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익 展

 

소나무 나와 함께 해

Pine, with me

 

언제나 거기에 Always there_145.5x89.5cm_Oil on canvas_2021

 

 

콩세유갤러리 2층

 

2021. 7. 14(수) ▶ 2021. 7. 19(월)

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길 35-6 신관 209-211호 | T. 02-2223-2510

 

www.instagram.com/gallery_conseil

 

 

소나무 숲 속으로 Into the pineforest_130.4x96.8cm_Mixed Materials_2018

 

 

박재익의 소나무

한국인의 삶의 정서를 담아내는 소나무 그림

 

소나무는 예로부터 한국 민족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 시문학은 물론 그림과 음악에 적잖이 등장하면서 예술적인 소재가 되는 일이 빈번했다. 소나무는 절개와 장수의 상징으로서 문인과 화가 그리고 음악가들의 창작의 소재 및 주제가 되곤 한다. 한국의 산하에 두루 분포하는 소나무는 집을 짓는 목재로 활용하는 등 우리 민족의 삶과 함께해왔다. 애국가에 ‘남산 위에 저 소나무'라는 가사가 말해주듯이 민족적인 정기가 담긴 나무가 바로 소나무이다.

 

박재익은 소나무만을 집중해서 그리는 작가이다. 지난 10여 년간 줄곧 소나무의 아름다움을 찬미하는데 전념했다. 조형적인 새로운 해석을 덧붙이지 않더라도 그 자체로 충분히 아름다운 모양을 갖추고 있기에 그림의 소재로 적합하다는 것도 이유의 하나였다. 무엇보다도 사실적인 형태미, 즉 재현적인 방식의 사실묘사를 통해 소나무가 가지고 있는 특유의 아름다움을 찾아내고자 했다. 또한 소나무는 일반 나무와 다른 정서를 발산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소나무를 소재로 해서 작업하는 작가들이 적지 않다. 한국인이면 누구나 좋아할 수 있는 나무여서 그림의 소재로서 각광받는 것도 우연이 아니다.

애국가에 등장한다거나 가옥의 목재로 쓰이는 것은 물론 예술의 소재가 되어온 소나무에 대한 애정이 각별한 것 또한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는 한국인이면 누구나 소나무에 대한 정서적인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음을 말해준다.

 

 

소나무 숲 속으로 Into the pineforest_116.8x72.7cm_Oil on canvas_2020

 

 

하지만 그는 작가적인 존재감, 즉 다른 작가들과 다른 무엇을 표현해야 한다는 사실과 직면했다. 차별성이 없어서는 창작을 전제로 하는 작가의 존재감을 드러낼 수 없다. 그래서 처음에는 소나무가 가지고 있는 형태적인 특징인 두터운 표피, 즉 껍질을 실제처럼 보이도록 질감표현에 집중했다. 단순한 눈속임이거나 실제에 근사한 정도가 아니라 아예 실제의 소나무 껍질을 가져다 붙인 것으로 착각할 정도였다. 부조기법을 원용한 것인데, 여러 가지 재료를 혼합하여 질감을 만들고 채색으로 마무리하는 식이었다. 그림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한 채 본다면 실제의 소나무로 인식할 수 있을 정도로 극렬한 사실적인 표현방법이었다.

 

그러다가 전통적인 유채기법으로 되돌아왔다. 하지만 그에게 한 가지 고민이 따랐다. 사실묘사 중심의 소나무 그림은 사실주의 조형개념에 순응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그는 그로부터 차별적인 무언가를 내놓지 않으면 안 된다는 문제와 직면한 것이다. 이처럼 차별성을 강구하다가 소나무 줄기 중심의 구도를 착안하게 됐다. 다시 말해 소나무 전체의 형태를 담는 일반적인 구도와 달리 가지와 둥치를 배제한 채 줄기 중심의 구성 및 구도를 택했다.

 

따라서 소나무의 몸통이 중심이 되는 독특한 구도는 소나무와 소나무 간의 관계성에 시선을 주게 된다. 큰 나무와 작은 나무가 함께 하는 구도에서는 모자 또는 부자의 이미지를 찾아내는가 하면, 여러 나무들이 함께 하는 경우에는 사회적인 관계 등의 이미지를 포착해냈다. 이렇듯이 소나무의 줄기를 중심으로 하는 구도는 확실히 새로운 시각적인 이미지와 함께 그에 따른 내용이 들어선다. 이는 소나무를 의인화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무엇보다도 구불구불한 소나무의 형태적인 특징은 매우 동태적이어서 인간의 신체언어를 연상케 한다. 유연하고 부드러우며 매끄러운 흐름의 곡선미는 새삼 인체와 유사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다.

 

 

소나무 숲 속으로 Into the pineforest_120.6x60.5cm_Oil on canvas_201911

 

 

뿐만 아니라 소나무가 놓여 있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특유의 분위기는 다른 나무들에게서 느낄 수 없는 친화력이다. 이는 오랜 세월 일상적으로 함께 해온 소나무가 지니고 있는 특별한 정서인데, 그의 작품에서는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단순히 사실묘사에 그치지 않고 시간대에 따라 달라지는 빛이 만들어내는 시각적인 이미지 및 정서 표현에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음을 말해준다. 실제로 작품에 따라 눈으로 읽혀지는 온화한 시각적인 이미지는 사실주의 회화가 단순히 사실묘사에만 충실한 그림이 아닐 수 있음을 뒷받침한다. 작품에 따라서는 마치 나무들끼리 대화를 주고받는 듯싶은 정경이 연출되기도 한다. 그가 추구하는 소나무 그림의 시각적인 이미지 및 정서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함축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작품에 따라서는 까치를 등장시키기도 하는데, 까치와 호랑이를 소재로 한 일련의 민화에서 그 근거를 찾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칠월칠석날 만나는 견우와 직녀 전설에서는 오작교를 놓는 역할을 할뿐더러, 까치가 울면 반가운 손님이 온다는 속설이 말하듯이 우리의 삶과 함께 해왔다. 그래서일까, 소나무에 까치가 함께 하는 경우 시각적인 즐거움과 함께 동적인 이미지의 개입으로 인해 그림에 활기가 넘친다. 상서로운 기운이 감도는 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그에게 소나무는 단순히 그림의 소재를 넘어서는 상징성을 내포한다. 무엇보다도 소나무를 의인화함으로써 한국인의 삶의 정서를 반영하는데 의미를 두고 있다. 이는 재현적인 의미에 국한하지 않는 소나무에 대한 새로운 접근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신 항 섭 (미술평론가)

 

 

소나무들처럼 Like the Pinetrees_72.7x53cm_Oil, acrylic and mixed powder_2017

 

 

자연은 회복력이 있다.

경이로운 대자연은 물론이겠지만 숲을 바라 보기만 해도 쉼을 얻는다. 거기에 있는 나무들은 서로 연결된 듯, 같이 있을수록 아름답다.

자연은 서로 통해 있나 보다.

동물에게도 "모정"과 같은 본성이 있어 서로 닮아 있듯이 동, 식물 간에도 본성이 있어 서로를 필요로 하는 것 같다.

숲에 있는 소나무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메시지를 주고받는 것 같이 느껴진다. 나무의 꼭대기에는 우듬지가 있어 나뭇가지의 성장 방향을 결정한다고 한다. 가지가 뻗을 곳에 다른 나뭇가지가 지날 것 같으면 성장을 멈추고 다른 쪽으로 가지를 뻗는다고 한다.

거기에는 다툼도 없다. 누가 더 잘 났느냐도 없다. 그곳에 있어 어울리면 그뿐인 것이다.

소나무와 작은 야산과 새가 서로 어우러져 있을 때 그들은 존재의 이유를 뽐낸다. 마치 우리 사람을 향해 메시지를 주듯이

 

- 박재익 작가노트

 

 

소나무 숲 속으로 Into the Pineforest_60.5x60.5cm_Oil on canvas_201911

 

 

Nature has the power to heal.

Not only nature as a whole, but even just by looking at the forest, one finds rest. The trees in the forest appear to be connected with one another and they are even more beautiful together.

Nature appears to be one with itself.

Animals have the ability to create offspring which share their likeness and even plants seem to depend on each other.

It feels like pine trees in the forest are looking upon and passing messages between one another. It is said that the top of a tree decides which direction it will grow. A tree will direct its branches in another direction if it seems another tree is growing in its way. There is no argument.

There is no privilege of one over the other. They just grow together in harmony. When a pine tree, a little hill, and a bird are together they appear to be so proud, as if they are giving us a message.

 

- Park Jeik's Note

 

 

그들처럼 Like them_60.5x41cm_Oil on canvas_2021

 

 

서오릉의 소나무 The pine of Royal tomb_162.2x130.3cm_Oil on canvas_202012

 

 

 

 

 
 

박재익 | PARK JAEIK

 

인천대학교 미술학과 서양화전공

 

개인전 | 2021 콩세유갤러리 "소나무, 나와함께해" | 2020 교하아트센터 "소나무 숲 속으로" | 2015 가온갤러리 "소나무 숲" | 2012 갤러리 이즈 "생명의 역사"(비구상)

 

아트페어 | 2019 부산국제아트페어 | 2018 고양국제아트페어 임원부스전 | 2016 서울오픈아트페어 | 2015 서울아트쇼

 

단체전 | 2021 고양미술협회전 갤러리누리 | 2021 한얼 우리그림협회 초대전 성산아트홀 | 2021 꿈 그리고 희망전 성산아트홀 | 2020 서울국제아트페스타 인사아트프라자 | 2020 구조적상상 DNA마스크전 아트아레나 | 2020 3회 마포아트마켓 엷은남빛갤러리 | 2020 코리아 아트페스타 한국미술관 | 2020 고양미술협회 30주년기념전 행주아트홀 | 2020 코리아 아트페스티벌 온세아트센터 | 2019 수 크로키전 아람누리 빛뜰갤러리 | 2019 부산국제아트페어 벡스코 | 2019 아름다운100인전 안산문화예술의전당 | 2019 인도첸나이비엔날레초대전 국립라릿칼라 아카데미 외 다수의 단체전

 

수상 | 단원미술대전(2010,2011,2012,2013,2014) | 구상전(2011,2012) | 전국대학미전 동상(1987)

 

작품소장처 | 고양시청

 

현재 | 한국미술협회회원 | 고양미술협회이사 | 수크로키회원

 

E-mail | elohelo@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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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10714-박재익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