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미아트스페이스 3월 기획

 

이호국 초대展

 

" 선을 그으며 "

 

1.이호국 표지

 

 

  

 

2018. 3. 16(금) ▶ 2018. 3. 31(토)

서울 종로구 우정국로 51 올미아트스페이스 | T.02-733-2002

 

www.allmeartspace.com

 

 

Going on a bike 2_220×70cm_캔버스에 유채_2017

 

 

삶의 위안을 주는 역설의 미학

‘이호국의 선을 그으며’展

 

사람들은 대개 예술작품을 통하여 이해와 감동의 즐거움을 얻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의외로 많다. 그러나 고약하게도 현대미술은 이러한 과정을 문제 삼지 않는다. 슬픔은 물론 고통이나 혐오까지도 미적 감정으로 받아들인다. 그럼에도 대다수의 사람들은 예술은 즐거워야 한다고 믿는다. 특히 살기 힘들 세상일수록 예술은 ‘위안거리’이기를 소망한다.

어쩌면, ‘선(線)의 화가’ 이호국의 그림이 이를 충족하는지도 모르겠다. ‘봄날에 선을 그어’ 이루어낸 그의 그림은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고, 나아가 고통도 금세 사라질 것만 같은 카타르시스를 선사하기 때문이다. 버스에서 내려 선생님을 따라 줄지어 가는 어린 학생들을 보라. 마냥 하루가 즐거운 소풍이다. 그 밖의 꽃도 나무도, 길도, 자전거도 모두 즐거운 소풍의 일원이다. 이렇듯 자연과 인간, 인공이 모두 일체를 이룬다. 이내 마음의 평온이 느껴지는 그림이다.

이번 개인전의 그림들은 겨우내 얼었던 대지와 나무에 싹과 움이 돋아 소생의 환희를 즐거운 모습으로 노래한다. 따뜻한 기온이 캔버스 위에 아지랑이처럼 스물 스물 오르며 손끝에 묻어날 것 같은 생생함이 녹아 있다. 무엇보다 환희에 찬 색채는 결코 화려하지 않는 미덕을 보여준다. 남의 눈에 띄지 않은 겸손하면서도 부드럽고 따뜻한 표정으로 자연의 아름다움과 인생의 즐거움을 노래하는 것이다. 화가의 인생이 마치 그러하듯이.

이처럼 대자연의 아름다움과 삶의 즐거움을 표상한 화가의 그림은 레코드판의 나선형처럼 선들이 일정한 방향으로 고르게 반복적으로 펼쳐진 특징을 보인다. 그 선들은 때론 좁은 계곡을 흐르는 물결처럼 세차고, 때론 드넓은 호수의 물결처럼 고요하며, 나무의 연령인 나이테와 인간의 정체성인 지문을 닮았다. 이러한 선들의 조형이 그의 삶을 투영하고 은유한다.  

 

 

Going on a bike 3_130.3×97cm_캔버스에 유채_2017

 

 

사실, 선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그림의 윤곽에서 출발했다. 선으로서 존재의 안과 밖을 드러냈던 것이다. 하지만, 세계인이 열광하는 고흐는 꿈틀거리는 선으로써 생동하는 세계-이글거리는 태양과 하늘, 바람결에 춤추는 나무와 풀을 그렸다. 고흐의 정체성이기도 했던 이 리드미컬한 선들이 이호국의 그림에서는 좀 더 잔잔하고 고요하게 펼쳐진다. 그만큼 이 선들로 둘러싸인 화가의 삶은 정적이고 평온하다.

그런데, 과연 그의 그림이 자신의 삶의 현실을 그대로 표상할 것일까? 행여 아내가 가난에 지쳐 두 아들과 함께 일본으로 떠나버린 역경 속에서도 가족들의 행복한 모습을 그린 이중섭처럼 현실을 역설하지는 않았을까. 화가는 그의 그림 속에서 아이들과 함께 꽃이 가득 핀 나무들 사이로 자전거를 타고 즐겁게 놀고 있거나 다정한 모습으로 책을 읽고 있지만, 모두 남성이라는 사실이다. 어쩌면, 화가는 어린 사내아이들을 키우면서 힘겹게 살아가는 현실을 애써 감춘 채 이중섭처럼 역설적인 행복을 노래하지 않았을까. 그래서 이호국의 그림은 더욱 행복해 보이는지도 모르겠다. 이처럼 우리에게 행복과 위안을 주는 예술, 이호국의 그림이 갖는 미덕이지 않을까.

 

김이천/미술평론가

 

 

Going on a bike 4 _160×60cm_캔버스에 유채_2018

 

 

Going on a picnic1_220×70cm_캔버스에 유채_2017

 

 

Going on a picnic2_130.3×97 cm_캔버스에 유채_2018

 

 

 

 

 

 

 

 
 

이호국 | Lee Ho Guk

 

개인전 | 1회 캠브리지 초대 개인전 1998 (광주 캠브리지갤러리) | 2회 필리핀 마닐라 초대 개인전 2004 (마닐라 필리핀) | 3회 인사아트 초대전 2005 (서울 인사아트 센터) | 4회 개인전7회 2010 (도화헌 미술관) | 5회 초대 개인전 2013 (광주 국윤 미술관) | 6회 초대 개인전 2014 (광주 생각상자 갤러리) | 7회 초대 개인전 2015 (광주 아트 스페이스) | 8회 초대 개인전 2017 (서울 아트스페이스 퀄리아) | 9회 초대 개인전 2018 (서울 올미아트스페이스)

 

단체전 | SOFA 참가 (서울 코엑스) | 국제 Art Fair (마닐라 국립 현대미술관. 필리핀) | 중국 베이징 아트페어 (중국 베이징) | KIAF 참가 (서울 코엑스) | 광주 아트페어 참가 (광주 김대중센터) | 한국 미술의 소통전 (단원 미술관, 서울) | 한국정예작가 초대전 (시립미술관, 서울) | 국제 현대 미술제 (단원 미술관, 서울) | 에꼴드 목포 (일본 나고야, 후꾸오까)

 

 
 

vol.20180316-이호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