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영 展

 

" 닫힌 창 너머의 바람 "

 

 

 

산수문화

 

2018. 6. 1(금) ▶ 2018. 7. 1(일)

서울특별시 관악구 신림동 481-5 | T.010-6831-2529

 

www.sansumunhwa.com

 

 

 

 

김지영은 1950년대 이후 한국사회에서 일어난 참사 중 일부 사건들을 주제로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쓴다. 작가는 대중매체에서 사건을 다루는 스펙터클을 의도적으로 배제해 이미지의 환영을 부수고, 가려져 있던 사건의 실체를 다른 방식으로 보고 읽어나가기를 시도한다. 이것은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와 한 개인이 서로 대립하거나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 서로 관계하고 있음을, 또 그 사회 안에서 우리 모두가 살아내야 함을 말하기 위해서이다.

 

“소매 끝에 삐죽 나온 실을 잡아당겼다가 낭패를 본 적 있다. 이는 보이지 않는 삐죽 나온 실의 안쪽을 간과했기 때문이다. 몸통에서부터 소매 끝에 이르기까지 실은 이어져 있다. 튀어나온 실을 무심코 당겼을 때야 비로소 이 실이 옷 안쪽 깊숙한 곳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게 된다. 사회에 일어나는 많은 사건에서도 이와 비슷한 점을 쉬이 발견할 수 있다.” (작가노트 중에서)

 

< 파랑연작>은 여러 사건 장면을 한 화면에 그리고 의도적으로 인물을 배제한 풍경화이다. 오일파스텔로 종이에 그린 이 단색 그림들은 ‘정적인 참사 이미지’라는 역설의 힘으로 과거를 마주하고 현재를 인식하게 한다. 표제작인 <닫힌 창 너머의 바람>은 사건 당시의 기사들을 인용하여 재편집한 몽타주 텍스트이다. 진실을 은폐하거나 참사를 극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보도기사를 해체하여, 객관적 상황을 바탕으로 폭력의 이면을 드러내고자 다시 글을 쓰고 책으로 엮었다. <기억의 자세>는 뜨개질 된 실이 천천히 풀려나가는 설치로, 개인과 사회, 개인의 사건과 역사적 사건이 이어져 있음을 환기시킨다.

 

김지영은 고통을 함부로 대상화하지 않기 위해 ‘감히 무엇을 말할 수 있을지’를 끝없이 의심하고 ‘어떻게 말할 것인가’를 고민한다.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와 만연한 폭력이 개인의 서사마저 파괴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잊지 않기를 당부한다. 이번 전시 <닫힌 창 너머의 바람>은 재앙의 시대에 저항하고 역사를 기억하며 더 나은 곳을 상상하기 위해 미술이 던질 수 있는 근원적인 질문이자 다양한 목소리의 연대를 위한 움직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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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180601-김지영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