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아 展

 

Gracefully

 

Une mademoiselle moderne_116.8x91.0cm_Oil on canvas_2019

 

 

 

THE DH ART

 

2019. 10. 16(수) ▶ 2019. 10. 26(토)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위시티 2로 11번길 6-31 | T.031-965-0501

 

www.thedh.co.kr

 

 

 

Light on the wall_90.9x72.7cm_oil on canvas_2018

 

 

입술은 콧날 언저리에서 빛을 띤 채, 뒤로 젖혀진 그 얼굴들은 강물에 떠내려가는, 몇 줄 잎맥만 없다면 거의 투명해 보일, 물에 젖은 커다란 나뭇잎들처럼 기괴한 식물성을 풍겼다.(파스칼 레네. 이재형 역. 『레이스 뜨는 여자』. 2008)

 

박선아의 작업은 그녀만 있다. 화면 속 그녀는 날카로운 눈길로 카메라 렌즈와 같은 정면을 바라보지만 때로는 수줍게 시선을 외면하기도 한다. 그는 어릴 적 보았던 드라마와 영화에 등장한 여주인공처럼 자신을 동일시한다. 유명 인사를 보며 대상을 동일시하고 싶은 그는 그 장면만큼은 자신이 해야 하는 일에 완벽한 몰입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가 접했던 이미지의 한 장면을 자신의 모습으로 환원한 그의 태도는 대상을 바라보면서 욕망하는 것이 아닌, 타인을 통해 드러내는 작가 자신을 향한 사랑이기도 하다.

 

그의 사랑은 자신이 만든 세상에서 이방인 하나 없이 오로지 혼자 있는 것에서 드러난다. 하지만 외롭지 않은 그는 혼자만의 시간을 흘려보낸다. 그가 사랑하는 풍경은 자신을 사랑하는 만큼 애정이 드러난다. 이는 그가 작업을 할 때 섬세하고 투명한 붓 터치를 겹겹이 쌓아가면서 마침내 견고하지만 흐릿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음을 보여준다. 손가락으로 하나씩 만져가지만, 다치지 않게 섬세히 다듬으며 완성될 수채화를 보는 것과 같은 맑은 대기감을 불러일으킴과 동시에 흐리게 촬영된 된 사진을 보는 거와 같은 표면의 질감을 느낄 수 있다. 이는 두꺼운 물성을 가진 유화물감이라기보다 매끄럽게 흘러내리는 에나멜로 그린 것과 같은 착각을 주기도 한다.

 

꽃다발과 같은 나뭇잎으로 둘러싼 숲을 향해 쏟아지는 햇살은 나무 가지들에 의해 여기저기 갈라진 채 숲 위로 잘게 바스러진다. 햇빛이 내리는 막연한 감상을 고조함과 동시에 그녀의 세계 안에는 그 어떤 영혼으로도 대신할 수 없는 그녀의 모습이 하나하나 드러나게 된다. 의자의 나무틀에 새겨진 장식에 앉아 썩 아름다운 레이스 장식 옷을 그녀의 모습과 달콤한 아이스크림처럼 부드러운 색채 속에 함부로 드러나지 않는 그녀의 묘한 표정은 사뭇 레이스를 뜨는 것과 같이 살갑지만 부끄럽기도 한 그녀의 복잡한 내면을 보여주고 있다. 때로는 보도블록에 갈라져서 뻗어나가는 그림자와 같이 그는 자신의 슬픔을 숨기려 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녀의 얼굴은 제 나름대로 그것들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그것은 그가 사랑하는 대상, 그리고 그 자신. 그리고 그가 만들어 낸 세계이다.

 

박선아의 작업은 자신이 사랑한 이미지들에 대한 경험을 엮어서 만든 따스하면서도 가냘프다 싶을 정도로 섬세한 세계이다. 이것은 그가 자신이 사랑하는 대상에 그의 얼굴을 환원시키는 방법으로 주로 나타난다. 그렇지만 그의 작업에는 막연히 따스한 감상만 얼룩으로 남지 않는다. 어쩌면 제 딴에는 그를 안다고 너무 쉽게 말하는 폭력에 대해 경계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가 어릴 적 무심히 쉽게 배웠던 나무 그리기가 이토록 섬세하고 정교한 것처럼 말이다. 역설적으로 타인은 없고 오로지 자신만 있는 그의 작업에서 타인에 대해 말할 때에 갖추어야 할 섬세함을 이야기 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송준영(미술이론)

 

 

 

An uphill staircase_116.8x91.0cm_oil on canvas_2018

 

 

 

On the hill_90.9x65.1cm_oil on canvas_2018

 

 

Sound of the wind_130.3x97.0cm_Oil on canvas_2019

 

 

 

Sunshine_116.8x91.0cm_Oil on canvas_2018

 

 

 

 

 
 

박선아 | Park suna

 

세종대 회화과 졸업

 

2019 사이아트 스페이스 'Sharing'전 | 2019 캠퍼스 아트페어 참여 | 2019 창원 아시아 미술제 | 2019 Ktv 시청자 에세이'날려라 하이킥-현실, 그이상의 화폭을실현하다'편출연 | 2018 GPS 'Beyond the painting'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회화과 석사 수료 중 | 경기예술고등학교, 인천예술고등학교 출강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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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191016-박선아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