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윤 展

 

중얼중얼

 

 

 

플레이스막1

 

2020. 5. 9(토) ▶ 2020. 5. 28(목)

서울특별시 마포구 성미산로 198

 

www.placemak.com

 

 

의도치 않은 해피페이스_335x210mm_mixed media_2020

 

 

엄마 아빠의 병실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창문을 통해 보이는 바깥의 세상은 참 다른 세계같이 느껴졌다. 비슷한 색을 가진 병실 안과 달리 뿌연 미세먼지를 배경으로 보이는 창 너머의 세상은 이런저런 사람들의 세상이 가득 차 보였다. 고요한 병실 안에 제한된 나의 세상은 창밖 세상의 이야기를 제멋대로 만들어내고 그곳의 누군가 또한 만들며 그들 삶의 이야기를 지어냈다. 이 상상의 누군가는 창밖에 존재함에도 나의 일상이 매우 많이 묻어있다. 내 일상의 이야기와 생각이 듬뿍 묻은 채로 바깥세상을 살아가는 이 상상의 누군가는 유쾌한 외면과 따듯한 질감, 그리고 아기자기한 색감으로 곱게 포장된 일상의 씁쓸함일지도 모르겠다.

이 누군가는 ‘아 눈떴네’ 하고 하루를 시작하는 태도로 피치 못하게 이어가는 일상을 살아가는데 그만의 현실을 이어가는 진지함을 얼토당토않은 태도로 내비치며 스스로를 방어한다.

이들의 이야기는 내가 살아가는 일상에서 불현듯 떠오르곤 하는데, 아무것도 해내지 못한 하루를 마친 다음 날 따듯하게 쏟아져 내리는 아침 햇살에 눈뜨고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던 시간에 떠오른 ‘이 노인’의 이야기처럼 진짜 나만의 현실을 살아가는 나의 일상에서 문득, ‘어?’ 하고 떠오르는 누군가의 이야기를 메모하고 그 이야기를 하는 누군가를 상상하곤 한다. 때로는 반대의 순서로 현실을 살아갈 누군가의 외형이 떠오르고 이 이는 어떤 이야기를 할까? 어떤 이야기를 가지고 살고 있을까? 왜 이런 모습을 가졌을까? 어떤 태도로 살아가기에 이런 모습일까? 하고 그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고 파고들어 이야기를 만들어내곤 한다.

그들은 진짜 내 현실의 미세먼지 색감과는 반대로 알록달록함을 가득 품은 펠트라는 보드랍고 장난스러운 질감으로 표현되는데 이는 아기자기한 물감을 다루는 것 같은 느낌을 주곤 한다. 마치 알록달록한 물감으로 드로잉 하는 것처럼 가짜 현실의 인물들을 그려나가듯 손으로 자르고 만들어지는 누군가가 나의 현실에 만들어져 나오는 것이다.

 

 

우락부락이_400x300mm_mixed media_2020

 

 

일생일대의 순간 영 좋지 못한 위치선정_255x135mm_mixed media_2020

 

 

육젖이_270x260mm_mixed media_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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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00509-유재윤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