맴도는 것 展

 

김민조 | 전다빈

 

김민조 作

 

 

스페이스 윌링앤딜링

 

2018. 6. 15(금) ▶ 2018. 7. 5(목)

서울시 서초구 방배동 777-20 | T.02-797-7893

 

www.willingndealing.com

 

 

나는 이름 모를 것, 존재하지만 잘 보이지 않는 것, 낙후된 것에 관심을 가지고 작업을 진행해왔다. 화면 속에 등장하는 소재는 특정 대상이 정해져 있지 않고 사물, 건물, 인물 등 다양한 것의 단면을 콜라주 형식으로 작업을 하고 있다. 주로 작업의 모티브가 되는 장소는 두 가지이다. 하나는 오랫동안 살았던 동네와 현재 다니고 있는 학교 주변이다. 이곳들은 역사적 특징이나 특정한 이야기 없이 그저 누군가의 생계와 관련된 것들만 존재한다. 매일 같은 길을 지나가며 가게가 비워지고, 무언가 버려지는 것을 바라보며 내가 개인적으로 경험한 장소인 동시에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는 어떠한 곳도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대상을 바라볼 때 빛과 그림자로 환원해서 본다. 그 때문에 그것들은 뚜렷한 형태 없이 뭉그러지고 서로 엉켜 하나의 화면을 구성한다. 그림을 그리면서 은연중에 단단한 길이 아닌 늪과 같은 길을 생각하며 그림을 그린다. 또한, 계획을 세워 놓고 그리기보다는 즉흥적으로 붓의 이야기를 따라간다. 어쩌면 늪과 같은 길은 현재 또래의 젊은이들이 살아가는, 액체가 되어 버린 현실과 닮아있다는 생각이 든다.

김민조 Kim Minjo

 

 

전다빈 作

 

 

크레파스, 오일파스텔과 잉크, 수채화 물감, 분채를 사용하여 작업한다. 먼저 글을 쓰고, 무작위로 떠오르는 잔상을 캐치해서 작업을 진행한다. 우리는 늘 끊임없이 보고 말하고 듣는다. 방대한 이야기 속에서 움직이는 변주를 표현하는 것, 실재의 세계에 들어가서 ‘진짜 언어’를 찾는 것이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현실 속에서 우리가 보고자 하는 것, 말하고자 하는 것은 너무 광범위하고 크면서도 매우 협소하다. 그림을 그리기 전 글을 썼던 형식, 들었던 말, 읽었던 책 등을 이미지화하는 것에서 작업이 시작됐다. 규격화된 색종이 안에서의 드로잉은 그 안에서만 표현될 수 있는 체계가 있어서 작은 작업에 개체나 트레이싱지를 사용하여 그린다. 그 작은 작업이 하나의 작은 ‘일기’라면 큰 그림은 그것이 응집해서 떠다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전다빈 Jeon Dab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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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180615-맴도는 것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