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천 이지향 초대展

 

전통의 정신에 현대의 옷을 입혀나가는 신문인화

 

바람_114x78cm

 

 

남송미술관

 

2017. 8. 1(화) ▶ 2017. 8. 15(화)

Opening 2017. 8. 4(금) pm12:30

경기도 가평군 북면 백둔로 322 | T.031-581-0772

 

 

감이 익을 무렵_95x58cm

 

 

전통의 정신에 현대의 옷을 입혀나가는 신문인화

-임천 이지향 작가의 작품세계-

 

정태수(한국서예사연구소장)

1. 오늘날 문인화, 그리고 전통회화는 정말 고사 직전인가? 우리는 그렇지 않다는 대답을 최근 유럽의 각종 미술품경매시장에서 중국작가들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데서 찾을 수 있다. 장대천(張大千·1899~1983)이 57세 때 피카소(Pablo Ruiz Picasso · 1881~1973)를 방문하자 피카소는 그의 그림을 보고 전통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면서 폄하해 마지않았다. 그런데 2010년 경매에서 피카소가 세운 최고가(3억6000만달러·약 4140억원)를 2011년 장대천은 5억달러(약 5700억원)로 가볍게 최고가를 경신했고, 제백석(齊白石·1864~1957)이 4억4500만달러(약 5110억원)로 2위를 기록하면서 동양의 그림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고 있다. 장대천과 제백석은 누구보다 전통을 철저히 연마한 뒤 자신의 독창적 양식을 펼쳐보이는 선구자들로 전통의 현대화라는 동양화단의 화두를 모범적으로 실천한 작가들이다.

이들이 전통의 귀감으로 삼았던 문인화는 형태와 정신의 관계를 이형사신(以形寫神:형상으로써 정신을 그림) 과 기운생동(氣韻生動)의 정신을 추구하며 객관적인 형태를 닮게 그리기보다는 주관적인 사의적(寫意的) 표현 위주로 작가의 정신전달을 중요시하는 그림형식이다. 무엇보다 문인화는 다른 회화형식에서 찾아볼 수 없는 시(詩) · 서(書) · 화(畵) 삼절(三絶)사상이 근간으로 자리 잡으면서 객관적 형태를 중시하는 것으로부터 해방되어 전신사조(傳神寫照:정신이 전해져 그림으로 드러남)나 천상묘득(遷想妙得:생각을 옮겨 묘함을 얻음)을 추구하는 독특한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이러한 문인화 정신은 일찍이 소식(蘇軾)이 “실제 눈에 보이는 대나무의 성장이 아닌 가슴속에 자라는 대나무를 그려야 한다.”는 ‘흉중성죽(胸中成竹)’을 주창하였고, 제백석(齊白石)은 "닮지 않은 것은 세상을 기만하는 것이요, 너무 닮은 것은 속세에 아첨하는 것이다. 妙함은 닮음과 닮지 않음의 가운데에 있으니, 닮지 않음으로써 닮은 것을 추구한다" 는 이른바 ‘불사지사(不似之似)’의 중용자세를 견지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자신의 작품세계를 일궈왔다.

장대천과 제백석의 그림을 임모하면서 한국의 장대천과 제백석이 되려는 여성작가가 있다. 30여 년 화가로서 자신의 길을 쉼없이 걸어온 임천 이지향 작가가 바로 그다. 그의 경력은 화려하다. 경기대학교 한국화과 및 서예과 외래교수, 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위원, 서울서예가협회 회장, 미국 메릴랜드대학 및 주미 한국대사관 초대전, 중국 호북미대·호남사대·하문대 초대전, 독일 말브르크시· 비덴코프· 슈타트알렌도르프 초대전 등 국내외에서 16회의 개인전을 펼치면서 주목받는 중진작가로 자리매김되고 있고, 『문인화길잡이』 난초, 대나무, 매화, 국화 각 1,2권을 출간하였다. 이와 같이 그는 문인화단에서 이론과 실기능력을 고루 갖춘 전재형(全才型)의 작가로 알려져 있다.

 

 

나무들 언덕에 서다_150x78cm

 

 

2. 임천 이지향 작가는 중학교 시절 한자서예를 공부하면서 붓과 인연을 맺었다. 소녀시절의 꿈은 세계적인 소설가였지만 20대 초반에 문인화에 입문하면서 그림으로 세계인과 소통하려는 야무진 계획을 차근차근 실천하고 있다. 그는 공자가 『논어』에서 말했듯이 “나보다 배우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없다”는 말을 본받아 호학(好學)하는 자세로 정진웅·구자무·박근술·김태정·홍석창 교수 등 여러 선생에게서 다양한 것을 배우기 위해 촌음을 아껴서 공부에 임했다. 이론은 대학원 졸업 이후로 지금까지 『중국역대화론-김대원 역주』을 반복적으로 탐독하고 있고, 실기는 장대천·반천수· 제백석· 석도· 오창석· 정선· 김홍도· 신윤복· 장승업·장우성 등 국내외 작가들의 작품을 꾸준히 임화해왔다. 그 중에서도 장대천의 작품세계에 매료되어 그의 작품들을 빠짐없이 임화하는 열정적인 작가이다.

작가는 이번 17회 개인전에서 ‘꿈 희망, 그리고 자연’이란 주제를 내걸고 있다. 그의 화면에서 자연은 인간과 조응을 통한 결과물의 연장이다. 즉 자연을 현실의 재현으로서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에 화가의 심상을 기탁(寄託)함으로써 다양한 형태로 표출시키고 있다. 이는 자연의 생태적인 묘사가 아닌 자연이 지니고 있는 고유의 기운(氣韻)을 유추해 내어 표현하는 형이상학적 조형시각을 극명하게 보여준다고 여겨진다. 근작에서 선보이는  이러한 조형어법은 형사(形似)와 사의(寫意), 서양화와 동양화 중 어느 한 곳에 머물지 않고 이를 혼융하고 있으며, 이를 작가 자신이 느낀 감성으로 환치시켜 화면에 담아내고 있는 것으로 살펴진다.

발표된 화면을 보면 실재(實在)와 여백의 배분이 절묘하고 형(形)과 신(神)의 표현이 안정적으로 구현되고 있다. 무엇보다 전통의 현대적 수용이라는 지속적인 명제도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 화선지가 광목과 캔버스로 교체되고, 수묵위주에서 다양한 색채를 화면 위에 올리는 실험을 거듭하고 있다. 근작을 보면, 과슈와 아크릴 물감이 혼용되나 어색하지 않고 화면은 문인화의 격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작가의 발표작은 전통을 뿌리로 삼고 있지만 여기에 머물지 않고 현대적 시각과 자신만의 조형어법으로 가지를 뻗게 하고 그 끝에 꽃을 피우려고 한다. 시간이 지나면 열매는 필연적으로 열릴 것으로 확신한다.

 

 

달무리 언덕에서_110x80cm

 

 

3. 구체적으로 몇 작품을 통해 작가의 조형미감을 살펴보자. 오랜 세월의 연륜을 전하는 가로 6m가 넘는 대형 홍매작품은 여섯 그루의 매화줄기가 용트림하듯이 기운을 내품으며 홍매를 가지 끝에서 피워 올리고 있다. 혹독한 추위 속에서 가장 먼저 꽃을 피우는 매화는 암울한 현실 속에서 희망을 찾는 귀한 영물, 혹은 청빈한 선비의 기상을 머금은 나무로 등치되곤 한다. 묵은 큰 줄기를 농익은 솜씨로 마무리 하는 것을 보면 작가의 필력을 충분히 엿볼 수 있다. 가로 1m50의 소나무작품은 광목에 먹과 한국화물감, 석채를 곁들여서 그린 작품으로 심원한 의경미를 느끼게 한다. 그리고 캔버스에 과슈로 그린 홍매소품과 캔버스에 푸른 바탕색을 칠한 위에 백매꽃만 그린 작품에서는 간결함과 여백미를 되살려냄으로써 현대성이 두드러져 보인다.

매화와 소나무는 작가가 자신있게 표현하는 소재이다. 매화는 엄한(嚴寒)에도 굴하지 아니하고 이른 봄에 향기 있는 꽃을 피우는 생리적 특성에서 유래하는 '불굴의 절조'  혹은 '속세의 초월' 등 상징성이 담긴 화목이다. <통도사의 봄> 연작에서는 간솔하고 질박한 맛에서 농익은 화려함을 끌어내고, 담박함 속에 지극한 맛을 담아내고 있다. “고요하기 때문에 뭇 움직임이 명료하고, 비어 있기 때문에 모든 작용을 받아들일 수 있다.(靜故了群動, 空故納萬境)” 이 말은 정(靜)과 공(空)에 도리어 우주의 무한한 영기가 충만해 있다는 소식의 말이다. 우리는 이 작품을 통해 문인화의 특징 가운데 하나인 유무상생(有無相生), 허실상생(虛實相生)의 지극한 경지를 처리하는 작가의 역량을 충분히 읽어낼 수 있다.  

소나무는 씩씩함, 굳은 절개, 깊은 부부애의 사랑, 절개를 상징하는 나무로 십장생에서 장수를 의미하며, 우리민족과 친숙한 소재이다. <세한조고송> 연작을 보면, 위로 뻗은 가지, 아래로 뻗은 가지, 그리고 굵은 줄기에 붙어있는 잔가지의 묘사에서 감각적이고 세련된 필치를 엿보게 된다. 여기에서 작가의 굳센 필력이 느껴진다. 그리고 굵은 가지가 뒤틀려서 올라간 소나무에서 작가의 활달한 운필을 엿볼 수 있고, 담담하고 무미한 듯하면서 맑은 심성을 지닌 오래된 노경(老境)의 미학을 잘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보여 진다.

또한 눈을 부비고 보는 삼베 위에 그린 <삶-열정>, 광목 위에 그린 <평화로운 시간> 등의 채색작품을 통해 작가가 묘사와 사생훈련을 치열하게 하였다는 것을 가늠할 수 있다. 보통 문인화가들이 기운미 위주의 운필을 하는 것에 비해 작가는 섬세한 묘사력을 갖추기 위해 각고의 시간을 보냈다. 그 사실을 이 작품들을 통해 읽어낼 수 있다. 이렇듯이 작가는 형사와 사의의 틀에 안주하지 않고 부단히 자신의 작업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것으로 살펴진다.

 

 

소나무-歲寒照孤松_150x210x4

 

 

4. 일찌기 추상미술의 선구자인 칸딘스키는 『예술에서의 정신적인 것에 대하여』에서 “모든 예술작품은 그 시대의 아들이며, 때로는 우리 감정의 어머니이기도 하다. 각 시대는 자신의 예술을 만들어내며, 그것은 결코 반복될 수 없는 일이다. 지나간 시대의 예술원리를 재생시키려는 노력은 고작해야 사산된 아이를 닮은 작품을 만들어내는 꼴이 될 뿐이다.”라고 말하였다. 과거 명가들의 작품을 그대로 흉내만 내고 있으면 전통의 아류가 될 뿐이며, 그렇게 되면 지난 과거형식에 안주하게 될 것이다. 앞에서 말했던 장대천과 같은 화가는 전통에서 형식만을 수용한 것이 아니고 정신을 받아들였고, 이를 시대에 맞게 새롭게 구성하기 위해 노력했던 거장이다.

이제 임천 이지향 작가는 장대천을 넘어 세계인의 감성을 수용하기 위한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금까지 그는 전통에 정통하기 위해 모사와 사생을 누구보다 중요하게 생각하고 화실에서 밤늦도록 이를 실천하고 있다. 그리고 전통의 정신에 현대의 옷을 새롭게 입힌 신문인화에 대한 도전을 멈추지 않고 있다. 그것만이 감상자들에게 감동을 준다는 철리를 그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작가의 성실한 노력에 공명하는 사람이 많아지길 기원한다.

 

 

통도사의 봄_96x180x4

 

 

희망 꿈 그리고 자연

 

아침 일찍 잠이 깨었다.

산책을 하고 싶은데 비가 온다.

 

상상을 해본다.

먹구름이 걷히면 밝은 새 하늘이 나타나고 세상은 더욱 빛나겠지.

항상 새로움을 꿈꾸지만 마음은 오래된 친구를 찾고 있다.

정 깊은 친구와 붓과 먹과 약간의 색채와 함께 있어 늘 풍요롭다.

게다가 세상에서 풀리지않는 답을 자연에서 얻고는 한다.

나의 자연이 공감할 수 있는 모두의 자연이 되었으면 하는 소망이다. 

모두가 바라는 것은 편안한 대지의 넉넉한 품이니

그런 정서를 함께 나누며, 즐기며 휴식하고 싶다.

 17회 초대전 작가노트

 

 

 

 
 

임천 이지향

 

개인전 10회 부스전 7회 단체전 300여회

 

미국 메릴랜드 대학 * 주미 한국대사관 초청 전시 | 중국 호북 미대*호남사대*하문대 초청 전시 | 독일 말브르크시, 비덴코프, 슈타트알렌도르프 초청전시

 

작품소장처 | 독일 말브르크 시청 | 송파시 | 고양시청 | 강서교육청 등

 

저서 | 문인화길잡이 난초, 대나무, 매화, 국화 각 1,2권 출간

 

경기대학교 한국화과*서예과 외래교수 역임 | 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역임2003년,2015년 | 미국 Rochester community technical college 득별초청강의 2015년, 2016년 | 서울서예가협회 회장 역임, 고양여성작가 회장, 한국미술협회 이사역임

 

E-mail | limchen@naver.com

 

·Solo exhibition 10times, Boos exhibition 7times, group exhibition 300times

 

·University of Maryland in US,  Embassy of the US Presence Korea, Exhibition Invitation | Hubei Fine Arts College of China, Hunan Normal University, Xiamen univ. Germany Marburg City,  Stadt Allen Dorf City, inviting exhibition

 

·Have a picture [Germany Marburg City office, Songpa office, Goyang office, Gangseo Education Office Etc...]

 

·book - a Writer of painting the literary guide in Orchids, Bamboo, Plumblossom, Chrysanthemum, each the books 1, 2 published

 

·Korea Art Competition Invited Artist, judges served

 

·Kyungki univ. served as an adjunct professor of Korean painting calligraphy department

 

 
 

vol.20170801-임천 이지향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