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박태영 展

 

beautiful life

 

꽃 같은 날들 1_130.3x130.3cm_oil on canvas

 

 

갤러리 라메르

 

2020. 7. 8(수) ▶ 2020. 7. 14(화)

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5길 26, 홍익빌딩 | T.02-730-5454

 

www.galleryLAMER.com

 

 

꽃 같은 날들 2_130.3x97.0cm_oil on canvas

 

 

박태영의 조형세계

밝고 맑으며 경쾌한 색채이미지와 세련된 형태미

 

꽃과 여인은 아름다움의 대명사이다. 흔히 꽃을 여인에 비유하는 데서 알 수 있듯이 꽃이나 여인은 태생적으로 아름답다. 그러기에 적지 않은 화가들이 이를 소재 및 대상으로 하여 실제에 육박하거나 또는 실제보다도 더 아름답게 묘사한다. 눈에 보이는 사실을 가감 없이 그대로 재현할지라도 실제보다 미화될 수 있는 것은 물감이라는 재료와 함께 작가의 심미적인 감각이 개입되는 까닭이다. 이처럼 재현적인 그림은 실제를 빙자하되 승화된 현실로서의 조형적인 가치, 즉 회화적인 이상미를 구현하는 데 목표를 둔다. 그림 속에 표현된 조형미는 인간의 감정을 비등시키는가 하면 순화시키는 기능을 한다. 다시 말해 그림에 표현된 조형미는 현실을 초월하는 꿈과 이상의 세계로 유도하는 것이다. 거기는 당연히 인간의 마음을 움직이는 감동이 자리하고 있어야 한다.

박태영의 작업을 보면 그가 추구하는 회화적인 이상이 무엇인가를 가늠할 수 있다. 인물화건 정물화건 그의 작품을 보는 순간 아름답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색채 조합 및 대비 물론이려니와 형태감각 그리고 구성은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명료하게 부각시키는데 모아진다. 작품에서 풍기는 첫인상은 밝고 맑고 경쾌하며 쾌적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이다. 꽃과 여인을 소재로 하는 그림이야 주변에서 흔치 않게 볼 수 있으나 그의 그림이 유독 더 아름다워 보이는 까닭은 우선 밝고 맑은 색채이미지 때문이다. 그가 선택하고 조합해낸 색채의 아름다움은 순전히 그 자신만의 개별적인 미적 감수성의 소산임이 분명하다.

색채이미지에서 느끼는 이러한 인상은 세상에 대한 긍정의 산물일 터이다. 누구나 의도적으로 밝고 아름답게 그릴 수는 있겠지만 타고난 감수성에 의한 표현과는 차이가 있게 마련이다. 색채이미지가 발현하는 시각적인 즐거움은 그림의 전체적인 인상과 결부된다. 그러한 인상의 원천은 작가적인 순수한 표현감정에 있다. 일부러 아름답게 꾸미려한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라는 뜻이다. 세상은 아름답고 살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라는 자기긍정에 이끌릴 때 아름다운 색채 및 형태가 만들어진다. 밝고 맑으며 순수하고 순정한 색채이미지는 타고난 성정과 연관성이 있다는 얘기다.

그의 작품을 구성하는 소재 및 대상이 가지고 있는 자연적인 아름다움은 회화적인 이미지로 변환하는 과정에서 더욱 증폭된다. 색채조합이 그러하거니와 실제에 살짝 미치지 못하는 형태미 그리고 조화로운 구성을 이끌어가는 조형감각은 그에게 가장 큰 무기인지 모른다. 인물이나 정물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이러한 조형적인 특징은 감상자의 감정을 고조시킨다. 감동이라는 이름의 감정이입을 유도하는 요소로 작용하는 것이다.

꽃과 여인을 소재로 하는 인물화는 실내풍경과 실외풍경이 함께 한다. 인물과 실내정경 또는 인물과 자연풍경의 조합은 스토리를 형성한다. 단지 꽃과 여인의 아름다움을 찬미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가 있는 그림으로서의 가치를 염두에 둔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이야기는 작품의 내용이다. 단지 꽃이나 여인의 아름다움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그림 속에서 일상적인 삶의 단편을 찾아보게 되는 것이다. 꽃병이나 화분의 꽃들이 놓여 있는 실내에서 의자나 바닥에 앉아있는 여인의 모습은 일상적인 삶의 한 장면이다. 일을 하다 잠시 휴식을 취하 는 상황이다. 이처럼 일상적인 삶에서 일어나는 한 순간의 포착한다.

실내풍경과 여인을 중심으로 하는 인물화는 밝고 맑으며 화사한 색채이미지가 단박에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는 실내 가득히 넘치는 빛의 효과이다. 창을 통해 들어오는 자연광에 의한 빛이 아니라 실내등의 조도를 한껏 높인 빛이다. 빛이 충만한 실내에서 자리하는 꽃과 여인의 모습은 순색에 가까운 색채이미지에 의해 더욱 아름답게 보인다. 적어도 그림 속의 인상만으로는 이처럼 순수하고 순정한 세상이 또 있을까싶다.  

순수하고 순정한 시각적인 인상은 원색의 색가를 살짝 낮춘 채색기법에 기인한다. 언뜻 보아서는 원색적인 색채이미지가 주도하는 듯싶지만 실제로는 순색의 톤을 낮춘 중간색의 존재감이 떠 뚜렷하다. 달리 말하면 순화된 원색이라고 할 수 있다. 시각을 자극할만한 강렬한 원색의 발색을 슬며시 낮춤으로써 전체적인 색채의 조합 및 배치는 되레 색채이미지를 더욱 상승시키는 효과가 있다. 그러기에 원색처럼 자극적이거나 자칫 난하게 보일 수도 있는 위험에서 벗어나 있다. 오히려 순정하고 순결하게 보일 정도이다. 밝은 원색적인 색채 대신에 무채색 계열의 색채를 중심으로 한 작품의 경우에도 어둡고 무겁다거나 침울한 분위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한마디로 밝고 어두움, 또는 유채색과 무채색 구분 없이 전체적으로 색채이미지를 밝고 맑게 표현하고 있다.

 

 

꽃처럼_130.3x80.3cm_oil on canvas

 

 

인물화는 모두 젊고 아름다운 여성이 모델이다. 그러나 전형적인 미인상이라고는 할 수 없는 보편적인 여성의 모습에 가깝다. 주변에서 찾기 어렵지 않은, 일상적인 삶의 공간에서 만날 수 있는 누이나 동생과 같은 친근한 인상의 여성이다. 어쩌면 인물화임에도 불구하고 그림과 마주하는 순간 여인의 존재보다는 먼저 색채이미지에 시선이 끌리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으리라.

이처럼 보편적인 여성상을 모델로 하는 것은 인물보다는 전체적인 조화의 미를 겨냥하고 있음을 말하려는 것은 아닐까. 인물 중심의 인물화임에도 인물에 시선이 머물지 않는 것은 자연스러운 포즈와도 관계가 있다. 머리 모양이나 옷차림이 일상적인 수수함이 다른 소재와 마찬가지로 화면에 녹아들기 때문이지 싶다. 모델의 존재를 부각시키는 포즈가 아니라 실내정경 그 일부로서의 이미지에 합당한 포즈인 것이다. 그러기에 소재마다 골고루 시선을 분산시키면서 최종적으로 전체를 하나의 이미지로 통합하는 조화의 미가 돋보인다.

그의 남다른 미적 감각은 정물화에서도 잘 드러난다. 정물화에서는 꽃이 중심이다. 실내 또는 탁자 위에 놓인 꽃병을 소재로 하는 경우가 대다수를 차지하는데, 소재의 배치 및 구성이 깔끔하다. 무엇보다도 꽃과 화병 그리고 도자기나 컵 등 일상적인 생활기물을 적절히 배치하는 구성은 매우 안정적이다. 간결하면서도 기품이 느껴지는 소재 배치 및 구성 그리고 아름다운 색채배열은 시각적인 즐거움과 함께 고상하다는 인상을 안겨준다.

정물 역시 아름다운 색채이미지가 주도하는 상황이어서 특유의 밝고 맑고 깨끗한 시각적인 이미지를 연출한다. 극사실적인 묘사기법을 적절히 벗어나면서도 사실적인 느낌을 그대로 살린다. 즉 세부묘사를 지양하여 소재가 가지고 있는 형태미를 부추기는 방식의 형태감각은 시각적인 부담이 없다. 사실적인 형태에 가깝지만 세부묘사를 생략함으로써 단정한 이미지로 다가온다. 특히 소재와 배경과의 색채대비 및 조화가 아름답다. 뿐만 아니라 도회지적인 세련된 형태미를 찾아내는 미적 감각은 새삼 회화적인 아름다움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일깨워준다.

정물에서 소재가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을 더욱 명쾌하고 선명히 드러내기 위해 배경을 어둡게 설정하는 작품도 있다. 검정색 계열의 어두운 색채에 유기적인 형태의 추상적인 이미지를 도입함으로써 표정을 부여한다. 유기적인 이미지로 채워진 어두운 배경과의 대비는 꽃의 아름다움이 더욱 강조된다. 이로써 밝은 원색의 꽃과 화병은 어두운 배경에 의해 한층 발랄하고 생기 넘치는 분위기를 조성한다. 색채대비가 만들어내는 조형적인 아름다움을 극대화시키는 작업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정물 가운데 실내와 실외를 하나로 연결시키는 독특한 구도의 작품도 시선을 끈다. 탁자 위에 놓인 꽃병 뒤쪽으로 바깥 풍경을 배치하는 방식이다. 실내와 실외가 하나의 화면에 존재하는 셈인데, 거리감 및 공간적인 깊이가 확장됨으로써 개방적인 분위기와 생동감이 커진다. 여기에서는 창을 통해 들어오는 자연광을 보다 효과적으로 응용한다. 빛과 음영의 대비는 색채대비와 마찬가지로 조형적인 요소로 작용하는 것이다. 실내와 실외를 구분하는 경계가 존재하지 않는 듯싶은 통합된 조형공간이 형성된다. 일반적으로 실내와 실외를 하나의 화면에 놓을 경우 대체로 창문이라는 매개가 설정되기 십상이다. 이에 반해 그는 창문이라는 매개물을 설정하지 않음으로써 실내와 실외가 한통속이 되는 조형공간을 가능케 한다.

이번 전시는 첫 서울나들이가 된다. 그래서 여러 면에서 고민하고 신경을 쓴 흔적이 역력하다. 전체적으로 이전 작품보다 밝고 아름다운 색채조합 및 대비 그리고 조화를 중시한 것도 그 가운데 하나이다. 더불어 작품 숫자와 크기 그리고 인물화와 정물화의 배분 등 여러 모로 감상자를 의식한 전시계획을 마련했다. 여기에다 50호 이상의 대작 대다수가 인물화라는 데서 알 수 있듯이 인물화 작가로서 인정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목표를 숨기지 않았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서울전시회는 지역작가로서의 틀에서 벗어나 중앙화단으로 진출하는 계기가 되리라 의심치 않는다.

 

신항섭(미술평론가)

 

 

생각_130.3x130.3cm_oil on canvas

 

 

아침 9_130.3x97.0cm_oil on canvas

 

 

여름...그리고_162.2x97.0cm_oil on canvas

 

 

여인의향기 1_130.3x130.3cm_oil on canvas

 

 

여인의향기 2_130.3x130.3cm_oil on canvas

 

 

 

 

 
 

박태영

 

개인전 | 12회 (서울,대전)

 

아트페어 | 구상미술대제전(한가람미술관) | 아트서울(한가람미술관) | 아트부산(백스코) | 대전국제아트쇼(대전무역전시관)

 

단체 및 기획전 | 대전광역시 초대작가전 | 보문미술대전 초대작가전 | 대전미술교류전 | 한남 회화전 | 심향맥전 | 대전 미술제 | 중구를 이끌어가는 아티스트전 | 현대화랑 초대전 | 봄 갤러리 개관 초대전 | 울산 구상 초대전 | 타임월드 갤러리 수채화 초대전 등 200여회

 

수상 | 대전광역시 미술대전 최우수상및연특선 3회 | 보문미술대전 종합대상 | 안견미술대전 최우수상 | 한유회전 우수상 | 대한민국미술대전

 

작품소장처 | 국립현충원 | 특허법원 | 대전 중앙초등학교

 

심사 및 운영위원 | 대전광역시 미술대전 | 경기미술대전 | 서라벌 미술대전 | 정수미술대전 | 도솔미술대전 | 모란현대미술대전 | 여성미술대전 | 보문미술대전 | 충남건축공공디자인 문화제

 

현재 | 한국 미술협회 회원 | 대전광역시 초대작가 | 대전시민대학.서구문화원출강

 

 
 

* 전시메일에 등록된 모든 이미지와 글은 작가와 필자에게 저작권이 있습니다. *

vol.20200708-박태영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