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야투자연미술국제레지던스프로그램 성과보고전Ⅰ

 

‘천 년의 시간을 지나 온(醞)’

 

YATOO International Artist in Residence Program 2017 ExhibitionⅠ

'ON over a Thousand Years'

 

레카 스자보 (Reka Szabo) | 헝가리 (Hungary)

스테파노 데보티 (Stefano Devoti) | 이탈리아 (Italy)

베라 스타나르세비츠 (Vera Stanarcevic) | 세르비아 (Serbia)

 

 

 

연미산자연미술공원

Yeonmisan Nature Art Park

 

2017. 6. 27(화) ▶ 2017. 7. 31(월)

충남 공주시 우성면 연미산고개길 98 | T.041-853-8828

 

www.yatoo.or.kr

 

 

2017 상반기 레지던스 프로그램 참여작가

 

 

‘천 년의 시간을 지나 온(醞)‘

 

야투 자연미술운동의 발상지인 공주는 백제시대의 왕도로서 중부지역의 역사도시 중 하나로 금강을 끼며 수려한 자연환경을 자랑한다. 고대부터 오늘날까지 오랜 세월을 지닌 이 도시에는 많은 역사적 이야기들이 곳곳에서 숨 쉬고 있다.

야투자연미술국제레지던스 프로그램의 장소적 기반이 되는 두 곳은 공주 신풍면의 원골마을※, 연미산과 고마나루※이다. 예부터 소박하게 자연에 기대어 온 원골마을의 삶속에서 예술을 읽고, 연미산 골짜기와 금강변 나루터에 깃든 천 년 전의 이야기는 예술적 매개체가 되어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갈 것이다.      

이번 야투자연미술국제레지던스 프로그램은 지역에 스며있는 천 년의 시간을 지나 온  이야기들이 작가들의 풍부한 상상력을 통해 재해석되고 다양한 자연미술로 빚어져 나오길 기대한다.

 

신풍면 원골마을

원골은 옛날 원님이 살았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며, 30여개의 작은 골로 형성된 큰골이다. 후백제 혹은 고려 초기에 형성된 마을로 추정되며 크고 작은 골과, 마을 중앙에는 작은 개울이 흐른다. 수백 년 묵은 큰 정주나무와 마을 중앙의 탑 등에 전해오는 마을 이야기들은 자연의 골짜기 속 일궈온 삶을 일깨우며 오늘날의 우리에게 거리감 없이 자연과 접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연미산과 고마나루

연미산에는 커다란 바위 2개가 머리를 맞대고 있는 ‘곰굴’과 금강변의 나루터인 ‘고마나루터’가 있다. ‘고마나루’는 ‘고마’+‘나루’의 결합으로 ‘고마’는 ‘곰’, ‘나루’는 ‘진(津)’ 즉 웅진(熊津)으로 풀이한 것으로, 웅진은 공주의 옛 지명이다. 이처럼 공주의 옛 이름 웅진의 진원지로 천년의 세월을 흘러 인간과 곰에 얽힌 슬픈 설화가 배어있는 지역이다.   

 

 

레카 스자보_벨베데레_철, 대나무_2017

 

 

레카 스자보 (헝가리) / Reka Szabo (Hungary)

 

벨베데레* (Belvedere) – 천년의 시간을 지나 온(醖)

나의 프로젝트는 고마나루 전설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다. 나는 강을 굽어 볼 수 있는 전망대 작업을 좋아한다. 언덕 기슭에서, 곰의 머리 부분에서 우리는 나루를 볼 수 있고, 곰의 시각에서 사람들의 삶을 내려다 볼 수 있다. 그 전망대는 언덕 위에 나루를 내려다 보는 곰의 머리 형상을 하고 서 있다.

그 곰의 머리는 철을 용접하여 뼈대를 만들었으며, 그 구조는 단순화한 기하학적인 형태이다. 중간부에는 (전망대로서) 곰의 두 눈이 있고, 하단부에는 곰의 입(전망대로 들어가는 입구)이 있다. 곰의 눈과 입을 제외한 공간은 촘촘히 엮어진 대나무로 채워져 있다. 곰의 입은 사람이 곰의 머리로 들어가는 입구이며, 곰의 눈을 통해 강을 굽어 볼 수 있다.

고마나루 전설을 이어서, 곰의 영혼이 숲으로 돌아가 언덕 위에서 사랑하는 사람이 다시 돌아오기를 기다리며 천 년의 시간을 지나온 그 나루를 굽어보고 있는 것이다. 이 전망대는 사람들이 곰의 머리에 들어가서 곰의 시각으로 세상을 보고, 곰의 고통을 함께 하고, 그 경이로운 자연의 일부가 되어보는 것이다.

입구는 나지막해서, 우리가 들어가려면 고개를 숙여야 한다. 이런 행위는 자연에 대한 우리의 존경심의 표현이며, 먼저 외부에 우리의 의지를 내려놓고 들어가려는 시도이다.

나는 작업의 원천으로 곰의 전설을 선택했다. 내가 사는 트란실바니아에는 곰이 많고, 곰은 언제나 우리 고장의 민속 문화의 중요한 부분 중 하나였다. 그러나 그 곳에서의 벌목이 야생동물들의 서식지에 큰 위협이 되고, 지금은 벌목이 큰 환경문제가 되었다. 이 프로젝트는 현재 트란실바니아에서의 문제와 여기 금강변 고마나루의 문제를 같이 다루는 것이다. 이 두 경우에서 우리는 자연의 시각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전세계적인 시각에서 이해하기를 배우는 것이다.

작업 진행 중에는 대나무를 세밀하게 맞추어 구조를 덮어나가는 작업의 반복이 여러 날 지속되자 단조로우면서도 우울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그 일상의 반복은 자연스럽게 명상을 위한 환경을 조성했다. 그 안에서 나의 감정 세계가 열렸고, 나의 영혼의 한 조각을 작업의 흐름 속에 투사했다.

그래서 벨베데레(Belvedere)는 명상의 장소가 될 수도 있다. 여기에서 우리는 시끄러운 삶에서 멀리 떨어져서, 자연에 집중하고, 자연을 이해하며, 자연의 숨소리를 들을 수 있다.

* 벨베데레: 궁전이나 주택의 위층 또는 정원의 높은 곳에 전망용으로 건조된 일종의 옥상노대.

 

 

 

스테파노 데보티_넥서스_소나무, 각목_2017

 

 

스테파노 데보티 (이탈리아) / Stefano Devoti (Italy)

 

넥서스 (Nexus)

개념적 통합을 추구하는 본 작업은 전통적 지역 문화와 인간적 행동의 지속성, 설치 시의 전망과 관련하는 서술적, 기능적, 형식적 측면을 서로 조화시키기 위한 비결을 설치제작 현장에서 찾아 제시한다. 곰나루 전설은 맹목적인 탈출을 감행하여 본질에서 멀어져 버린 본능적 차원과 합리적 차원 사이의 극적인 분열을 표현하고, 창의적·기술적 목적은 조화를 이루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자연을 손상한 지 수천 년이 지난 후, 인간은 산기슭에 다시 출현하여, 재활용, 의식 있는 천연자원의 사용, 지역 및 전통 공예가와의 만남을 추구하고 자연에 대한 올바른 접근을 실행한 마지막 관리자를 표방한다. 인간의 변심한 본능이 남긴 치명적인 상처를 증명하는 전설 속의 나루터와 만나는 지점을 찾기 위한 새로운 나루터.

계곡, 산, 다리 그리고 천년의 세월.

접근을 향한 의지는 제작 과정 및 체계를 통해 표현하였는데, 중국의 전통과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프로젝트 모두에 나타난 지레와 중심축 원리로 제시하고 동서양 문화 간의 실질적인 접촉 가능성을 초월하여 탄생한 관념적 일치성을 반영하며, 자연계의 성장과 구조 방식에서 주요 영감을 얻고자 한다. 개념적인 관점에서, 다리는 유사한 의미를 내포하는 '셸터의 숲'으로 은유할 수 있다. 셸터는 구속이나 감옥과 같이 단순히 고정된 폐쇄적인 공간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초월하는 횡단의 가능성으로 이해할 수 있는데, 구원의 의미를 경계와 편견 또는 자체 한계를 극복하고 상반된 두 측면의 교차하는 행동으로 정의하는 공간이라고 볼 수 있다.     

자원에 대한 접근 방법은 철저하게 재활용과 재사용 정신을 기반으로 한다. 이전 작업에서 사용한 목재 및 금속재를 비롯하여 숲에서 직접 건축용 자재를 구해 사용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 새로운 즉석 참여 방식으로 자원을 공수하기도 한다. 또한, 이동식 제재소는 올바른 숲 보존을 위해 벌목한 나무를 유용한 목재로 변환하고 다양한 용도로 활용함으로써, 대량 벌목 및 생산에 대한 필요성을 배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직접적이고 의식적인 관계를 형성하여, 벌목 활동이 중요한 작업을 의미하고 자연의 관대함을 증명하며, 미래와 차세대를 향해 성장 및 벌목 활동에 대한 시각이 이러한 의식(개념 있는 태도)을 반영하게 된다.

개인적으로는 설치 중에 주로 입구의 규모와 창작 단계로 구분된 경계 영역에 주의를 기울였다. 현실적으로는 서정적이고 자연주의적인 끝 자체를 넘어 행동이 이루어지는 환경에서 요구하는 조건과 인간적 차원 사이에 존재하는 실제 접촉 지점에 대한 조사를 의미한다. 마치 행동 및 기능, 효과의 보편적 측면에 대해 집중함으로써, 개별적 단계와 경계의 문턱에서 오는 막연함, 숨과 숨 사이의 무한성에 대한 차이점을 파악하고 이해할 수 있는 것처럼, 자재 변환 및 실존적 차원의 유사한 변질 경로에 관한 매핑(mapping)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베라 스타나르세비츠_균형_철근, 대나무_350x173x115cm_2017

 

 

 

베라 스타나르세비츠 (세르비아) / Vera Stanarcevic (Serbia)

 

균형 (Balance)

모든 민족들에는 공통적인 것이 있다. 그것은 수 천 년을 내려오는 옛 이야기들이 존재한다는 것과 이런 이야기들이 영적, 감정적, 물리적 의미에서 하나의 민족을 구성하는데 있어서 본질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들은 십중팔구 간단한 언어로 쓰였고, 옛 사람들의 지혜를 담고 있으며, 삶에서 중요한 것들 - 사랑, 우정, 가족, 역사, 악 등 - 에 대한 지식의 원천이라는 것이다.

내가 ‘균형‘을 그리고 있을 때, 그런 생각들이 나를 지배하고 있었다. '균형‘은 두 개의 큰 통로로 구성되어 있다; 하나는 민족의 근간이 되는 땅 - 대지를 향하고 있다 - 이것은 과거로부터 내려온 민족적 유산과 존재의 본질을 지속시키는 전통이다.

두 번째 통로는 하늘 - 우주, 미래, 그리고 전 인류에게 중요한 것들 - 을 향하고 있다. 땅과 하늘, 둘 중 어느 하나라도 없으면 안 된다. 이 둘이 함께 민족의 발전에 기여한다!

작품 ‘균형’은 와이어 - 철골 구조, 대나무를 이용해 제작되었으며, 크기는 350x173x115cm이다.

 

누군가 떠났다 (Somebody has left)

작품 ‘누군가 떠났다’는 흙, 톱밥, 풀로 만들어지고, 곰을 떠난 사람이 남긴 외투이다. 크기는 85x56x42cm이다.

 

 

베라 스타나르세비츠_누군가 떠났다_흙, 톱밥, 풀_85x56x42cm_2017

 

 

성과보고전 오프닝 단체사진

 

 

 

 

 
 

야투자연미술국제레지던스 프로그램

한적한 자연 공간에서 작업에 몰두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는 야투자연미술국제레지던스 프로그램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작가들이 서로의 예술 세계를 접하고 교류하기 위하여 (사)한국자연미술가협회-야투에 의해 2009년부터 운영되고 있다.  

본 레지던스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작가들은 1981년 이후 지금까지 자연 속에서 작업하고 있는 야투그룹 작가들의 작품세계를 접할 수 있으며, 다양한 문화권에서 온 작가들이 자연 속에서 새로운 미술적 실험을 해나가는 가운데 서로의 생각을 교류하고 전시하는 기회를 가지게 될 것이다.

환경파괴로 인해 생태계가 파괴되고 그로 인한 자연 재해가 극심해지고 있는 이때 야투자연미술의 집에서의 레지던스가 자연과 인간이 상생의 조화를 이루어 낼 수 있는 새로운 자연미술미학을 함께 발전시키는 계기를 만들고 있다.

야투의 국제레지던스사업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국제교류사업지원과 더불어 지속, 성장해 왔으며, 2009~2010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다년간 국제레지던스사업으로 지원받다가 2011년부터 충청남도 지역협력형사업으로 전환된 이후 충남지역 지원대상 단체가 되었다.

 

(사)자연미술가협회-야투(YATOO, 野投)

(사)자연미술가협회-야투(YATOO, 野投)는 한국의 중부지방을 굽이쳐 흐르는 아름다운 금강을 끼고 있는 고도 공주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자연미술가단체이다. 1981년 창립 당시 20대의 젊은 작가들은 자연이 내어 주는 예술적 영감에 대한 사랑을 바탕으로 지금까지 자연과 더불어 작업하고 있다. 이제 그 역사가 사반세기를 넘어오는 동안 한국은 물론 동서양의 많은 예술가들로부터 공감대를 형성함은 물론, 최근에는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를 통해 전 세계의 자연미술가들이 함께 만나 작업 할 수 있는 장을 제공하고 있다.

 

야투의 자연미술

야투의 자연미술은 ‘자연을 작품을 위한 장소 혹은 재료로 이용하기 보다는 자연 자체가 작품 속에서 직접 작용하는 미술’로 정의하고 있다. 따라서 야투의 작품은 간단한 설치나 행위를 통해 이루어지며 현장에 작품을 남기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서구의 대지예술(Land Art, Earth Work), 환경미술(Environ-ment Art)과 미술사적 맥락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으나, 야투의 자연미술은 자연의 질서를 거스르지 않으면서 살아온 한국인 고유의 자연친화적 정서를 반영하고자 하는 점에서 상호 간의 차이를 찾을 수 있다.

 

(사)한국자연미술가협회-야투

충남 공주시 우성면 연미산고개길 98 | 전화번호: 041-853-8828

이메일 | yatoo@hanmail.net | yatoo07@gmail.com | 홈페이지 | www.yatoo.or.kr

 

 
 

vol.20170627-2017 야투자연미술국제레지던스프로그램 성과보고전Ⅰ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