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미숙 展

 

 

 

인사아트센터

 

2021. 5. 5(수) ▶ 2021. 5. 10(월)

서울특별시 종로구 관훈동 188 | T.02-736-1020

 

www.insaartcenter.com

 

 

 

 

예술의 종말 아랑곳하지 않고 어머니 이야기를 그릇에 담다 작가 류미숙, 그는 그 방황을 작고하신 어머니의 흔적에서 갈무리지었다. 다른 이들이 해보지 않은, 그러나 의미가 있는 대상과 방법을 찾아낸 것이다. 어머니는 오랜 세월 식당을 운영했다. 어머니를 보내드리고 식당을 정리하면서 산처럼 쌓아올려진 그릇의 양을 보고 깜짝 놀랐다. 50년 넘는 세월을 하였으니 그릇이 엄청나게 많았다. 함께 정리하던 언니는 버리자고 했지만 류미숙은 도저히 그럴 수 없다고 고개를 저었다. 몇날 몇일을 그 그릇을 껴안고 울고 또 울었다. 그리고 불현 듯 떠오른 생각이 있었다. 어머니가 남긴 이 밥그릇과 국그릇, 그리고 쟁반이며 국자, 수저에다 어머니의 이야기를 그려보자는 쌩뚱맞은 생각이 스쳤다. 뭐, 까짓거 해보지. 모두들 버리자는 것을 다시 거둬들여 켜켜이 정리하고 식당으로 사용하던 집을 작업실 삼아 그림을 그렸다. 그렇게 해서 국그룻과 밥그릇, 그리고 손님들이 음식이 나올 때까지 치고 놀았던 화투짝 뒷면이 캔버스가 되어 어머니의 스토리를 담아냈다. 도저히 놓을 수 없었던 어머니에 대한 그리운 정이 거기에 고스란히 담겨졌다. 어머니의 이야기가 그림으로 형상화된 것이다. 사실, 아서 단토식으로 하자면 거기에 뭔 짓(?)을 하지 않고 그대로 전시장에 끄집어 내어 전시를 해도 작품이 된다. 그러나 류미숙은 평소 했던 붓질을 거기에 입혀 어머니의 인생을 그려넣었다. 어머니의 이야기를 더욱 분명히 형상화시킨 것이다. 굉장히 친절한 작가임에 틀림없다. 그 친절성이 또 작가를 괴롭혔다. 밥그릇 국그릇에 붓질을 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페인팅이 입혀지질 않았다. 사포로 문지르길 거의 수백번, 그제서야 물감이 안착되었다. 수없이 많은 실패를 거듭하며 밥그릇 국그릇에 그림을 그려 넣었고 그것을 또 캔버스에 연장해 이야기를 확장시켜 나갔다. 어머니가 생전에 하고 싶었던 내용들이 그림이 되어 형상화되었다. 식당에 얽매여 여행을 가지 못했던 어머니의 소망이 그림으로 표현되어 있다. 또 등산을 가고 바다 레저를 즐기는 게 그림으로 그려져 이승에서 못 다 한 소원을 그림으로 풀어주고 있다. 아버지의 이야기도 담아볼 거라는 작가 류미숙, 그의 가족에 대한 사랑이 앞으로의 작업에서 계속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광주문화재단 빛고을시민문화관장 김 영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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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10505-류미숙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