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당진 올해의 작가전

배효남 조각展

 

생(生)의 한 조각 A piece of life

 

 

 

당진문예의전당

 

2021. 3. 12(금) ▶ 2021. 3. 25(목)

충청남도 당진시 무수동 2길 25-21 | T.041-350-2911~4

 

www.dangjinart.kr

 

 

 

 

당진문화재단은 지역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역량 있는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운영하면서 2021년 당진 올해의 작가로 배효남 조각가를 선정하였다.

중견 조각가 배효남은 고향인 당진에서 오랫동안 조각가로 활동하며 그만이 가진 인생관과 자연관을 녹여낸 스케일 큰 조형작품들을 전개하고 있다. 인물과 사물에 대한 깊은 조형적 사유를 가지고 있는 그의 작업은 시간성과 삶에 대한 다양한 면모를 작업으로 이끌어 내는 흔치 않은 탁월한 조각가이다. 그의 조각 작업은 한점 한점 서사들로 가득하다. 역동적이며 섬세한 신체성의 표현과 더불어 기계에 중독된 현대성을 비판하기도 하며 숭고한 인간의 굴레와 내면을 천의 부드러운 주름들로 드러내기도 한다. 또한 작품 전반적인 곳곳에서 이야기 가득한 깃털과 알의 형상들은 원초적인 자연과 자아를 은유하며 자동차부품의 조형작업 또는 석조 작업 시리즈까지 그만의 시그니쳐 이미지로 표현하고 있다. 이 작품의 모든 연원은 자신의 유년시절부터 이어온 깊은 자신의 역사성과 때론 상흔으로 지쳐있던 자아의 치유적인 이미지로 상징되고 있는 것이다. 그의 작품에서 드러나는 상징성은 개별적인 하나의 정태적인 테마나 고정적인 의미로 해석되기보다 삶 안에서 가져온 순수함과 역동성이 내재되어 있어 모든 작업들이 각각의 테마를 가지고 있다. 배효남의 대부분의 형상들은 구상적인 형태들로 되어 있어 작품의 형태적 이미지를 감각하는 것에는 어렵지 않다. 하지만 그 속의 세세하게 들어간 함축적인 섬세한 상징적 조형들과 극명한 대비는 시각적인 것을 넘어 촉각적으로 다가와 관람자에게 색다른 경험을 보여준다.

최근 배효남의 조각은 내면에 깃든 자아성찰의 상징들을 주로 작업에 많은 기용한다. 작업노트에서도 말하듯 30대에는 만물의 척도인 인간중심의 모델링을 기본으로 인체의 해석과 물질적 형태미를 모색하였다면 40대로 넘어오면서 현재까지 자신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중심 주제로 자아에 대한 표현을 시적인 이미지로 드러내어 왔다. 특히 자아에 깃든 시간의 무수한 파편들을 깃털 형상 속에 녹이고 또 천자락으로 감싸거나 실루엣이 드러난 작업들은 자신의 내면에 흐르는 무의식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으며, 스테인레스 구나 링의 형상은 희망과 영원성을 상징하고 있다. 이렇게 그의 작업 전반에 걸친 상징성은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에 대한 서사의 한 축으로 점철되어진 표식이자 의미들이다. 이에 배효남의 작업에서 서가 깃든 상징성의 또 다른 의미는 자전적 기록에 대한 편린의 이미지들로 인생 속에서 걸어가는 구도자적인 역할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자신 안에 깊숙이 있는 절대적인 시간과 가족에 대한 애틋함에서 비롯됨을 작업 전반적인 이야기에 늘 함께한다. 작업실의 한 면에 붙여놓은 가족들의 빛바랜 사진과 시간의 추억이 담긴 드로잉들은 작업 전반적인 의미를 추측해 볼 수 있는 기표들이기도 하다. 이렇게 배효남이 고향에서 줄곧 조각 작업에 매진하며 지내온 이유도 이 자신의 깊은 시간적 상징이며 사유로서 ‘어머니로서 의 대지’를 드러내며 오랜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의미들을 각인하기 위해서이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의 주제인 <생(生)의 한 조각>은 자연과 문명이라는 거대담론에서 마주한 삶을 반추하며 미시적인 자신의 시간과 흔적에 집약된다. 특히 한편 개인사적인 서사에서 드러난 상흔은 치유의 고백으로 드러내어 감성적인 주체로 작동되기도 한다. 하여 이전의 전시와 다르게 전시장 전체를 명상적인 공간으로 연출된다. 공간속에 들어와 있는 작품들과 조우하는 관람자들에게 시적이며 느린 시간의 느낌으로 전달한다. 전시장 뜰 가장 메인작품인 <우연한 여행자 시리즈 2021> 작업은 역동적인 인체와 천의 실루엣의 돋보이는 대형작품으로 그의 존재론적 상징이 응축된 작업을 선보여 명상의 시간을 깊게 더해준다. 신화적인 이미지가 가미된 이 작품은 거대한 시간 속에 인간의 욕망과 삶의 모순이 교차하는 굴레에서 자신의 존재론을 은유하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또 다른 작업 하트 형상에 무수한 깃털이 조각된 하트형상의 작업 <LOVE IS 2021>은 전시장 바닥에 스테인리스 구와 같이 설치된 대형 깃털 작업은 원시적인 생명성과 영원성을 상징한다. 또 이는 커다란 천의 이미지에 깃털이미지로 제작된 대형작업은 그가 삶에 여러 이미지들 중 무거웠던 삶의 한편을 깃털이라는 가벼운 이미지가 바닥에 설치되어 역설적이다. 각인된 이 깃털은 그간 배효남이 제작했던 작업들 중 가장 자신을 드러낸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전시에 보여주는 배효남의 작업들은 커다란 맥락에서는, 그 자신이 '상징적 오브제이자 이미지'라고 부르기도 했던 기존의 작업들, 예를 들면 <스테인레스 구-1994>, <LOVE IS 2021>, <존재들의 향연>, <0의 개념>, <우연한 여행자-2021>, <생명력> 등과 같은 일련의 작업 에서 탐구했던 주제의 연속선상에서 이번 전시에서도 위치된다. 또 이전 전시의 특징은 자신의 작업에서 늘 상징되는 소재들과 주제의 폭을 확장하고 여전히 새로운 실험적인 출구를 모색하려는 시도를 보여주고자 한다. 이번 당진 올해의 작가 배효남의 작업들은 그의 삶의 시간의 여정을 잠시 공감의 공간으로 연출하여 보여준다. 삶의 무거운 시간들을 가벼운 깃털의 이미지로 드러내고자 한 역설은 그의 자연주의적 삶에 대한 깊은 사유로 드러낸 이미지로 다시금 사유되길 기대한다.

 

객원 큐레이터 김 복 수(화이트블럭 천안창작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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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10312-배효남 조각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