콰야 展

 

어딘가 푸른 빛을 한 남자의 초상 A Portrait of Man with a Hint of Bluish Color of His Face_2018

 

 

2GIL29 GALLERY

 

2020. 6. 13(토) ▶ 2020. 7. 17(금)

서울특별시 강남구 강남대로158길 35 | T.02-6203-2015

 

www.2gil29gallery.com

 

 

늦은시간의 잠 A Sleep at Late Night

 

 

Ordinary people

이길이구 갤러리는 오는 6 월 13 부터 7 월 17 까지 아티스트 콰야(B.1991)의 개인전을 선보인다. 코로나19로 우리 사회의 평범한 일상들 그리고 관계들에 대한 인식의 틀이 바뀌고 있는 가운데, 진정 소중한 것들에 대하여 생각해 본다. ‘일상’, ‘보통의’, ‘평범함’ 이 더욱 소중하게 다가오는 시간을 보내고 있음은 분명한 현재의 사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시간 우리는 보통의 사람들의 일상을 담담하게 그려내는 일상의 기록들을 보여주고 있는 작가 콰야의 전시를 마련한다.

작가는 매일매일 일기를 쓰듯 그림을 그린다. 내면에 기록된 파편화된 정보들은 직관이 포착해낸 표상(表象)적 이미지들을 통해 대상성을 회복하고 새로운 형상으로 제시된다. 그는 그의 작업을 ‘무수히 많은 조각들을 엮으면 하나의 이미지가 되듯이, 하나는 정적이고 소극적이나 둘이 되고 셋이 되면 동적인 흐름이 생기게’ 되는 과정이라며, ‘한 발짝 떨어져 모인 조각을 한 눈에 바라봐도 나름의 의미를 가진다고생각한다.’고 밝힌바 있다. 그는 예술가로서 활발히 활동하며 다듬어지지 않은 거칠고 자유분방한 필치로 그만의 독특한 작품 세계를 펼쳐 큰 호평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인디밴드 잔나비의 앨범 커버 재킷 작업 및 여러 커머셜 프로젝트에서 왕성하게 활약하며 더욱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2019년 지난 전시에도 거의 완판 되는 쾌거를 이루는 등 불황기의 미술시장에 활기를 불어 넣으며 최근 미술계에서 제일 주목받는 신진 작가 중 한 명으로 손꼽히고 있다. 그는 이번 이길이구 갤러리에서 신작을 통해 그만의 새로운 이야기를 선사하며, 한단계 성장한 작품세계를 선보인다. 콰야 작가의 작업은 적막한 밤을 적시는 푸른 달빛 같다. 작렬하며 곧 발화 될 것 같은 위태로운 한낮의 태양이 아닌 은은히 발광하는 달을 닮았다. 이는 그의 작업이 발산하고 소멸 돼버릴 순간의 정념을 담은 것이 아니라, 사색의 시간 속에서 채집된 작가의 내밀한 이야기를 담았기 때문이다. 밤을 지나는 시간, ‘과야(過夜)’와 조용한 탐색 ‘Quiet, Quest’의 머리글자 Q에서 얻어진 ‘콰야’라는 이름처럼 그의 작업은 침묵과 고독의 밤이 담겨 있다. 그는 본인의 작업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이번 이길이구 갤러리에서의 그의 작업들은 파울 클레가 언급했던 예술의 정신에 대한 구절을 떠올리게 한다. “예술은 보이는 것을 재현하는게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한다.” 그는 미시 지각적 신호가 되는 강렬한 색을 배치시켜 현실과 동떨어진 감각의 세계로 인도하며, 표정을 읽을 수 없는 몽환적인 표정을 띤 인물들을 통해 감상자의 비자발적 기억을 소환한다. 그렇기에 그의 작업은 무수히 많은기호로 이루어진 코드화된 암호와도 흡사하다. 그의 감각적 기호들은 보는 이의 사유를 자극하고, 이는 들뢰즈가 언급한 “시간의 새로운 구조”를 보여주는 과정이며 잃어버린 시간을 거슬러 오를 수 있는 동력이 된다. 그런 부분에서 콰야 작가는 예술의 근원적인 의미에 대해생각해보게 한다. 어쩌면 예술의 과제는 반복되는 일상 속에 예술을 담아, 제한적인 경험이 제공하는 지각의 사슬을 끊고 확장된 사유와잃어버린 사색의 세계로 우리를 이끌어 가는 것일 것이다. 그러나 예술은 세상의 틀을 깨버리는 혁명이 아닌가. 우리는 예술을 통해 확장된 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 소개되는 그의 작품들은 관람자를 무한한 증식과 창조를 거듭하는 사색의 세계로 안내하며 새로운 지각 세계를 열어주고 있다. 이것은 일상의 장면을 개별적 창조의 장으로 변모 시킨다. 그것이 콰야 작가의 그림이 가지는 힘이며 더불어 현대미술이 가야할 방향성이 아닐까. 가장 밝은 곳에 가장 짙은 어둠이 드리 울 수 밖에 없듯이, 빛나는 창작을 위해 수많은 밤을 지나오며 성장한 예술가 콰야는 그의 이름 속에 그 모든 진실의 시간을 담고 있다. 어쩌면 그는 소중한 것들을 상실하고 있는 우리에게 오늘도 깊은 밤을 지나 희망을 주는 작업으로 그림을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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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00613-콰야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