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상필 展

 

WISH

 

WISH 1902-2_DO SANG PILL_Steel, Neon_2500x2900x3700mm_Installation_2019

 

 

BILLY WORKS ART & STUDIO

 

2019. 12. 15(일) ▶ 2020. 2. 2(일)

Opening 2020. 1. 17(금) pm 7

대구광역시 북구 고성북로 10길 41 (고성동 3가) | T.053-351-0302

전시문의 | 디렉터 이지수 (010-3432-3574)

 

 

WISH 1907_DO SANG PILL_Steel, Neon, Concrete, Acrylic_1200x1200x900mm_Installation_2019

 

 

WISH

 

무언가를 소망할때에 통속적으로 정해져있는 종교적 규율의 굴레를 벗어나 누구나 작은 촛불을 켜고 두 손을 모으며 눈을 지긋이 감으면서 먼 우주에게 속삭이듯 우리의 바램을 읊조리는 경험이 살면서 한번은 있지 않을까싶다.

그러한 형태의 움직임을 통한 소망에서 작은 빛이 가진 강력한 힘은 무엇일까.

그것은 각자가 소망하는 염원을 빛에 실어 초자연적인 힘에게 비는 것이 아닐까.

소망을 비는 형태에서 빛이라는 것은 보이지 않는 염원(念願)을 하나의 집약체로 표현하고 일렁이는 빛의 움직임처럼 소원하는 염원의 정신을 빛으로써 눈에 보이며 그리고 그것이 눈앞에 보인다는 것에 안도하는 것 일테다. 그것은 곧 실체가 없는 에너지를 실체가 보이는 에너지에 투영하며 그 자체의 퍼포먼스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를 믿고 시간을 태우는 행위를 하는 것이다.

 

작가는 이러한 염원의 에너지를 네온이라는 화학적 빛의 요소와 유리와 거울의 물질적 형태로 작품을 표현하였다.

네온이라는 화학적인 반응을 통한 조색으로 색표현을 구성하는 요소를 사용하고 유리와 거울의 비침과 반복의 특징을 이용한 재료적 특성으로 물질적 형태를 접목하여 집약적이고 직접적인 기술력을 작품에 대한 철학적 이상향으로 표현하였다. 예술에 대한 기술력과 철학적 요소를 함께 작업하기란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는 작업을 하는 모든 이가 통감할 수 있는 사항일 것이다. 또한 기획자에게도 특별한 장르에서 전시 설치때까지 작품이 완성되지 않은 작가의 예술작품에 대한 깊이를 기획할 때에 결과물, 즉 작품의 철학적 고뇌와 기술력에 대한 균형있는 형태를 다룬다는 것은 그 완성도에 따라 전시의 퀄리티가 달라질 수 있음을 예상하고 각자의 상상 속에서 어떠한 작품이 나올지에 대한 믿음이 확고하지 않다면 전시를 진행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한 어려운 시도를 도상필 작가는 몇십년동안의 오랜 기술력과 작품에 대한 열망을 염원하며 작품으로 승화시켰고 기획자로써는 작가의 신념에 대한 믿음을 다시 한번 더 호연지기(浩然之氣) 하였다.

 

작가는 작품으로써 네온 빛의 장식적인 형태가 아닌 사회와 반사회의 통념(通念)을 꼬집어 나타낸다.

색(色)으로 이야기해보자. 붉은 색. 아주 곱고 새뜻하게 붉은 새붉은 색이다.

핏기어린 선붉은 빛을 내뿜는 역삼각형 작품. 사각형 윗면과 삼각형 변의 교합, 그리고 그것이 원형의 테이블에 올려져 있는 작품을 이야기해보자. 이 작품은 피라미드 형태를 거꾸로 뒤집어서 마치 윗면이 사각형 테이블처럼 표현되어있다. 이는 사회적 구조층을 조롱하듯 피라미드의 조형적인 균형을 뒤집어버린 작가 특유의 위트이다. 사회적 약자를 받치고 있는 구조층의 가장 하위 기둥은 부서지고 으깨어 만든 시멘트 덩어리와 철골이라는 무겁고 다듬어지지 않은 날것으로 표현되어있다. 구조의 받침을 해야 할 역할인 그 시멘트 덩어리는 뒤집어 지며 가장 위의 변(邊)에서 가장 아래에 응집되어 위치한 상위층이 그것을 포함한 모든 사회층을 힘겹게 떠받들고 있는 형태가 되어버렸다. 작가는 당연시되어 있는 사회적 약자들과 그 보다 더 아래에 기반이 되어있는 사회적 시스템의 기둥까지도 부의 축척으로 우위되어 있는 상위의 권력층이 결국 책임을 지고 사회 전체를 버텨내야하는 구조로 변할 것이라고 꼬집고 있는 것이다. 선명하게 붉은 빛을 내는 피라미드 안의 네온은 욕망이 혼재되어있는 사회에 대한 비판과 조롱을 극화시킨다. 이 작품은 형태로써 주는 안정감을 사각형, 삼각형, 그리고 모든 형태를 아우르는 원으로써 포옹하고 있다. 기본적인 도형에서 오는 단순함을 작품에 접목시켜 기교없는 명료한 메세지를 전한다.

 

 

WISH 1906-2_DO SANG PILL_Steel, Glass_2700x2200mm_Installation_2019

 

 

또 다른 작품인 자전거 안장과 폐달을 함께 설치한 붉은 색의 커다란 원형의 작품을 보자. 이 작품은 붉은 욕망으로 가득찬 지구를 표현하였다. 붉은 원의 맞은편에 설치된 안장에 올라 패달을 밟으면 전력이 동력되어 원 안에 또다른 굴레로 파란색의 불이 켜지며 붉은 빛과 파란빛이 함께 공존한다. 그냥 몇번 패달을 굴려서는 파란빛이 켜지지 않는다. 힘있게 페달을 굴러야지만 전력기가 전환되며 붉은 빛과 파란빛의 지구로 혼합된다. 이처럼 붉은 빛과 파란빛의 네온의 변화로 작가는 관객들에게 하고픈 메세지를 직접 참여하도록하고 소통하고자 시도한다.

 

작가가 표현한 다른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자.

도롱뇽이다. 유리공예와 네온의 표현이다.

도롱뇽은 청정한 환경을 선호하며 실제로 깨끗한 수질인 곳에서 발견된다. 또한 자기재생능력이 뛰어나 신체의 절단과 재생을 자유자재로 선택하는 양서류이다. 이러한 특징은 작가가 작품을 표현하는 방식과 닮아 있다. 자연이 주는 감사함을 알고 작품을 대할때에 변화무쌍한 태도로 도전하고 싶은 작가의 인격과 작품의 객체가 함께 맞닿아 있는 것이다. 작가는 전시를 위하여 도롱뇽 160여 마리를 많은 시간을 들여 모두 수(手)작업으로 제작하였다. 얇은 유리막의 형태는 파충류 특유의 표면의 매끈함이 표현되어 있고 실로 섬세하게 작업되었을 네 다리가 잘 발달되어있고 눈에 띄도록 긴 발가락을 가지고 있다. 특히나 도상필 작가의 도롱뇽은 한국 토종 도롱뇽의 특징인 눈이 튀어 나와있고 주둥이가 둥글다. 신체적인 특징과 함께 눈여겨 볼 점은 도롱뇽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봄을 알리는 개구리보다도 일찍 알을 낳는다는 것이다. 누구보다도 먼저 봄을 준비하는 양서류이다. 필자는 전시를 기획하며 작가의 작품세계가 도롱뇽의 봄을 깨우는 성실함과 청정한 환경에 서식하는 순수함, 그리고 절단과 재생의 변동(變動)처럼 작품에 대한 확장의 영역이 무궁무진함을 알 수 있었다.

 

그렇게 장고(長考)의 노력으로 표현된 행위로 나타낸 작가의 작품은 대중과 소통되어지고 빛의 잔상으로 여운을 남긴다.

 

작가의 사고와 철학의 고민이 공간에서 표현되었다. 기획을 하며 다양한 관객층이 오고가는 대중적인 공간에서 자유롭게 관람하고 상상하고 음미할 수 있도록 설명과 장식은 최대한 배재하였다. 작가가 내면의 이야기를 표현할때에 격양되지 않고 군더더기 없이 있는 그대로 담백하게 표현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작품의 방향을 제시하였다. 작가가 전하고자하는 진솔한 소망이 관객들에게 담백하게 전달되기를 바랬고 무엇보다 작가 스스로가 그 소망에 집중하여 하나의 불꽃을 켜고 시간을 태우는 염원을 갖는 경험을 갖는 기회가 되기를 바랬다.

 

작가의 정신적 중심의 매개체인 비천상(飛天像)을 보며 ‘WISH’라는 전시 제목을 정하게 되었고 작품을 경험하며 전시를 기획한 나와 작품을 완성한 작가의 오랜 고뇌로 보다 많은 이들에게 각자의 빛을 켤 수 있는 경험을 갖게 되길 진심으로 염원한다.

 

Art Director Anouk

 

 

WISH 1008_DO SANG PILL_Neon, Wood_2000x2500mm_Installation_2019

 

 

WISH

 

Anyone would have had experienced chanting his or her wish at least once as if to whisper to the faraway universe with a small candle held in the hands and eyes gently closed, staying away from the cliched religious disciplines upon wishing for something.

 

What would be the power of a small light found in a wish through its movement? It would be to wish or pray to the supernatural power with a yearning on board the light.

 

A light – in the act of praying for one’s wish – would symbolize a core of an invisible wish, giving a sense of relief and reassurance for being able to see it before one’s eyes as the spirit of wish as in the swirling movement of light. It is an act of projecting the formless energy onto an energy with a visible form, and trusting the energy coming out of its performance and burning the time.

 

The artist Do Sang Pill expresses such an energy of wish through the neon light – the chemical element of light – and the physical forms of glass and mirror.

 

It is not easy to express condensed and direct expertise through one’s philosophical ideal on works by using elements that form chromatic expression through the neon, or color matching through chemical reactions, and applying physical forms with materialistic properties using the characteristics of transparency and repetition of the glass and mirror. Any artist would easily understand how difficult it is to work on both technical expertise on art and philosophical elements in art. Moreover, for me as the curator, upon curating the depth of the works of the artist that are not completed until the point of installation in a special genre and dealing with philosophical contemplation and technicality in the works would make it difficult to curate the show without expecting that such an act would determine the quality of the exhibition, and without a firm belief in what works in Do’s imagination would come out. Artist Do has made such a challenging attempt and sublimated into his works with a strong wish for technical mastery and artistic works for decades, and I as the curator tried to further reaffirm by belief in what he is committed to.

 

He points out the social and anti-social notions or conventions found in the neon light – instead of its decorative forms.

 

Let’s talk about it in a color – the red, the brightly glittering reddish tone.

 

First of all, let’s delve into his work of an inverted triangle with a combination of the square top exuding sanguine red lights and triangular planes, which is placed on top of a rounded table. In the work, the top is expressed as if it was a square table by turning the pyramid form upside down. It is Do’s unique wit that broke down the figurative balance of a pyramid as if to ridicule a social structural layer. The lowest columns of the structural layer supporting the socially underprivileged are expressed as cement chunks and steel that are heavy and untrimmed. The cement chunks that are to supposedly support the structure are turned upside down to show that the highest layer located at the bottom tip from the highest line is in a form to challengingly support all social layers including the top one. Do points out that the socially underprivileged being taken for granted and the columns of the social system that is the foundation of what is even below them would transform into a structure where the upper class being superior due to the accumulation of wealth would have to take the responsibilities in sustaining the entire society. The neon within the pyramid emitting a clear red light maximizes criticism and ridicule against the society being engulfed in desires. This work embraces stability derived from forms as squares, triangles and circles that encompass all other forms. It conveys a frill-less clear message by applying the simplicity from the simple shapes to the work.

 

 

WISH_DO SANG PILL_BILLY WORKS ART & STUDIO_2019

 

 

In another work of his, it is in a big red circle installed together with a bike saddle and a pedal. The work expresses the earth filled up with red-toned desires. If one presses the pedal by stepping onto the saddle being installed opposite to the red circle, the electricity generated would power up another circle within and light up the blue for the red and blue lights to coexist. The blue light would not be turned on by pressing the pedal only several times. The generator would be on by working the pedal hard enough, and it becomes combined with the red and blue earth. Do attempts for communication with the audience by letting them take part in the act through the changes in the neon lights of red and blue.

 

There is another work of his which deserves to be spotlighted. Salamanders prefer a clean environment, and are discovered in an environment with clean water. They are amphibians that display the highest regenerative ability of self-amputation and regeneration. It is similar with the way Do expresses his works. When he approaches his works with gratitude for the nature, his character of being willing to take the challenge with kaleidoscopic attitudes and the object of his work are encountered. For the display, he spent so many hours to handcraft 160 salamanders himself. The thin glass sheets express the unique sleekness of amphibians, the four legs thoroughly woven with treads look well developed and the toes are uniquely long. Do’s salamanders, in particular, have protrusive eyeballs and rounded mouths as in native Korean ones. Another noteworthy feature is that they lay eggs earlier than frogs that we know would herald the advent of the spring season. Salamanders are the amphibians that prepare for spring more than any other species. As the curator, I could realize infinite potentials of the expandable boundaries of the work and his world of art, just like the salamanders’ diligence of heralding spring, purity of inhabiting in a clean environment and the cycle of amputation and regeneration.

 

His works represented through the act expressed through his unwavering efforts are well communicated to the audience, leaving behind the lingering images of light.

 

His thoughts and philosophical contemplation were expressed in the space. I tried to exclude explanation and decoration as much as I could for various types of spectators to freely relish and watch the works in the open public space of the gallery with boundless imagination. I suggested the directions for his works, wishing to express the works as mildly as I could without elation or frills upon expressing his inner story. Above all, I wished that the artist could focus on the very yearning, having an opportunity to embody a wish by lighting up one flame and burning the time.

 

I came to decide on the exhibition title as ‘WISH’ with an inspiration from Bi-cheon(looks of an angel on the wing) statue, a medium of Do’s psyche, and truly wish that the exhibition could serve as an experience for as many people as possible to lighten up their own light as it is the fruit of tireless endeavors of me as the curator and Do that completed all the works.

 

Art Director Anouk

 

 

 

 

 
 

도상필 | Do Sang Pill

 

E-mail | noturnmtb@hanmail.net

 

 
 

* 전시메일에 등록된 모든 이미지와 글은 작가와 필자에게 저작권이 있습니다. *

vol.20191215-도상필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