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이식 展

 

identity20-03_30호F_acrylic on canvas_2020

 

 

인사아트센터

 

2020. 7. 29(수) ▶ 2020. 8. 4(화)

Opening 2020. 7. 29(수) pm 5:30

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길 41-1 | T.02-736-1020

 

www.insaartcenter.com

 

 

identity20-01_100호F_acrylic on canvas_2020

 

 

'사라지는 것'과 '남은 것'... 그 미묘한 대립의 미학

 

하얀면을 뾰족이 뚫고 올라오는 조각같은 컬러들과 깊이를 알 수 없는 겹겹이 쌓인 하얀 붓질의 심연, 시간처럼흘러내리는 하얀 물감은 바코드가 되어 제각기 다른 이야기들을 풀어내고 있다.

 

흑과백, 화살표와 텍스트로 나뉜 두개의 상징

이질적이면서도 연결된듯한 팽팽한 대치! 두 개의 작품이 전시장을 지배하듯 우뚝 솟아 있다. 소용돌이처럼 흰 바탕을 뒤집어놓은 흑의 유선위에 난데없이 우뚝솟은 화살표와 칠흑같은 어두움을 감추 듯 끝없이 이어지는 하 얀 붓질의 반란....

작가는 지난한 작업의 시간과 공간을 채우는 영겁의 이야기들을 '아이덴티티(Identity)'라는 한 마디에 담고 있다.

전시장 전체를 둘러보아도 작가의 목소리는 '아이덴티티'라는 딱 하나의 텍스트뿐이다. 작가의 시간을 지나 작품이 된 아이덴티티는 누구의 정체성을 말하는 걸까? 생각은 꼬리를 잇고 기억을 더듬어 주변을살피게한다. 극도의외로움 뒤에 찾게되는 그 시간에 작가는 화살표로 은밀하게 커뮤니케이션 통로를 만들어 놓고 있다. 작가는 바깥 세계와의 커넥션 도구로 '화살표와 아라비아 숫자'를 선택하고 있다. 국적, 나이, 성별을 아우르며 누구나 공감할 수 있 는 화살표와 숫자는 작가의 여러 작품에 반복해서 등장하고 있다. 누구에게나 어떤 환경에서도 방향을 제시해주는 화살표와 암호 같은 숫자의 반복은 작품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생각을 끝없이 윤회 시킨다.

화면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고 있는 화살표가 정가운데 놓였더라면 극도의 긴장감은 생각의 혼란을 가중했을지 모른다. 가장자리를 지키는 화살표는 우리에게 따듯한 눈짓을 보낸다. 존재하지 않는, 관념적인 방향이더라도 화살표가 이끄는 곳을 따라가다보면 비상구가 있을 것 같은, 절박한 마음을 외부와 이어줄 통로처럼 뻗은 화살 표에서 비로소 안도할 수 있다. 끊임없는 시선에 노출되어 하루에도 몇번씩의 결정과 판단을 내리며 기기묘묘하게 하루를 보내는 현대인에게, 화살표는 구원의 손길처럼 작품 곳곳에 나타나고 있다. 형상을 지우고 마침내 자유로운 에너지를 내뿜는 작품들은 즉흥적 인 감수성으로 이어지며 작가의 격렬한 감정을 고스란히 전하고 있다. 장강대하(長江大河)처럼 흐르는 붓질, 상흔처럼 멈칫하게 만드는 작은 붓놀림, 낙서처럼 화면을 기어가는 숫자들은 리듬감 있게 다가와 분노와 환희의 순간을 제공하며 우리가 아는 기호와 숫자로 위로의 공간을 내어주고 있다. 은밀함과 욕망이 뒤엉킨 찰나 뒤에 맛보는 카타르시스처럼 선을 넘는 정서의 환기.

 

평면 회화에 깃든 무한대의 자유로움

“미리 구상하지 않고 캔버스에 앉아 의식의 흐름을 쫓는다”는 그의 작품들은 보는 이의 상상력을 무한대로 풀어놓는다. 끝없이 이어질 것 같은 유선을 따라 사각의 캠퍼스를 벗어나기도 하며, 흐르는 물감을 따라 끝없이 아래로, 화살표를 따라 무심히 그 방향을 주시하기도 한다.

캔버스 앞에서 오롯이 풀어내는 작가의 작업은 감상자에게 자유를 제공하고 있다. 산이나 하늘, 도시, 인물 등 비로소 형상을 지워낸 작품들은 감흥을 강요하지 않고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제는 당신 차례야”라고 말을 걸듯.

파블로 피카소는 '지우는 일은 모양을 바꾸고 더 보태서 아름다움을 완성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했다. 작가는 의도했든 하지 않았든 어떠한 형상이나 메시지도 떠올리지 못하게 아이콘을 지우고 있다. 전시를 할 때마다 잠재력의 방식을 달리 표출하는 작가는 의식적으로우리들 무의식 깊은곳의 욕망을 툭툭 건드린다.

 

김영남(경향신문 기획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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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이식 | Moon Lee Sik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및 동대학원 석·박사수료

 

개인전 | 8회 | 인사아트센터, 인사아트플라자, 디아트, 경향신문, KBS, 용인송담대학교

 

초대전 및 단체전 | 250여회 | 서울(대한민국 미술대전 초대작가전) | 광주디자인비엔날레 | 용인, 부천, 미국, 중국, 일본, 캐나다, 이탈리아, 독일,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등

 

심사·운영 | 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위원 및 운영위원 | 경기디자인대전 심사위원 및 운영위원 | 커뮤니케이션 국제공모전 심사위원 및 운영위원 | 한국상품디자인학회 국제공모전 심사위원 및 운영위원 | 각종 조형물 미술장식 환경조형 등 심사 및 심의 50여회 역임

 

수상 | 대한민국 미술대전 - 우수상, 특선 등 | 지도교수상 5회 (커뮤니케이션 국제공모전) | 지도자상 (한국상품디자인학회)

 

현재 | 대한민국미술대전 초대작가 | 한국미술협회 자문위원 | 한국상품디자인학회 부회장 | 경기미술인회 자문위원 | 용인송담대학교 시각디자인과 교수

 

E-mail | moon@ysc.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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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00729-문이식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