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미아트스페이스 8월 기획

 

정의지 초대展

 

QUERENCIA _ 당신의 안식을 위하여

 

 

 

 

2018. 8. 1(수) ▶ 2018. 8. 14(화)

Opening 2018. 8. 1(수) 오후 5시

 서울 종로구 우정국로 51 올미아트스페이스 | T.02-733-2002

 

www.allmeartspace.com

 

 

Persona-Deer_140x50x44cm_버려진 양은 냄비, 리벳, 철, 스테인리스_2016

 

 

정의지, 버려진 양은냄비와 망실된 기억으로부터

정의지의 작업은 크게 조형에 방점이 찍힌 <Re-genesis> 시리즈, 그리고 커뮤니티아트와 현실참여에 무게중심이 실린 <Engram> 연작으로 구분된다. 외관상 구별되면서, 그 이면에서 하나로 통하는 작업이다. 각 버려진 양은냄비를 조형으로 재생한다는 점에서, 그리고 망실된 기억을 조형으로 승화한 것이란 점에서 서로 통한다. 눈치 챘겠지만 작가는 유독 버려진, 그리고 망실된 것에 관심이 많다. 삶을 대하는 작가의 태도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고, 작가의 작가적 아이덴티티를 형성시켜준 감성 혹은 정서적 성분으로 볼 수가 있겠다.

먼저 <Re-genesis> 시리즈를 보자. 대략 재생, 부활, 갱신이라는 의미다. 지금과는 다른 원래 상태, 처음상태를 전제로 한 개념이고, 죽었던 것이 다시 살아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거칠게는 버려진 양은냄비를 조형으로 되살린 것이므로 재생의 일반적 의미 곧 리사이클링을 실천한 경우로 볼 수 있겠고, 버려진 걸 소재로 취한 것이므로 소위 정크아트를 실현한 경우로 볼 수도 있겠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소재의 처음상태를 살피는 일이다. 유독 버려진, 그리고 망실된 것에 관심이 많은 작가의 성향 때문에도 더 그렇다. 작가는 버려진 양은냄비를 보고 꼭 자기 자신을 보는 것 같다고 느낀다. 그리고 자의식(작가는 신변상의 일이라고 했지만, 어쩌면 모든 작가들이 거치고 겪었을)이 발동해 버려진 양은냄비를 조형으로 되살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버려진 양은냄비를 통해 사실은 자신을 되살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작가의 조형작업은 시작된다. 조형이라고는 했지만, 처음엔 그리고 아마도 어느 정도는 지금도 여전히 노동이라고 생각했다. 진즉에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먼지 풀풀 날리는 노동이라고 조각을 폄하했지만, 실제로 조각은 어느 정도 노동이고, 의미를 부여하자면 신성한 노동이다. 그렇게 노동을 하다보면 노동이 조형으로 바뀌는 순간이 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렇게 버려진 양은냄비가 조형으로 탈바꿈하는데, 도마뱀이나 이구아나와 같은 등에 단단한 갑이나 비늘을 두르고 있는 파충류들, 코뿔소, 멧돼지, 사슴, 순록, 산양, 황소, 물소(버팔로), 하마, 고릴라, 사자, 호랑이 같은 포유류 동물들, 그리고 장수풍뎅이 같은 곤충류들, 그리고 여기에 최근에는 샹들리에 같은 오브제로까지 재탄생한다. 주로 동물을 재현하는 편이지만, 근작에서는 일상적인 사물과 오브제로까지 그 폭이 확장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Querencia-Episode 1_90x90cm_버려진 알루미늄, 스테인리스, 금, 은 세라믹, 결정유_2018

 

 

작가는 버려진 양은냄비를 자르고 구부리고 붙여서 형상을 만드는데, 형상이 다 만들어지고 나면 토치로 형상의 표면을 그을린 연후에 다시 그을음을 닦아내는(갈아내는) 과정을 거친다. 이로 인해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이 대비되면서 동물형상의 윤곽이며 세부가 살아나는 것이기도 하지만, 여기에는 재생이라는 주제의식이 다시 한 번 반복되는 의미를 담고 있기도 하다. 즉 최초 버려진 양은냄비는 작가의 조형에 의해 동물형상으로 재생되고, 죽음을 상징하는 그을음을 닦아낸(통과한) 연후에라야 비로소 삶을 상징하는 빛을 획득한다는 식의, 일종의 통과의례를 거치면서 재차 재생된다. 그렇게 버려진 양은냄비는 거듭되는 재생을 통해 비로소 완전한 형상으로 조형되고 승화된다. 어쩌면 상징적 주술행위를 매개시키는 경우로 볼 수 있겠고, 재생되는 조형을 통해 사실은 혹은 이와 동시에 정작 작가 자신이 거듭나는 경우로 볼 수가 있겠다.

그리고 <Engram>은 기억심상, 기억의 흔적을 뜻한다. 새기다, 는 의미의 인그레이브(engrave)에서 온 말이다. 보통 동판을 인그레이빙(engraving)이라고 하는데, 판에 이미지를 새기듯 의식에 기억을 새겨 넣는다는 의미일 것이다. 치매노인 요양원을 방문해 커뮤니티아트 혹은 현실참여미술을 실천한 것이 그 계기가 되었다. 작가는 커뮤니티아트 외에 같은 내용을 주제로 한 조형작업도 시도하고 있는데, 절단된 단면이 드러나 보이는(아마도 압축된) 버려진 캔을 집적시켜 전체적으로 원 혹은 사각형 같은 기하학적 형상으로 재구성했다. 이로써 불규칙한 기억의 편린들만 남은, 뒤엉킨, 무분별한, 파편화된 치매 노인들의 불완전한 기억을 형상화했다고 한다.

이처럼 버려진 양은냄비와 망실된 기억에 바탕을 둔 작가의 작업은 단순한 재생, 이를테면 동물로 환생한다거나 조형적인 성과로 거듭나는 것을 넘어 삶에 대한 예술의 태도와 입장, 그 존재의미를 곱씹게 만든다.

 

고충환(Kho, Chung-Hwan 미술평론)

2017 익산 - 경주 교류전 / Metalists 메탈리스트

 

 

Querencia-Episode 2_130x200cm_버려진 알루미늄, 스테인리스, 금, 은 세라믹, 결정유_2018

 

 

Querencia-당신의 안식을 위하여-Gnu_270x189x130cm_버려진 양은 냄비,리벳,철,스테인리스,세라믹_2017

 

 

Quernecia-회상_90x90cm_버려진 알루미늄, 스테인리스, 금, 은 세라믹, 결정유_2018

 

 

 

 
 

 정의지 | JEONG UI JI

 

2016 중앙대학교 일반 대학원 조소과 졸업 | 2011 안동대학교 미술학과 조소전공 졸업

 

개인전 | 2018 Querencia-당신의 안식을 위하여 (올미아트스페이스, 서울) | Querencia-당신의 안식을 위하여 (이랜드 스페이스, 서울) | 2017 The beginning-정의지 야외조각전 (오산문화공장 야외조각공원) | 2015 ‘Regenesis-회귀‘ 정의지 개인전 (리더스 갤러리 수, 브라운핸즈 마산) | 2014 ‘Regenesis’ 정의지 개인전 (브라운 핸즈) | 2014 ‘Engram – 잊혀진 기억’ 정의지 개인전 (리더스 갤러리 수) | 2012 ‘Engram – 기억흔적’ 정의지 개인전 (수원미술전시관) | 2011 안동 예술의 전당 열린 초대전 (안동 문화 예술의 전당)

 

그룹전 | 2018 춘향제 지붕없는 미술관전 (남원) | 2018 천지만물전 (갤러리토스트, 서울) | 2018 아트부산 (올미아트스페이스, 벡스코) | 2017 메탈리스트(경주,익산 예술의 전당) | 2017 동물 그 의미와 상징 (EW미술관) | 2017 상암MBC 로비갤러리 (MBC상암) | 2017 Hao ok션 해방촌 (서울) | 2017 업사이클링 아트페스티벌 (여수엑스포) | 2017 조형아트서울 (코엑스) | 2017 정의지X김우진 (아트드보라) | 2016 ISF 국제조각페스타 (예술의전당) | 2016 용기백배전 (광명업사이클아트센터) | 2015 드림라이트전 (양평군립미술관) | 2015 한국 국제아트페어 KIAF (코엑스,서울) | 2015 국제 조각 페스타 ISF (예술의전당,서울) | 2015 화랑미술제 (코엑스,서울) | 2015 포항 스틸아트페스티벌 (해도근린공원,포항) | 2014 여수국제아트페스티벌(여수) | 2014 홍대앞거리미술전(서울) | 2014 화랑미술제 (코엑스) | 2013 ‘유토피아 블루’전(레미안 갤러리) | 2013 여수 바다미술제 (여수시 웅천친수공원) | 2013 가든 아트 사파리전(가든파이브 공아트 스페이스) | 2013 Artistic period (인터알리아 아트컴퍼니) | 2013 Distance (갤러리 이레 파주) | 2012 ‘소통의 흐름전’ (서울아트센터 공평갤러리) | 2012 Legorreta: Embracing Space (Th gallery casa del agua 제주) | 2012 평화누리에서 만나다 (임진각 평화누리공원) | 2012 HAMAHAMA (수원미술전시관) | 2012 광화문 국제아트페스티벌 ‘우리는 지금 광화문으로 간다.’ (세종문화회관) | 2012 ‘석운가의 봄나들이전’ 가족 전시회 (상주문화회관) | 2012 소사벌 야외조각전 (평택호 예술관) | 2011 ‘조형 언어로 말하다’ (엘렌킴머피갤러리) | 2011 ‘진경의 맥 - 영남의 청년 작가전 (포항시립미술관) | 2011 4회 ASYAAF '예술, 내 삶에 들어오다 | 2011 수원미술관 젊은 작가 기획 초대전 ‘IBAGU' (수원미술관)

 

수상 | 1회 Eco 환경 조각대전 “대상” 수상 (크라운 해태 아트벨리) | 1회 강남구청 정크아트공모 “대상”수상 (강남자원환경센터) | 20회 한국 구상 조각대전 “대상” 수상 (성남아트센터) | 12회 대교 문화제단 대학, 대학원생 조각대전 “우수상”수상 (건국대학교) | 39회 경상북도 미술대전 “대상”수상 (구미) | 1회 김포 경인 아라뱃길 조각공모 “최우수상”수상 (한국수자원공사)

 

프로젝트 | 2017 이랜드 문화재단 8기 선정작가 (이랜드문화재단) | 2015 대전 부사동 마을미술프로젝트 (대전) | 2014 마을미술프로젝트 함창 예고을 금상첨화 (상주시 함창읍) | 2014 ‘조하섬 프로젝트’(정다방프로젝트) | 2013 ‘백발의 아티스트’ 전(조.하.밤 프로젝트) | 2012 이별프로젝트 (구)성경약국 (부산)

 

작품 소장 | 성남아트센터 | 해태.크라운 아트벨리 | 경북도청 | 평화누리공원 | 예천 곤충엑스포 | 김포 경인아라뱃길 | 상주시 함창 가야왕릉 | ING생명 본사 | 강남구청 | 인천계양경기장,

 

현재 | 구상조각회 | 조.하.밤 조각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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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180801-정의지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