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수지 초대展

 

" 일상의 표정, 그 읽음의 기록 "

 

4월_70x70cm_한지에 백토, 혼합재료_2017

 

 

장은선 갤러리

 

2017. 8. 23(수) ▶ 2017. 8. 29(화)

Opening 2017. 8. 23(수) PM 4-6

서울 종로구 인사동 10길 23-8 | T.02-730-3533

 

www.galleryjang.com

 

 

 

휴일_110x75cm_순지에 백토, 채색,분채_2015

 

 

일상의 표정, 그 읽음의 기록

 

인간의 삶이란 마치 평범한 일상의 축적을 통해 직조되는 오묘한 문양의 천과 같다 할 것이다. 그것은 늘 유사한 행태의 지루한 반복으로 이루어지는 것 같지만, 이를 통해 저마다의 다른 질감과 문양을 지닌 개별적인 모양을 이루게 된다. 특별히 기억할만한 사건이나 상황이 없어도 일상은 끊임없이 반복적으로 그렇게 한 인간의 삶을 은근하고 내밀하게 그 흔적들을 기록하며 성숙되고 풍성해지게 마련이다. 이러한 일상의 반복적인 단조로움 속에서 무엇인가 영감을 얻고 또 다른 해석을 통해 그 삶을 음미하고 관조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작가로서의 섬세하고 예민한 감각일 것이다. 그리고 그 내밀하고 섬세한 감정을 여하히 표출해 낼 것인가 하는 점은 바로 작가의 조형적 역량에 달린 문제일 것이다.

 

작가 오수지의 작업은 그 또래들의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평범하고 소소한 에피소드로부터 비롯된다. 그저 눈길이 머무는 익숙한 시간과 공간 속에서 작가는 섬세한 감성으로 무엇인가 특별한 것을 발견해 낸다. 그것은 특별한 상황을 기록하거나 과장된 연출을 통해 억지 감성을 강요하지도 않는다. 보여지는 바에 대한 그만의 독특한 시각을 통해 조형의 단서들을 포착하고 이를 스스로 확보한 틀을 통해 가공하여 표출함으로써 자신의 일상과 그 언저리들을 기록해낸다. 굳이 과장된 표현과 특정한 상황을 고집하지 않고 눈앞에 드러나는 객관적 현실에 충실하기에 그의 작업은 평안하여 보는 이의 참여와 공감을 쉽게 한다. 마치 소품과도 같은 작고 소소한 부분에 대한 관심과 표현은 이러한 공감을 증폭시켜 보는 이로 하여금 그의 화면에 더욱 몰입하게 하는 장치와도 같은 것으로 작용한다. 이는 작가의 재치이자 조형에 대한 본능적인 능력이라 여겨진다. 사실 그의 작업은 이러한 작고 소소한 부분, 즉 작은 장식물이나 은근한 손의 표현, 몸짓이나 시선의 방향 등을 통해 보는 이에게 다양한 말 걸기를 시도하고 있다. 그러므로 그의 작업은 화면 전반에 대한 시각적 자극에 더하여 은밀하고 소소한 내용들에 대한 조심스러운 읽기를 통해 비로소 공감의 영역이 풍부해지고 확장될 수 있을 것이다.

 

 

3월3일_134x66cm_순지에 백토, 분채, 채색_2017

 

 

인물에 대한 관찰과 이의 주관적 가공은 일정한 해석을 통한 왜곡으로 나타나고 있다. 강한 외곽선으로 규정되어진 인물들은 다양한 표정의 변주를 통해 개별적인 심리의 상태, 상황의 설명, 혹은 내재된 감정을 드러낸다. 그것은 설명적인 것이 아니기에 개괄적이고 특징적인 표현을 통해 화면에 드러나게 된다. 일견 무표정하고 무뚝뚝한 표정으로 감정을 억제하고 있는 듯한 인물들의 내면은 주변의 상황과 작고 소소한 동적을 통해 읽혀지게 된다. 이는 작가의 작업이 지니고 있는 독특한 특징 중 하나로 마치 숨은그림찾기와 같은 읽어내기의 재미를 선사한다.

 

비록 색채를 통해 화면 전반을 경영하고 있지만, 작가의 작업은 둔중한 윤곽선과 탁하고 무거운 색채에서 발현되는 깊이를 지니고 있다. 그것은 한지라는 독특한 물성과 백토, 그리고 채색이 어우러져 이루어내는 독특한 색채심미라 할 것이다. 탁함을 전제로 맑음을 드러내고 거칠고 강함을 통해 섬세하고 부드러움을 표출하는 이질적인 화면 경영은 일반 한국화의 그것과는 사뭇 다른 것이기도 하다. 상대적으로 높은 채도를 지닌 사물의 표현은 반복적인 수공의 과정을 거쳐 착색과 변화를 도모함으로써 비로소 이루어지는 것으로, 그 속에는 수많은 변화의 내용들을 담고 있다. 일반적인 색채의 명징함과 설명적인 상투성에서 벗어난 색채의 사용은 작가가 지닌 장점이자 특징 중 하나라 여겨진다. 이러한 독특하고 개별적인 색채의 해석과 수용은 그의 화면이 비록 일상적인 내용들을 전제로 하지만, 작가의 해석을 거친 개별적인 것으로 수렴되는 중요한 요소이다. 특히 왜곡과 변형을 통한 대상의 단순화와 더불어 강한 윤곽선의 구사는 이러한 독특한 색채를 통해 작가의 개별성을 담보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질박하고 둔중하며 침잠하는 깊이를 지닌 작가의 색채는 단순히 기교적인 발휘에 앞서 우리미술이 지니고 있는 본질적 특성과도 연계되는 것으로, 이에 대한 연구와 천착은 향후 작가의 작업에 있어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될 것이라 여겨진다.

 

기계문명의 발전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아날로그적 가치는 날로 위축되고 망실되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기계적인 재현의 의미 없는 행위가 난무하는 상황에서 작가가 보여주고 있는 아날로그적 표현과 그 결과는 사뭇 반가운 것이 아닐 수 없다. 더불어 평범한 일상에서 그가 포착해낸 소소한 표정과 내용들은 과장된 표현을 통해 기성의 것들을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 진솔하고 건강한 자신의 것이기에 더욱 반가운 것이다. 이에 대한 가치를 확인하고 일상에 대한 지극한 관조와 인간에 대한 애정, 그리고 그 민감하고 섬세한 작은 부분들에 대한 표현을 배가시킨다면 작가의 작업은 또 다른 지경에 이를 수 있을 것이라 여겨진다. 삶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관찰, 그리고 이의 조형화를 위한 방법의 모색, 그리고 이러한 내용들에 대한 보다 진지한 사유와 확장은 향후 작가의 작업을 또 다른 차원으로 견인할 수 있는 중요한 내용들일 것이다. 작가의 분발을 촉구하며 다음 성과를 기대해 본다.

 

김상철(동덕여대 교수)

 

 

 

4월30일_76x51cm_순지에 백토, 채색_2016

 

 

작업노트

 

우리들의 일상은 누군가에게 익숙함과 동시에 또 누군가에게는 낯선 것이 되기도 한다.

 

일상은 집적되어 삶을 이루고, 그 삶은 한 인간의 표정을 통해 드러나기 마련이며, 나를 포함한 사람들의 표정에 ‘일상 ’이라는 시간의 가치를 담아내고자 한다.

 

오늘날 , 일상은 생활이 이루어지는 영역의 반복과 시간적인 지속성으로 인해 특별하지 않다고 여겨지지만 되풀이 되는 일상이라도 항상 매일이 똑같을 수는 없을 것이다 . 그 시간은 인간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는 하루 24시간 일지라도 저마다 다른 사연과 가치관을 가지고 치열한 생존경쟁 속에 살아가고,  이러한 삶의 과정 안에서 느끼는 경험과 감정의 교감이 다르기에 일상은 익숙하면서도 새롭게 다가오는 것이다.  일상에서의 인간내면의 의식을 이해하고 이를 본인의 조형언어로 형상화하고자 한다.

 

인물들이 가지고 있는 개개인에게서 느껴지는 온기 , 심적 상태 , 성격 , 지향 , 드러내거나 혹은 드러내지 않는 감정의 변화는 인물의 표정에 담겨있다 .

얼굴과 행동에서 보여 지는 제스처들은 단순한 얼굴과 몸짓의 표정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그 사람의 정신과 존재에 대해 이야기하며, 하나의 언어가 되어 살아온 환경 , 삶의 과정과 생활의 흔적 , 내재적인 특징 등 무수한 부분을 반영하게 된다.

 

그러한 표현에 있어 각각의 개인에게 묻어있는 은밀한 시간의 정서와 상대방을 연결 짓는 관계와 상황으로 부터 느낄 수 있는 본인의 주관적인 감정과 태도에 대해 간접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의도가 담겨있으며, 이는 얼굴, 손 등과 같은 신체의 일부가 부각되거나 변형되어 내면적인 심리를 드러내었다. 작품 속 대상들은 단순히 특정한 인물의 형상을 재현해낸 것이 아닌, 모두에게 주어진 평범한 일상처럼  인물들이 비록 다른 사연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서로가 서로를 닮아있기에 본인의 주관적인 생각과 감정이 반영되어 비슷한 인물의 모습들을 가지고 있다.

 

 

5월31일_192x94cm_장지에 백토, 혼합재료_2017

 

 

작품 속 인물들의 화려하지 않고, 사소하며, 은밀한 일상을 한지와 백토라는 재료를 통해 담아내었다.  한지와 백토가 가진 따뜻함, 부드러움과 편안함은 우리의 역사와 이야기가 담겨 오래 전부터 친밀한 재료의 역할로 다방면으로 다루어져 왔기에 가장 동양적이기도 함과 동시에 본인의 의도대로 작품이 가져야 할 한국적 정체성과 고유의 민족적 정서와도 잘 맞는 재료로써 이미지를 연출하는데 매우 효과적인 재료라 생각되었다.

 

사람과 사람 사이 , 공간 안에 함께 존재하는 정체 모를 식물들은 또 다른 성장의 가능성을 상징한다. 자신보다 작아 보이는 듯한 화분의 크기를 벗어나 뻗어있는 식물의 모습은 자신이 속해있는 체제와 규칙, 규범으로 억압되어지는 행동의 제한에 거부하고 반항하며, 그와 동시에  맞이할 새로움에 대한 호기심과 야망, 목표를 대하는 적극적인 자세를 나타내는데,  이는 자극적인 색과 과감하고 화려한 이질적인 색의 변화를 통해 표현되었다 . 식물은 사람의 통제와 외부적 조건에 의해 쉽게 변화되기에 오늘날의 현대인을 빗대어 표현하게 되었으며,  사회규범의 테두리 안에서 되풀이되는 일상이더라도 적극적으로 희망과 목표를 갈망하고자 함을 내포하고 있다 .

 

한지와 백토 위에 다양한 면과 선의 중첩으로 표현된 각개의 대상들은 그 의식의 흐름이 전반적으로 같은 방향성을 지니고 있다 하더라도,  그 본질만큼은 각자의 개성을 통해 채집되어 기록되기에 결코 같을 수 없을 것이다.  그것은 비록 같은 일상을 공유하고 있지만 서로 다른 표정으로 각인되어 나타나는 우리의 삶과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

 

오수지

 

 

8월2일_100x100cm_한지에 먹, 백토, 분채_2016

 

 

한국화 작업을 하는 오수지 작가는 젊은 감각의 조형언어를 화폭위에 쏟아낸다. 풍경을 포함한 자연물 또는 인물화를 사실적으로 재현하는 전통방식의 한국화가 아닌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시각적인 메시지 수단으로 한국화 방식을 택해 작업세계를 펼쳐 나가고 있다. 소소한 일상들을 나열하는 작가의 작업은 한국화로 표현 할 수 있는 새로운 조형적 가능성을 나타낸다.

 

작가는 ‘일상은 집적되어 삶을 이루고, 그 삶은 한 인간의 표정을 통해 드러나기 마련이며, 나를 포함한 사람들의 표정에 ‘일상 ’이라는 시간의 가치를 담아내고자 한다‘며 작업의 동기를 드러내며 반복되는 생활 속에서 삶의 소중함과 가치를 발견하여 한지위에 다양한 굵기의 먹선으로 표현한다. 모든 사람에게 주어지는 하루, 1주일, 1년의 시간을 보내며 스쳐지나가는 다양한 에피소드, 장면들 가운데 재미와 즐거움을 찾아내어 다양한 각도와 구도의 작품을 구상하여 세련된 색감의 한국화 작업으로 풀어낸다. 한지위에 백토, 분채 등 전통 한국화 재료를 활용하여 모던하게 풀어낸 작품의 내용은 보는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미술평론가는 ‘삶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관찰, 그리고 이의 조형화를 위한 방법의 모색, 그리고 이러한 내용들에 대한 보다 진지한 사유와 확장은 향후 작가의 작업을 또 다른 차원으로 견인할 수 있는 중요한 내용들일 것이다’며 오수지 작가의 작품을 높이 평가한다.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여름의 끝에서 젊은 작가가 그려낸 한가로운 일상의 달콤함을 감상 할 수 있는 오수지 작가의 신작 20여점을 장은선갤러리에서 전시한다.

 

오수지 작가는 동덕여자대학교 예술학부 회화학과 졸업 후 동 대학원에서 한국화 전공으로 수학 중이다. 이천시립월전미술관, 동덕아트갤러리 등에서 단체전 및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Modern Art Show’를 비롯한 여러 아트페어에 참여하며 활발한 작가활동을 하고 있다. 서울미술대상전 입선, 전국대학미술공모전 특선 등 다양한 수상경력을 지닌 신예 한국화 작가다.

 

 

 

 

 

 

 

 

 

 

 
 

오수지 | Oh Su-ji | 吳秀智

 

2016~  동덕여자대학교 일반대학원 한국화 전공 석사 3학기 재학 중 | 2012 ~ 2016. 3 동덕여자대학교 예술학부 회화학과 학사 졸업

 

Solo Exhibitions | 2017 장은선갤러리 초대전 | Gallery 耽 ‘일상 속의 표정읽기’, 탐앤탐스블랙 압구정점, 서울

 

Group Exhibitions  | 2017 | 현대인의 초상, 이천시립월전미술관, 이천 | 저 별이 기억하는 풍경- 성북동을 그리다, 성북동 작은 갤러리, 서울 | NTNU&DDWU   ART EXCHANGE EXHIBITION (동덕여자대학교&국립대만사범대학교   교류전시회), 동덕아트갤러리, 서울 | Episode 1 : 경리단길   이야기 , 아워커뮨 갤러리, 서울 | 2016 | 아트 飛上 기획 초대전, 동덕아트갤러리, 서울 | SeMa동북부   미술대학 연계발굴 프로젝트 :낯선이웃들, 서울시립북서울미술관, 서울 | 한국 미술대학 석·박사 과정 우수작품 [미·탐]展, 상암DMC 아트갤러리, 서울 | 제9회 전국대학우수작가전, 영아트갤러리, 서울

 

Art Fair | 2017  제8회 Modern Art Show,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서울 | 2016  KINTEX SPOON ART SHOW 2016, 킨텍스, 고양 | 2016 아시아프&히든아티스트 페스티벌,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서울

 

수상 | 2017 제 15회 서울미술대상전 입선 수상 및 전시, 한전 아트센터갤러리, 서울 | 2016 제 3회 전국대학미술공모전 특선 수상 및 전시,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 서울 | 2016 제 1회 서리풀Art for Art 공모전 특선 수상 및 전시, 유중갤러리, 서울 | 2015 제 2회 전국대학미술공모전 특별상 수상 및 전시, 성산아트홀, 창원

 

 
 

vol.20170823-오수지 초대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