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상상 展

  

 

 

우란문화재단

 

2019. 1. 9(수) ▶ 2019. 2. 9(토)

서울시 성동구 연무장 7길 11 | T.02-465-1418

 

https://wooranfdn.org/main.jsp

  

 

현대사회에서 문화는 주로 정신적이거나 예술적인 산물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문화를, 생산과 연관된 ‘사회’ 와 ‘예술’을 분리하여 사고하는 관념이 내재되어 있다. 이렇게 문화를 인식하는 것은 문화를 정신적인 노동과 육체적인 노동으로 구분 짓는 이분법적 사고에서 머물러 있는 것이다. 하지만 사회 속에서 형성된 생활양식과 예술(문화)은 필연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이러한 이분법적 사고의 문제점을 윌리엄 모리스는 노동과 예술의 분화에서 찾았다. 예술과 노동은 연결되어야 한다는 측면에서 미술공예운동을 전개하면서, 예술은 물건을 만드는 기술과 구별되는 것이 아닌 일상 안에서 함께해야 하는 것으로 규정했다. 즉 공예를 예술로 규정함으로써 노동과 예술의 분리를 해소하고자 했다. 물건을 만드는 ‘손’과 물건을 디자인하는 ‘머리’를 연결하여, 장인을 기능공에서 예술가의 영역으로 격상시킨다.
<전환상상>에서는 이윤추구가 목적이 아닌 제작 자체의 즐거움을 찾고, 그 안에서 더 나은 기능으로의 발전 가능성을 찾고자 하는 ‘장인’ 정신에서 출발한다. ‘장인’이란 별다른 보상이 없어도 일 자체에 깊은 보람을 느끼고 별 다른 이유 없이도 세심하고 까다롭게 일하는 인간이라고 말할 수 있다. 플라톤은 장인을 ‘어떤 일이든 대충 일하기를 거부하고 최고의 경지를 향해 달려가는 사람’이라고 했다. 이러한 장인 정신과 의미를 현대 사회에서 어떻게 전승해 나아갈 수 있을지 생각해보고자 한다. 더불어 한국의 근대화 및 산업화 과정 속에서 여러 대체제에 밀려 급격히 사라져간 전통 공예품으로써의 화문석과 그 기능성을 떠나 조형적인 아름다움과 긴 시간 전통을 지켜온 장인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화문석은 좌식생활을 해온 우리나라에서 일상생활의 필수품인 ‘자리’로써 오랫동안 기능해왔다. 그러나 점차 서구화되어간 생활양식으로 좌식이 아닌 입식생활에서 자리/깔개의 기능은 필요 없는 공예품으로 전락했으며, 다양한 함의 역할 역시 플라스틱 등의 신소재 개발로 인해 이용가치가 점점 더 사라지고 있다. 기능성 측면에서 가치를 잃어가는 공예품이지만, 일상의 미감과 재료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는 조형적 측면에서는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따라서 이번 전시에서는 점차 사라져가는 전통 공예로써의 화문석을 바라보고 그 조형성과 의미를 찾아보고자 한다.
전시는 세개의 소주제로 진행된다. ‘머리와 손의 합치’ 에서는 예술과 노동이 분리될 수 없음을 ‘공예’를 통해 찾아보고, ‘삶의 예술화’에서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예술과 기술의 결합과 분리를 경험한 장인들의 일대기를 통해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술과 삶의 결합이라는 틀을 지속하고 있는 그들의 정신을 보여주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계승의 방법’에서는 현대 공예가들의 재해석된 공예작품을 보여주면서 전통을 이어 나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제시해본다. 전통 장인과 시각예술가, 그리고 현대공예가의 다양한 작업을 통해 진정한 삶의 예술화를 실현하고 있는 ‘장인’의 다각적 측면을 제시하며, 현대사회에서 공예가 가지고 있는 중요한 의미를 다시금 환기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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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190109-전환상상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