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영 展

 

From Eden

 

 

 

갤러리 일호

 

2020. 5. 6(수) ▶ 2020. 5. 12(화)

서울특별시 종로구 삼청로 127-2 | T.02-6014-6677

 

www.galleryilh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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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밤잠을 설칠정도로 좋아하던 동화책이 있었다.
그 책에 나오는 벚나무 골짜기는 어른이 되어서도
내겐 오래도록 남아있는 낙원에 대한 향수였다.

몇 년전 가족 여행으로 아프리카 세렝게티를 다녀왔다.
며칠을 머물며 한것이라고는 넓은 초원을 누비고 다닌 것 밖에 없는데도
마주했던 대지, 그 안을 누리는 모든 생명들에 순간 순간 울컥했던 기억은
아직까지도 생생히 살아 있는 듯하다.
이후 자연과 인간과 동물의 유쾌한 공존을 동화적 언어로 풀어 나가는 작업을
Jambo mambo (스와힐리어로 안녕) 시리즈로 이어가고 있다.
긴 여행도 아니었고 내가 맛보았던 건 아프리카 한 조각일 뿐인데
이토록 오랜 감동과 즐거움이 내게서 떠나지 않는 것은
아마도 어릴적 꿈꾸었던 낙원을 그 초원에서 느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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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전 한 영상을 보았다.
초원의 사자가 엄마 잃은 어린 사슴을 보듬어 주고 있는 그 장면은 큰 감동이었다.
그리고 지금, 인간의 모든 움직임이 정지된 세상에서
야생 동물들이 자유롭게 활보하고 있는 사진 하나를 보며
새삼 지구가 이리도 아름다웠나 더없이 맑아진 하늘을 보며
내가, 우리가 잃어버리고 망가뜨려버린 태초의 낙원을 생각하게 되었다.

태초의 그곳과 삶 이후의 그곳은 참 닮아있으리라 상상을 해본다.
내 손바닥안에서 노니는 나의 그림속에서만은
자연과 인간과 동물, 모든 생명이 함께 아이처럼 뛰놀며 회복되는
어여삐 공존하는 그런 세상이길
오늘, 나의 낙원 혹은 천국을 기록해 본다.

The wolf will live with lamb
the leopard will lie down with the goat,
the calf and the lion and the yearling together and a little child will lead them.

 

Isaiah 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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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00506-안나영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