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설 展

 

덤불숲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2020. 2. 6(목) ▶ 2020. 2. 16(일)

충청북도 청주시 상당구 용암로 55 | T.043-201-4057

 

https://cmoa.cheongju.go.kr

 

 

대낮에도 덤불이 우거져 햇볕, 달빛이 잘 통하지 않고 공기가 습하고 캄캄하다. 어디서 온 건지 근본을 알 수 없는 나무들이 무성 지게 모여 있다. 또한 풀, 나무, 덩굴이 한데 엉켜있다. 속내를 보여주고 싶지 않듯이 사람 속내처럼 감춰 캄캄한 덤불숲. 그러나 감출 생각이 없다. 뿌리 하나하나 지면 위로 솟아오르고, 몸통에는 마치 사람 마음을 갈기갈기 만들어진 것처럼 갈라지는 어떤 상처가 있는지 보여준다.

덤불숲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없게 만드는 모호함을 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또한 익명도 보장해주는 것 같은 비밀스러움. 우리는 자신의 익명성을 지켜내기 위해 정체성의 상실과 그로 이한 고독을 자발적으로 받아들인다. 그러나 받아들이지 않는다. 정체성을 받아들이면 자아는 소외되지만 반대로 그것을 거부한다면 자아는 파괴될 수도 있다. 거부하면 ‘나’는 흩어지고, 수용하면 ‘나’는 타자의 삶을 반복한다.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는 ‘나’는 덤불숲에 흩어지기도 하고 얽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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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00206-김은설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