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드온 루빈 展

 

파편들

 

 

 

갤러리엠

 

2018. 9. 1(토) ▶ 2018. 10. 20(토)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로 71길 14 | T.02-544-8145

 

https://www.galleryem.co.kr/

  

 

갤러리 엠(Gallery EM)은 9월 1일부터 10월 20일까지 얼굴 형상이 없는 회화작업으로 국제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기드온 루빈의 국내 첫 개인전인 <파편들 Fragments> 전을 선보인다. 전쟁과 피난의 역사가 있는 이스라엘 출신 작가 기드온 루빈은 전세계에서 수집된 오래된 익명의 사진들 속에 잔재하는 ‘기억’과 ‘역사’를 주제로 회화 작업을 펼쳐 오고있다. 국내 첫 개인전인 그의 이번 전시에서는 신작 및 근작 회화 20여 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기드온 루빈의 전반적인 작업은 ‘기억’과 ‘역사’라는 두 개의 주제를 통해 발전해 왔다. 이번 전시 <파편들>전에서 작가는 이 두 주제에 특히 사로잡혀 작업했던 지난 1년동안의 프로젝트에서 파생된 더 작은 파편들을 소개한다. 작업의 소재로는 최근 런던 프로이드 미술관 개인전 <Black Book>1 에 사용했던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이전의 독일 잡지들,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의 1975년작 영화인 <거울 The Mirror> (개인적인 기억의 조각들을 시적으로 재구성한 영화) 속 이미지들과 더불어 1950년대 정치적으로 물들었던 미국의 할리우드 이미지들, 자신의 신체 사이즈보다 훨씬 더 큰 정장을 입고 있는 젊은 바스키아의 초상화 등으로, 작가는 폭넓은 범주에서 영감을 받아 작업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작가에 따르면 ‘기억’과 ‘역사’는 없어진 것이 아니라 또 다른 레이어들에 덮여 사라진 것처럼 보일 뿐, 그 자리에 여전히 매우 잘 남아 있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기드온 루빈의 작품들은 얼굴형상이 없는 초상화이면서도 눈의 음영, 코의 흔적 등이 희미하게 표현되어, 얼굴 형상들이 사실은 존재하였음을 암시한다.
얼굴의 세밀한 것들까지도 표현하는 사실주의적 초상화에 몰두해 있었던 기드온 루빈은 2001년 뉴욕여행 중 9.11 테러 사건 현장을 직접 목격한 이후, 얼굴 형상이 없는 추상적인 초상화 작업으로 전환한다. 기드온 루빈의 삶에 있어 가장 비현실적이고 충격적인 상황이었음을 고백하며, 작가는 유럽으로 돌아가 낡은 인형이나 군인 장난감들, 다리가 없거나 눈이 없는 기형적인 장난감들의 초상화 작업을 시작했다. 이러한 작업에서 나아가 작가는 수많은 사진들을 모으고, 앨범 속 익명의 초상화들을 페인팅하는 작업으로 작품세계를 발전해 왔다.
기드온 루빈은 오래된 익명의 사진들 위에 페인팅하는 작업을 통해 잃어버린 과거나 아직 발견되지 못한 채 잊고 있었던 역사를 추적한다. 수집한 이미지들을 조합하여 이를 바탕으로 회화작업을 하는 기드온 루빈의 작업들은 잃어버린 세대에 대한 초상이며, 잃어버린 역사의 한 부분을 되찾으려는 작가의 시도로 볼 수 있다. 형상이 없는 얼굴과 거친 천의 질감이 날 것 그대로인 흙빛의 차분한 바탕 색, 그리고 두터운 붓질이 만들어 내는 특유의 고요한 분위기 속에서 관객들이 고유의 기억으로 작품 속 텅 빈 얼굴을 채워 나가기 바란다.

기드온 루빈은 1973년 이스라엘에서 태어나 런던을 기반으로 거주하며 활동하고 있다. 뉴욕대학교에서 시각예술 학사, 런던 슬레이드 스쿨에서 시각예술 석사 학위를 받았다. 주요 개인전으로는 이번 갤러리엠(2018, 서울) 전시를 포함하여 영국 프로이드 미술관 (2018, 런던), 중국 청두 현대미술관 (2016, 청두), 미국 산호세 인스티튜트(2016, 산호세), 이스라엘 헤르츨리야 미술관(2015, 헤르츨리야), 갤러리 칼스텐 그레브(2016, 파리), 록비 ROKEBY (2015, 런던), 호스펠트 갤러리(2013, 샌프란시스코) 등이 있다. 주요 그룹전으로는 록비 Rokeby (2017, 런던), 나파 벨리 뮤지엄 (2015, 욘트빌), 플래그 아트 파운데이션 (2014, 뉴욕), 맥킨도시 뮤지엄 (2012, 글래스고), 쿤스트할레 (2012, 엠덴), 하이파 미술관 (2011, 하이파), 텔아비브미술관 (2011, 텔아비브), 중국 국립미술관 베이징 비엔날레 (2010, 베이징)와 이스라엘미술관(2009, 예루살렘) 등에 참여한 바 있다. 기드온 루빈은 2014년 ‘시프팅 (Shifting)’ 재단에서 수여하는 상을 수상했으며, 2013년 텔아비브 레지던시를 포함하여 중국, 미국, 이스라엘 등에서 국제적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1 기드온 루빈의 2018 년 개인전이다. 1938 년 지그문트 프로이드가 비엔나를 떠나 런던으로 망명 왔을 때, 결국 그의 일부 가족들과 재산, 소중했던 컬렉션들, 책, 그리고 심지어 그 유명한 소파와 함께 떠날 수밖에 없었던 그의 시간이, 피난민이라는 나의 가족 역사, 나아가 오늘날 난민 문제와 닮아 있는 듯하다고 인터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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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180901-기드온 루빈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