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민욱 展

 

소소경

 

 

 

021갤러리

 

2019. 4. 3(수) ▶ 2019. 5. 25(토)

대구시 수성구 달구벌대로 2435 | T.053-743-0217

 

https://021gallery.com/

  

 

작가노트
이동 시점으로 그려지는 풍경
본인의 작업은 상춘(常春)이란 문학적 표현의 회화적 표현을 찾는 연구이다. 상춘은 늘 봄과 같은 이란 뜻으로 고전문헌에서 낙원(樂園), 상록(常綠), 특별한 경치에 대한 경탄을 묘사하는 문학적 표현에 근거한다. 낙원경은 <무릉도원도> 처럼 상상의 지점이나 <구곡도> 같이 현실과 물리적 거리가 먼 깊은 산속의 은거지를 낙원의 배경으로 삼지만 본인은 시선을 일상에 두고 낙원의 실마리를 주변의 작은 자연에서 찾고 있다.
이번 전시 소소경(逍小景)은‘작은’에 더 초점을 맞춰 해석한 풍경 해석 작업이며 익숙한 장소를 느린 속도로 걸으며 관찰한 다각적 풍경의 이미지들을 화면에 재조합하면서 익숙한 풍경 속 낯선 모습을 누적해서 기록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지난 2년간 학업과 생업을 위해 원거리를 이동하는 마치 발 없는 새같은 생활패턴은 주변 환경에 대해 거리를 둔 관조적인 시선을 갖게 하였으며 점차 주변의 익숙한 풍경에서 의문을 갖게 만들었다. 느린 관찰과 머무름은 세상을 새롭게 보게 하며, 본인의 작품은 이러한 체험의 사건을 상징하는 자연의 이미지를 화면에 누적시키는 작업과정을 통해 의식이 사각화면의 한계, 흐르는 시간의 한계를 넘어 풍경 속 그 순간으로 돌아가게 된다. 이는 개인적 성찰의 행위를 넘어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 사회에서 삶의 가치와 인간과 자연의 올바른 거리를 생각하는 데 의의가 있다.
작업은 크게 산책과 조사 → 기록 → 작업 의 과정을 거치며 조사기간에 해당 장소를 수차례 방문하여 시간에 따른 변화와 다양한 자연 형태를 관찰한다. 이미지는 직접 찍은 사진, 드로잉, 메모 또는 녹음이나 영상의 다양한 형태로 저장한 자료와 해당지역의 생태조사서를 참고한다. 문서의 이미지화, 시간의 변화의 기록은 한 화면에 여러 계절의 형상이 공존하는 형태로 드러난다. 작업의 결과물로서 그림을 고집하는 이유는 가장 오래된 기록의 방법이며 모필은 우연성을 수용하여 계획의 예상치를 벗어나는 방법을 찾을 때마다 새롭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특히 작업에 다양한 종류의 붓을 사용하는 데 긴 터럭의 양모(羊毛) 위주로 만든 동양화의 모필의 표현은 촘촘한 묘사를 유지하면서도 모호하고 둥근 감성을 수용할 수 있다.
화면의 형상들이 상춘의 시각적 표현을 찾는 도정으로서 이정표로 구성된 지도나 짧은 기행문으로 읽혀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이번 전시를 통해 도심을 배회하는 본인의 시선을 따라 본인이 현장에서 느꼈던 감정을 관람자와 공유하고 차후에 일상에서 새로움을 경험할 수 있는 의식 환기의 계기가 되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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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190403-진민욱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