일 수도 있고 작품을 보는 나의 마음이 투사되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이렇게 노충현 작가의 작품은 가슴 속에 일어나는 감정의 형태를 담백하게 볼 수 있게 한다.

회화는 현실과 가깝고 또 멀다. 사람들은 서로 멀고도 가깝다. 《먼 사람, 사람, 가까운 사람》 속 그와의 거리는 항상 가까워졌다 멀어지기를 반복하며 요동친다. 작가는 얼마나 멀리, 혹은 가까이에서 그 사람을 보고 있는가? 그것을 보는 내 마음 속 그와의 거리는 어떠한가? 우리는 이러한 질문 끝에 도달한 저마다의 ‘거리’에서 《먼 사람, 사람, 가까운 사람》을 보게 될 것이다.

 

전희정(갤러리 소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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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10807-먼 사람, 사람, 가까운 사람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