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YODA Naomi 展

 

Cries and Whispers

 

 

 

아트스페이스 루모스

 

2019. 3. 11(월) ▶ 2019. 4. 28(일)

대구광역시 남구 이천로 139 | T.053-766-3570

 

https://www.artspacelumos.com/

  

 

일본인들이 사랑하는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고, 건강한 오일의 원료가 되는 해바라기가 방긋 웃고, 이제 막 수확한 탐스런 감들이 지천으로 널려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8년을 기록해 온 도요다 나오미의 작품들을 보고 있자면 너무도 평화로운 풍경에 방사능 유출 걱정은 접어둬야 한다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전시를 위한 사전 미팅에서 그의 설명을 들으며 정신이 번쩍 들었다.
화려한 벚꽃을 심기만 해도, 해바라기를 심기만 해도, 감을 따기만 해도 정부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는 것.
아름다운 풍경은 ‘사실’이 아니라 ‘사실처럼’ 보이게 하려는 설정이란 것이 놀랍다. 해바라기는 해바라기씨유가 될 수 없고, 주홍빛으로 영근 감은 곶감이 될 수 없었다. 달콤한 향기에 취해 꽃 위에 앉은 나비가 먹은 것은 세슘덩어리 꿀이었다.
그곳, 후쿠시마에는 아직도 엄청난 방사능의 후유증이 존재하고 있었다. 8년이라는 짧지 않은 세월 속에 우리의 기억도, 우리의 경각심도 옅어져만 가지만 여전히 그곳에는 지구환경을 위협하는 ‘사실’들이 살아 숨 쉬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주제로 한 8년간의 기록, 도요다 나오미의 작품들은 때때로 너무도 사실적이며 때때로 너무 아이러니하고 때때로 너무도 예술적이다. 사실의 기록과 전달 그리고 사진가의 예술관과 세계관을 표현하는 다큐멘터리 작업이 무엇인가를 이번 전시를 통해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 전시메일에 등록된 모든 이미지와 글은 작가와 필자에게 저작권이 있습니다.

vol.20190311-TOYODA Naomi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