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전시 준비 중 展

 

 

 

갤러리플래닛

 

2019. 6. 20(목) ▶ 2019. 7. 10(수)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로 71길 14 | T.02-540-4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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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하반기부터 권혜원, 금민정, 김도균, 신제현, 이성은, 진나래, 6명의 작가들은 기획자 정소라와 함께 정기적인 스터디를 해오며 미디어에 대한 각자의 생각들을 서로 공유하여 왔다. 이것을 바탕으로 하나의 전시를 장기적으로 만들어갈 예정이며, 그 과정 중에 있는 여러 아이디어와 실험 결과들을 소개하고 피드백을 받는 계기를 만들고자 <다음 전시 준비 중>이라는 인트로전를 기획하였다.
이번 인트로전에서 작가들은 기술적 미디어에 대해 갖게 되는 환상에 대한 각자의 관점을 풀어나간다. 근대 이후 대부분의 기술적 미디어들은 인간의 욕망이 투영된 지점에서 출몰하였다고 생각된다. 하나의 지식모델로서 작용했던 카메라 옵스큐라에서부터, 영화 그리고 현실을 확장하거나 초월할 수 있다는 실체 없는 믿음을 주는 현재의 사이버 속 가상적 주체까지, 또는 인간과 동등한 지능을 가진 존재를 전제하는 인공지능 역시 기계적인 판타지에서 탄생했다고 볼 수 있다. 기계적 판타지는 결국 인간 스스로 선으로 연결된 컴퓨터의 연장, 즉 기계 자체가 되고자 하는 욕망으로까지 점철되었다.
이러한 기계적 판타지는 가상성과 깊은 관련을 맺고 있다. 가상적인 신의 전지적 시점, 가상 세계 속 또 하나의 자아 생성 등. 오늘날 정보사회에서는 테크놀로지화된 매체에 의해 점점 더 그 가상성은 증대되고 있다. 우리 일상의 많은 부분들이 컴퓨터 속 코드로 저장되고 출력되고 있으며 그러한 통제 하에 놓여있는데, 이는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어지럽힐 뿐만 아니라 한편으로는 ‘현실’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요구하게 된다. 돌이켜보면 우리는 카메라 옵스큐라에서부터 가상적 이미지, 가상적 존재에 대한 욕망을 계속해서 드러냈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제는 우리를 둘러싼 많은 부분들이 가상적인 것들로 되어버렸고, 이에 따라 자아 정체성, 소유, 관계 등 많은 개념들이 바뀌었다. 여기서 중요하게 던질 수 있는 질문은 가상성을 통해 우리가 테크놀로지에 기대하는 판타지는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이다.
이와 같은 주제의식에서 개인적, 집단적 욕망이 투영된 기계 매체(또는 테크놀로지 그 자체), 가상성의 문제(가상은 과연 현실의 재현이거나 확장, 또는 초월인지 아니면 현실의 대립이고 은폐이며 왜곡인지?), 탈체화된 신체 등 세부적 주제들을 비판적 관점으로 탐구해보고자 한다.


정소라 (기획자, 비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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