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우 展

 

자연스러운 전시

 

 

 

갤러리 퍼플

 

2019. 3. 29(금) ▶ 2019. 5. 4(토)

경기도 남양주시 와부읍 수레로 457-1 | T.031-521-7425

 

https://www.gallerypurple.co.kr/

 

 

 

 

작가노트
인공 암벽 홀드는 우레탄으로 돌의 형상을 다양한 크기와 모양으로 만들어 자연 상태에서의 암벽등반을 실내에서 간편히 즐길 수 있게 해주는 스포츠 용품이다. 인공 홀드는 자연의 돌을 원본으로 한 copy 이지만 자연에서는 인공 홀드와 유사한 돌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는 사람을 기준으로 손으로 잡고 오르기 용이하게 형태가 변형되었기 때문이다. 인공 홀드가 인공 벽에 붙어 있는 위치나 간격도 매우 친절하게 적재적소에 위치해 있다. 이 또한 자연의 암벽을 그대로 재현했다고는 보기 힘들다. 인공 홀드는 암벽 등반의 돌의 개념을 재현한 것이지 이미지를 재현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원본의 돌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
무늬목 시트지는 시트지에 자연의 나무 이미지를 입혀 벽이나 가구 등의 표면에 간편히 붙여 실제 목재를 사용하지 않고도 나무의 느낌을 줄 수 있는 인테리어 용품이다. 간혹 시트지 시공이 잘못 되거나 시공 후 오랜 시간이 흐르면 시트지가 붙어 있는 표면과 시트지 사이에 틈이 생겨 공기가 유입된다. 이렇게 시트지 표면에 주름이 잡히면 완벽히 나무로 위장하고 있던 무늬목 시트지는 비로소 나무의 재현이 아닌 시트지로서의 위상을 회복한다.
이제 원본의 copy가 아닌 그 자체로 독자성을 가진 인공 홀드와 무늬목 시트지는 예술의 재현 적 소재가 될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 이로서 나는 인공 홀드와 무늬목 시트지를 재현할 당위성을 얻고 이것은 재현의 재현이 아닌 원본의 재현이 된다. 재현의 재료는 인공 홀드의 원형인 돌과 무늬목 시트지의 원형인 나무를 사용한다. 한때 인공 홀드와 무늬목 시트지의 원본이었던 돌과 나무는 이제 그것들을 재현하는 재료로 전락 하게 된다.


-2019.03 한경우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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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190329-한경우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