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완희 展

 

 

Fantansy A-3_Inkjet Print_50cmX50cm

 

 

인사아트센터 제1특별관 3F

 

2019. 6. 26(수) ▶ 2019. 7. 2(화)

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길 41-4 | T.02-736-1020

 

www.insaartcenter.com

 

 

Fantansy L-1_Fine Art Print_100cmX75cm

 

 

내적 시선과 ‘자연발생적 질서’

김석원(평론가/고려대학교 역사연구소 연구교수)

이번에 전시하는 근작에서 한완희의 내적 시선은 대체로 미시적인 시각을 유지한다. 그 이유를 살피면 카메라의 눈은 ‘하이 앵글(high angle)’의 접근방식을 선호하고, 단편적인 부분을 구체화했다. 하이 앵글로 촬영하면 설명적인 사진으로 묘사될 것이라는 기우와는 다르게, 갯벌과 나문재를 묘사한 장면은 물질적 촉감을 작가의 체험으로 표현했다. 흙의 촉감과 기운은 기계적 재현력을 빌려 갯벌공간을 몽환적으로 끌어냈다.

나문재와 어울려진 선들의 형태는 어떤 구체성 혹은 물리적 존재성을 확연히 드러내지 않는다. 이런 선들이 형성한 이미지들은 그가 2016년의 개인전 <환생(幻生): 생각을 바꾸다>의 사진처럼 관객의 초점을 가시적 형태와 비가시적 형태의 중간지점에 머물게 한 방식과 유사하다. 모더니즘 사진에서 형태가 어떤 특정한 것을 지시하거나 연상을 유도하는 기능으로 삼았다면, 작가는 이런 형식을 벗어나고 있다. 한완희의 사진은 미시적 시각을 확장하며 거시적으로 다른 형태로 인지되게 유도한다. 관객이 근접해서 바라볼 때 대상의 모호함은 관객의 입장에서 보면 일종의 판타지와 ‘등치(Equivalence)’ 된다. 그리고 이 판타지를 증폭시키는 보조역할은 색채가 담당한다. 모호함이 동반하는 심리적 판타지는 기존의 사진과는 다른 차원의 미감을 드러내고 있다.

필자는 <환생(幻生): 생각을 바꾸다>의 서문에서 아래와 같이 글을 쓴 적이 있다. 한완희의 전시에서 관객에게 전달하려는 내용은 풍경에서 ‘숨겨진 대상’을 발견하고, 그 과정에서 ‘대상 간의 거리’, 즉 대상을 지각하는데 ‘시각적 차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재인식하게 한다는 점과 ‘침묵하는 대상’인 피사체를 오랜 시간 동안 깊은 관조를 통해 기록했다는 데 이 작품의 가치가 있다. 기본적인 전제조건은 전시 서문처럼 지금의 사진과 유사하지만 하나의 차이점을 발견한다면, 작가의 작업방식은 갯벌의 추상적인 ‘인덱스(index)’에서 받은 영감을 토대로 ‘자연발생적 질서’를 직관적 이미지로 담아냈다는 점이다. 한완희의 작업이 모호하게 보일 수 있지만 그런데도 우리의 시각을 자극하는 이유는 작가만의 내적 시선으로 표현한 이 사진들이 작가가 이해한 현실이며, 이분법적인 세계의 경계를 효과적으로 표현했다는 점이다.

 

 

Fantansy M-2_Fine Art Print_45cmX60cm

 

 

(자연이 만든 예술 Fantasy. . . )

 

어린 시절 갯벌의 나문재를 보고 자랐다. 그때 나문재의 빛깔은 너무 황홀해서 아련한 기억 속에 늘 그리워하며 반평생을 살면서도 잊히지 않고 향수에 젖어 내 마음속에 자리 잡았다.

갯벌을 수놓은 물감은 내 마음을 송두리째 빼앗아 버리기에 충분했다. 극심한 가뭄 으로 메마른 땅 갈라진 틈새를 뚫고 나온 새싹. 그 인내력은 나를 다시 되돌아보게 한다. 살아 숨 쉬는 모든 생명체를 귀하게 여기고 소통하고 공감하며 우리의 삶의 여정을 뒤돌아보게 했다. 그때의 감동은 아름답고 평화로우며, 낭만적인 삶을 위해 Fantasy 한 삶을 소망하는 마음을 담게 했다.

자연은 인간에 의해 훼손되고 변해간다. 모든 생명체는 그에 적응하고 강인한 생존력으로 종족 번식을 위해 끝없는 진화를 하고 있다. 그중에서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염생 식물인 나문재의 변화무상한 이미지를 마음속으로 그려본다.

이 현상은 마치 파스텔 물감을 뿌려 놓은 듯한 색상과 거북 등판을 연상하게 하는 듯하다. 이것은 나문재와 갯벌의 하모니가 만들어낸 자연예술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수년간 나의 작품 무대로 동반자인 간척지는 나의 창작활동에 큰 기쁨과 희망을 안겨주었으며 나의 인생을 바꾸어 놓았다. 하지만 이제는 간척사업으로 나문재와 갯벌은 사라져가고 머지않아 삭막한 콘크리트 건물 사이로 아스팔트만이 남아 휘양 찬란한 도시로 탈바꿈할 것이다.

나문재는 다시 볼 수 없는 과거로 향하고 있다. 이제 다시 보기 힘들지도 모르는 미세한 생명체를 바라보며, 새로운 시각으로 재구성해서 한 폭의 수채화로 표현해 보고자 하였다.

2019. 6  한  완  희

 

 

Fantansy M-7_ Fine Art Print_60cmX45cm

 

 

Fantansy M-8_FineArt Print_45cmX60cm

 

 

Fantansy PL-3_Fine Art Print_150cmX70cm

 

 

 

 

 
 

한완희 | Han Wan-Hee

 

개인전 | ” 2019 “판타지(Fantasy)” 인사아트센터 제1특별관 3F | 2017 “또다른 세상속으로” 킨텍스 제1전시장 | 2016 “환생(幻生) 생각을 바꾸다” 가나인사아트센터 본 전시실  | 2011 “사유(思惟)의 풍경”(Scenery in Mind) 개인전 갤러리나우

 

단체전 | 2013 | KASF 2013 “월광(The Moon_Beam)” SETEC | 2012 | Spring 「현대사진가 8人8色展」 중국 길림성 | Photo Fair 2012 “月光(The Moon_Beam)” Coex | 2011 | LA38주년기념 LA국제 미술대전 초대전 La한국교육관 전시장 | 2018평창 동계올림픽 유치기념 우수작가 초대전 갤러리 예술공간 | KASF 2011 “Sound Of Spring. Sound Of Autumn” | 서울오픈아트페어 부스전 “Sound of Spring” Coex | 2010 | 한벽원갤러리 초대전 “현대사진 시각전” | KASF 2010. “봄의 소리” SETEC | 2007 | 중국 길림성 연변 촬영가 협회 초청 사진전 “한국사진가 10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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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190626-한완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