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통문”발표 121년 기념행사

제10차 국립여성사박물관 포럼

한국여성미술인 역사 다시보기

 

 

 

 

 

개회사

사단법인 한국여류화가협회 이사장 권경애

2019년 여권통문발표 121년을 기념하여, 제10차 여성사박물관 포럼 - ‘한국여성미술인 역사 다시보기’ 는 한국여성계에 중요한 역사적 기록이 될 것입니다. 이러한 미술포럼을 대한민국 국회에서 개최하게 되어 더욱 의미 있고, 뜻 깊은 순간이라 생각하며 감사드립니다.

 

역사는 흐르고 사람 또한 이어지고 사라지는 것을 생각하면, 기록한다는 것은 중요하고, 기록이 소실되지 않게 보관한다는 것은 더욱 중요하여 그 시대를 사는 사람들의 몫이며 사명이라 할 것입니다. 2018년 여권통문발표 120년을 기념하고, 국립여성사박물관 건립을 촉구하는 [한국여성미술인 120인 전]을 국회아트갤러리에서 개최한 여성미술계는 이러한 중요한 사명에 대하여 생각하며, 한국여성들의 오천년 역사를 기록하여 보관하는 국립여성사박물관 건립이 하루빨리 진행되기를 소망하고 있습니다.

 

1898년 9월1일 여권통문을 통해 여성들이 교육권과 참정권 직업권을 요구하며 구습을 타파하고 남녀동등의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찾고자 성찰이 있었던 것처럼, 여권통문 발표의 사실도 모르고 살고 있는 이 시대 여성작가들도 선구적인 여성들로 인해 오늘 우리가 되어있음을 감사하며 성찰을 통해 더욱 열심히 전문가의 길에서 여성군자로써 거듭나야 하겠습니다. 한국화폐 최고액인 오만원권에 신사임당과 그분의 그림이 있는 것은 여성군자로써 높이 평가 받고 있기 때문이라 할 것입니다.

 

121년 전 찬양회를 결성하여 여성들이 힘을 모아 ‘순성여학교’라는 큰 사명을 시작하였던 것처럼, 1973년 남성중심사회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여성들이 한국여류화가회를 창립하여 매년 작품을 발표하는 스스로의 장을 만들었고, 예술로써 사회에 봉사하는 전국적인 단체로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1974년 한국여류조각회가 창립되고 이어서 부산, 대구, 광주 전남, 인천, 진주, 울산, 아산, 충남, 전북, 강릉, 춘천, 경남, 부천, 대전 등 각 지역의 여성미술인들이 단체를 만들어 작품을 발표하고 있으며, 1999년 한국화를 전공한 여성들이 한국화여성작가회를 창립하여 명실 공히, 서양화, 조각, 한국화의 한국을 대표하는 순수미술 단체들이 되었습니다. 2000년을 넘어서며 경기여류화가회가 창립되고 지역의 여성작가들은 연대하며 각 전공별 그룹들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1949년 이화여자대학교 미대출신(녹미회)의 전시가 개최되고, 1970년대 수도사대(군자전), 상명여대(자우전), 성신여대(난우전), 동덕여대(목화전), 1980년대 서울대(한울회전), 홍익대(홍익전), 1990년대 숙명여대(숙원전)등 각 대학교 미대출신 여성들과 고등학교동문들이 결속력을 높이며 한국의 미술문화의 주축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1996년 세계여성미술인들과 함께하고자 기획한 인천여성미술비엔날레는 2004년 시작하여(인천여성103명), 2006년 국내전(전국417명)으로 확산하고, 2007년 22개국(429명), 2009년 41개국(297명), 2011년 22개국(313명)이 참가하는 국제전을 진행하였습니다. 이로써 한국은 세계 최초의 여성미술비엔날레 개최국으로, 독일 ZKM에서 발표한 The Global Contemporary and the Rise of New Art Worlds에 기록되었습니다. 첫 번째 1895년 “Venice Biennale”를 기점으로 2012년까지 역사적으로 중요한 것을 년 대순으로 149개를 선정하였는데, 89번째 “Incheon Women Artists' Biennale 2004 2011 Incheon KR”이 기록되었으며, 미술세계지도에도 표기되었습니다.  

 

한국여성미술인들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붓을 놓지 않고 예술의 길을 걸어왔고, 오늘도 뚜벅뚜벅 걷고 있습니다. 한국여성미술계의 포럼을 위해 힘써주신 신용현, 권미혁, 송희경, 김수민 국회의원님들과, 여성사박물관건립추진협의회 안명옥 공동위원장님, 사단법인 역사·여성·미래 이배용 이사장님, 정현주 상임대표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포럼을 맡아주신 양은희님과 발제자, 토론자님에게도 감사드립니다.

 

2019. 8.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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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통문”발표 121년 기념

 

한국여성미술인 모녀지간(母女之間)전

Mother and Daughter

 

참여작가 명단 : (어머니, 딸) | 이화자, 황연주 | 장혜용, 최예빈 |이화자, 황연주 | 장혜용, 최예빈 | 이

강태화, 박혜영 | 김경복, 백인정 | 김차인, 이지원 | 류민자, 하태임 | 박정희, 유명애 | 우경출, 이서미

이경순, 조기주 | 이영은, 장은경 | 이인실, 장현재 | 이정혜, 서희선 | 이화자, 황연주 | 장혜용, 최예빈

한진수, 천동옥 | 허  계, 박소연 | 홍기자, 이보라 | 황용익, 최선주 | 이화자, 황연주 | 장혜용, 최예빈

 

 

[도판 : 어머니 년령순]

좌) 박정희_해바라기_78x56cm_Watercolor on Paper

우) 이경순_소녀와 하얀 벽_60.6x72.7cm_Oil on Canvas_1986

 

 

토포하우스 갤러리 2F 제3전시실

 

2019. 8. 28(수) ▶ 2019. 9. 3(화)

Opening 2019. 8. 30(금) 오후3시

기획 : 토포하우스 | 주관 : 한국여성미술인 모녀지간 전 운영위원회

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 11길 6 | T.02-734-7555

 

www.topohaus.com

 

 

좌) 한진수_라일락_40x30cm_Oil on Canvas_1990

우) 이영은_삶_53x45.5cm_Oil on Canvas_1990

 

 

여성으로서 화단에서 활동하기가 무척 힘든 시기에서부터 지금까지 한국 미술계를 이끌어가는 16쌍의 어머니와 딸의 전시회를 개최합니다. 어머니와 딸이 미술계의 선배와 후배로서, 같은 대학의 동창으로, 여성미술협회 회원으로 많은 세월을 함께한 숱한 이야기가 담긴 전시회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서양미술이 우리나라에 들어온 시기부터 활동한 92세의 어머니 화가 두 분을 비롯하여 이미 작고하신 화가도 참여합니다.

 

 

좌) 이인실_꽃의 향연_78x100cm_종이에 먹, 분채_2011

우) 우경출_모란_60.6x72.7cm_Oil painting_1996

 

 

“여권통문” 발표 121년

한국여성미술인 모녀지간(母女之間)전

 

운영위원장 권 경 애

 

한국여성미술인 모녀지간(母女之間)전은 1898년 9월1일 ‘여권통문’발표 121년을 기념하는 의미 있는 전시로 열여섯 가정의 어머니와 딸이 참여하여 32명의 작품을 전시 합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여성 화가들인 어머니와 세계를 향해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딸의 작품들을 전시하며 ‘여권통문’을 세상에 널리 알리고자합니다.

 

121년 전 1898년 9월 1일 북촌의 리소사, 김소사를 중심으로 300명의 여성들이 교육권, 참정권, 직업권을 주장하는 글을 써서 기명하고 여권통문이 발표되었습니다. 이에 1898년 9월 8일자 황성신문은 논설 대신 9월1일 발표된 여권통문 전문을 기재하며 여성들이 남녀의 동등을 주장하며 타국과 같이 여학교를 설립하라고 하니 참으로 놀랍고 신기한 큰 사건이라 하였으며, 9월9일자 독립신문과 9월10일자 독립신문 영문판도 여성들의 통문을 주요기사로 실었습니다.

121년 전 유교사상으로 엄격했던 조선여성들이 사람으로 태어나 일신우일신 함을 힘써야하는데 귀먹고 눈먼 병신모양으로 구습에 빠져있음을 한탄하며 “혹자 이목구비와 사지 오관 육체가 남녀가 다름이 있는가? 어찌하여 병신 모양으로 사나이의 벌어주는 것만 앉아 먹고 평생을 심규에 처하여 남의 절제를 받으리오.” 하며 여성 스스로의 삶을 성찰하며 “슬프도다” 하였습니다. “사나이의 위력으로 여편네를 압제하려고 한갓 옛날을 빙자하여 말하되, 여자는 안에 있어 밖을 말하지 말며 술과 밥을 지음이 마땅하다 하는 지라 어찌 하여 사지육체가 사나이와 일반이거늘 이 같은 압제를 받아 세상형편을 알지 못하고 죽은 사람 모양이 되리오. 이제는 옛 중규를 전폐하고 개면 진보하여 우리나라도 타국과 같이 여학교를 설립하고 각각 여아를 보내어 각항 재주를 배워 일후에 여중군자들을 되게...” 하기위해 여학교를 창설 여성들의 삶을 바꾸어 권리를 찾고, 경제력을 갖고, 지식을 쌓기 위해 분발하자는 내용입니다.   

통문이 발표되자 전국에서 200여명이 더 참여하여 500여명에 이르렀다 하였으며, 관립이 어려워지자 스스로 순성여학교를 만들어 여성교육을 시작하였습니다. 여러 어려움으로 몇 년 되지 않아 순성여학교는 문을 닫았지만, 여성교육은 더욱 활발해지고 국난을 맞자 일제강점기의 여성들은 독립운동에 앞장서며 여권통문의 권리와 의무를 실행하면서 앞서 만세를 외치며, 남성들과 함께 나라를 찾기 위해 목숨을 바쳐 독립운동가로 활동한 사실을 기록으로 볼 수 있어 우리는 훌륭한 여성들과 어머니의 역사를 기억해야합니다. 121년이 넘도록 ‘여권통문’ 발표의 사실을 알지 못하는 대다수의 한국여성들은 오늘의 여성시대가 용기 있는 선조들에 의해 이렇게 열렸음을 알아야합니다. 오천년 여성들의 역사를 담는 국립여성사박물관 건립을 촉구하는 이유이기도합니다. 올해 여권통문 발표 121년을 기념하며 8월30일 국립여성사박물관 포럼- 한국여성미술인역사다시보기를 대한민국 국회 2세미나실에서 개최하여 여성미술계를 살펴보는 계기도 마련됩니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모녀지간 전을 기획하면서, 화가 어머니가 딸을 여중군자로 키워 작가의 길에 당당히 서게 하고, 천부적 재능을 연마하여 화려하고 우아하게 이어지는 역사적 사실을 주목하였습니다. 면면이 이어갈 예술가족을 바라보며 참여해주신 모녀작가들과 운영위원들에게 감사드립니다. 특히 이번 전시를 진행할 수 있도록 기획 해주신 토포하우스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좌) 이정혜_꽃_53x45cm_Acrylic on Canvas_2019

우) 류민자_고향_45.5x53cm_Acrylic on Canvas_2014

 

 

어머니에게서 딸에게로: 한국여성미술인 ‘모녀지간’전에 붙여

 

(양은희/스페이스 D 디렉터/숙명여대 객원교수)

여성이 함께 모여 전시를 한다는 것은 단순히 같은 성을 보유한 인간이 함께한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어떤 방향을 향해 같이 간다는 의사의 표현일 뿐 아니라 예술을 통해 소통하겠다는 의지의 표출이기도 하다. 여성을 위한 사회라고 하기에는 많은 부분에서 부족해 보이는 한국의 현실에서 여성작가는 종종 다른 여성과 같이 전시를 만들어 창작인으로서의 연대, 여성으로서의 연대를 동시에 지향하곤 했다.

창작을 하는 어머니와 딸이 같이 전시를 한다는 것은 더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여성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오랜 산고 끝에 아이를 낳은 어머니와 그렇게 세상에 나온 딸의 관계는 같은 성을 가진 것 이상의 유대를 가진다. DNA를 공유하는가 하면, 어머니에게서 딸에게로 창작에 대한 열정이 전해지면서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창작의 울타리로 삼아 예술가로 생존하는 방법이 전수된다.

‘작은 사회 단위’이자 가부장제의 기초를 형성하는 가족은 아이를 낳고 기르고 같이 밥을 먹고 사회에 나갈 준비를 하는 소규모 공동체이다. 가족 속에서 공유된 유전자에 각인된 능력을 발굴하고 부모와 자식의 가치관이 비슷해지고 심지어 아이의 얼굴이 될 이름과 옷이 제공된다. 태어나서부터 성장할 때까지 ‘식구’라는 틀은 심리적, 정신적, 문화적, 경제적 차원에서 중요하게 작용된다.

근본적으로 가부장적인 가족 단위에서 낳고 기르고 보살핀 어머니와 어머니의 분신과도 같은 딸의 관계는 동등하지 않다. 때로 딸의 꿈이 어머니의 꿈보다 중요시되곤 한다. 자신의 꿈을 다소 희생해서라도 딸의 꿈을 존중하는 어머니는 ‘모녀’라는 돈독한 관계를 누리게 되고, 어머니가 갔던 길을 선택한 딸은 어머니의 지식과 지혜에 기대며 창작인으로 성장한다. 모성을 저버린 어머니 작가는, 나혜석의 예에서 보듯이, 혹독한 대가를 치르곤 했다.  

이번 전시는 여성작가에게 척박한 한국미술계에서 드물게 모녀가 예술가로 활동하는 작가들을 선보인다. 어머니와 딸이 만드는 여성의 연대는 가부장적인 가족을 넘어서 ‘미술계’라는 보이지 않는, 그러면서도 어딘가에서 작동되고 있는 분야에 조용히 모계의 가능성을 심어준다. 그동안 보기 힘들었던 이 모계적 질서는 ‘여권통문 발표 121년’을 기념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발굴한 것이다. 그 발굴의 목적은 여성들이 모여 근대의 도입 시기에 익명으로 발표한 여성권리를 주창한 선언문을 잊지 않고 기념하고 그 유산을 후대에 넘겨주는 것이다.

 

 

좌) 이화자_겨울 두물머리_30x50cm_종이위에 분채_2003

우) 허계_소나무12-02_50x65.1cm_Mixed Meida on Canvas_2012

 

 

좌) 김경복_2017-2-memory-4월_91x72cm_Acrylic on Canvas_2017

우) 홍기자_Dawn (새벽)_50x110cm_Acrylic, Oil pastel on Canvas_2018

 

 

좌) 황용익_부활의 계절2_60.6x40.9cm_Acrylic on Canvas_2019

우) 장혜용_엄마의 정원_50x50cm_Acrylic on Canvas_2019

 

 

좌) 강태화_체스키크롬로프_33x45cm_Oil on Canvas_2019

우) 김차인_소리3_직경70cmcm_Mixed Meida_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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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190828-한국여성미술인 모녀지간(母女之間)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