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구영 展

 

 

 

 

경인미술관 제1전시실

 

2017. 12. 20(수) ▶ 2017. 12. 26(화)

Opening 2017. 12. 20(수) 17:00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 10길 11-4 | T.02-733-4448

 

www.kyunginart.co.kr

 

 

더러운 잠1_100x72.7cm_2017

 

 

 ‘더러운 잠’의 작가 이구영의 전시 ‘ㅅ4ㅏ가지의 방’ 엿보기

 

<촛불정국에서 태어난 작품 더러운 잠과 다양한 시선의 작품들>

 

올해 1월 20일, 국회의원회관 로비에서 열린 풍자전시 <곧, 바이! 展>은 많은 일화를 낳았다. 그 대표적 사건이 바로 이구영 작가의 작품 ‘더러운 잠’ 파손사건이다. 이 일로 사회전체에 사건이 미친 영향은 대단했다. 무려 1,000건이 넘게 보도가 되었고 ‘외설이냐 예술이냐’에서부터 ‘표현의 자유는 어디까지인가’라는 화두로 많은 논객들이 설전을 벌였다.

일찍이 우리 사회에서 미술작품 하나가 이토록 사회를 뜨겁게 달군 적이 있었던가. 있었다면 이중섭, 박수근, 천경자 같은 작가들의 작품 위작사건이나 2016년 화투그림 대작사건 정도였는데, 이에 견주어 본다면 성격 자체가 완전히 차원이 다른 것이었기에 우리 미술사에서 지워질 수 없는 굵직한 자취로 남게 되었다는 점이다.

‘작품은 시대를 반영한다’라는 말은 이미 상식이니 말해 무엇하랴. 표현의 방식이나 주제와 소재 역시 제한 없는 작가 고유의 영역이며 여기에 다루지 못할 금기나 성역은 없다. 이견이 있다면 논쟁의 대상이 될지언정 작품의 물리적 파괴행위는 있을 수없는 야만이다. 그러함에도 한 나라의 여성 대통령을 누드로 다루었다는 것을 내세워 ‘성스러운 국모를 벗겼다’는 황당한 유교관에 입각한 보수진영의 작품파괴의 만행은 이중적이며 치졸하다. 왜냐하면, 풍자전시 <곧, 바이! 展>에 참여한 작가들의 출품작 전체가 하나같이 당시의 시대를 비판하거나 풍자하는 내용들이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요소들을 건드렸을 경우 ‘득’보다는 ‘실’이 더 클 것이라는 본능적 감이었을까. 우선 눈에 드러나는 누드라는 소재에 초점을 맞춰 ‘미술이라는 것의 고상한 성윤리’를 내세운 그들의 태도 이면에는 당시 수세국면에 놓인 보수진영의 결집과 국면 뒤집기를 위한 얄팍한 노림수였다는 것은 이후 표창원 의원을 공격한 것이 그 증거이다. 더구나 그들이 다른 누구도 아닌, 노예처럼 맹목적으로 떠받드는 ‘위대한 새마을운동의 지도자 박정희’라는 군주의 공주인 박근혜를 국민 앞에 벗겨 놓았다는 것은?

 

 

더러운 잠3 - Bye 닭_100x72.7cm_2017

 

 

이 같은 과정은 일단 차치하고, 작가 이구영은 이후 ‘더러운 잠’의 후속작업으로 시리즈 4점을 제작하여 이번 전시에서 관객과 만나게 되었다. ‘더러운 잠1’, ‘더러운 잠2-블랙’, ‘더러운 잠3-bye 닭’, ‘더러운 잠4-2MB 구속의 추억’이 그것인데 여기에서 각 작품들을 조금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더러운 잠1’의 경우 이미 너무나 유명하지만, 자세히 본다면 미처 보지 못한 것들에 대해 알 수 있으니 여기에서 다루어 보고자 한다.

우선 전체 구도는 우르비노의 비너스라는 작품과 이것을 패러디한 마네의 올랭피아에서 취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여기에 들어간 소품이나 요소들은 철저히 당대 한국사회의 단면들이다. 침대 위 박근혜(존칭생략)는 창밖의 세월호의 침몰 풍경을 외면한 채 안락하고 달콤한 잠에 취해 있는데, 이때 최순실이 갖고 온 꽃다발 안에는 주사기가 가득하다. 이것이 뜻하는 바는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보는 이의 상상에 맡기자. 그리고 배 위에 놓인 사드와 아버지 박정희와 진돗개 한쌍, 그 뒤 태극무늬에 투영된 최순실 얼굴은 마치 진나라를 멸망의 길로 이끈 환관 조고를 연상케 하거나 여타의 섭정으로 여겨진다는 점에서 뛰어난 작가의 유머러스한 풍자정신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따라서 이 작품의 전체 본질은 사실 억압받는 민중의 놀이이며 카타르시스의 해학이다. 그러나 그의 추종자들은 ‘손가락이 가리키는 달’은 보지 않은 채 애꿎은 손가락만 탓했다는 것은 21세기 지구촌 모든 인류 앞에 꼴 사나운 희극배우를 자청한 것이니 이 또한 우리 후손들에게 두고두고 이야기 꺼리가 되겠다.

후속작업인 ‘더러운 잠2-블랙’은 전체구도가 앞의 작품과 동일한 가운데 박근혜 누드의 자리를 검게 실루엣으로 처리했다. 대신 머리맡에 등장한 닭 한 마리와 침대 앞 가득한 닭의 무리와 창밖의 노란 오리 떼들이 가득하다. 여기에서 닭의 무리는 그의 추종자를 뜻하며 창밖 오리 떼는 광화문에 모인 세월호 희생자 추모의 인파로 해석 되지만 당시의 상황에 대한 인식의 관점에 따라 달리 생각할 여지 또한 남아 있다.

이어지는 작품 ‘더러운 잠3-bye 닭’은 헌재 전원일치 판결에 의한 탄핵확정 전날인 3월 9일 경향신문에 발표된 작품이다. 빈 침대 위 떠난 자가 남긴 똥 덩어리와 작은 성조기와 틀니가 놓여 있고 최순실이 사라진 창밖 풍경은 민중궐기의 현장이다. 여기에서 틀니와 똥과 성조기는 수구보수언론과 그들이 남긴 폐단과 적폐세력의 상전국을 암시한다.

‘더러운 잠4-2MB 구속의 추억’은 박근혜 누드의 자리에 이명박 전 대통령이 침대에 벗고 누워 촛불대통령이라고 하는 지금의 문재인 대통령의 시중을 받는데, 소반 위 놓인 물건은 수갑과 녹조라떼이다. 그리고 뒷짐을 지고 창밖의 수중보와 부엉이 바위를 바라보는 이가 있으니 이 사람은 바로 노무현 전 대통령이다. 이 그림은 의미가 다소 심장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부엉이 바위에서 생을 마감한 이후 줄곧 그 누구를 기다리는 모습으로 연상되기 때문이다. 그게 누구일까. 역사로 증명될 것이다.

 

 

더러운 잠4 2MB 구속의 추억_100X72.7cm_2017

 

 

이 전시의 타이틀은 ‘ㅅ4ㅏ가지의 방’이다. 이것이 뜻하는 바는 4점의 작품을 각각의 ‘방’으로 빗댄 의도와, 4가지 방식의 작업과정을 4개의 색션(1. 회화, 2. 공공미술, 3. 게릴라미술, 4. 풍자미술)으로 구분 배치하여 대중에게 선보인다는 점에서 제목을 정한 작가의 다중적인 의도가 느껴진다.

작가 이구영은 일련의 정치와 사회풍자의 작품인 ‘더러운 잠’ 시리즈로 세상에 드러났으나 일찍이 그는 거리나 광장의 사회현장에서 민중의 외침을 즉각적으로 펼치는 공공미술과 게릴라 미술을 꽤 오랜 기간 동안 해온 베테랑의 경력자이다. 여기에 더해 다른 한 축으로는 평화주의자의 시선으로 보는 분단의 현실과 지구 온난화를 유발하는 환경파괴의 산업경제 현실에 대한 여러 회화작업 또한 왕성한 작가이다.

그는 이렇게 어디에서든 관객과 풍성하게 소통하는 적극적인 작가이길 원했다는 점에서 그간의 활동내용들이 다시금 묵직하게 다가온다. 이것은 바로 사회참여를 통한 그의 굳건하게 내재된 작가의식의 여정이다. 또한 한편으로는 삶의 과정에서 보이는 관조적 풍경을 그리는 행위를 통하여 그 안에서 그 어떤 정신적인 휴식을 도모했음을 알 수 있다. 이것은 애초 그가 꿈꾸었던 미술의 표현영역에 대해 어느 한 곳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것 외에도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또는 한 인간이라는 점에서 서정의 보편성을 세상과 공유하고자 하는 다양성의 산물이므로 단순한 풍경으로만 다가오지 않는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이 4종류의 작업형태를 한 자리에서 만나게 되었으니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들 모두가 낙관적인 사회교류를 꾀하고 있다는 점에서 굳이 하나로 묶어 내고자 하는 통칭은 ‘사회소통미술’이라고 압축해도 되겠다.

아울러 이 전시를 관람하는 관객들 역시 긍정적 미래역사의 물결에 동참하는 것이므로 스스로 즐거운 주체이다.

이구영 작가의 전시를 축하하며 함께 기뻐한다.

 

2017년 12월

화가 김종도

 

 

통곡의 미루나무_97x130.3cm_2017

 

 

트럼틀러_72.7x100cm_2017

 

 

구름위의 풍경_162.2x130.3cm_2017

 

 

 

 
 

이구영 | 李久永 | Lee Gu Young

 

세종대학교 예술, 체육대학 회화과 졸업 | 서울 시립대학교 도시과학 대학원 환경미술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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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ail | ssenm@daum.net

 

 
 

vol.20171220-이구영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