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립미술관 신년기획전

 

아름다운 순간

 

권여현 | 김세일 | 백한승 | 복진오 | 양민하 | 윤종석 | 이민혁 | 차이밍량

 

 

 

대전시립미술관 1~3전시실

 

2016. 12. 13(화) ▶ 2017. 2. 19(일)

대전광역시 서구 둔산대로 155(만년동) | T.042-270-7370

 

www.dma.go.kr

 

 

현대인은 아름다움의 과잉시대에 아름다움을 소비하며 살아간다. 모든 부정성이 사라진 매끄러운 향락이 일상세계의 불균형과 갈등을 지워버린다. 나에게 결코 상처 입히지 않을 것 같고 판단도 해석도 사고도 필요치 않는 즉각적인 만족의 아름다움이 우리를 매료시킨다. 자본주의 소비사회에서 추구되는 나르시시즘적인 욕구와 소비의 아름다움이 아름다움에 대한 과잉과 거부를 낳는다. 그런데 이렇게 과잉으로 소비되는 아름다움이 진정 아름다움일까? 어쩌면 우리는 삶과 죽음 사이에 미묘하게 흔들리는 그 모든 “아름다운 순간”들을 놓치며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이번 전시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놓치는 아름다운 순간들을 미술이라는 창을 통해서 다시 생각해 보자는 의도에서 기획되었다.

 

미술은 그 무엇으로도 대체될 수 없는 “아름다운 순간”들을 재현하는 힘을 갖고 있다. 아름다움은 다양한 스펙트럼, 즉 좁은 의미의 아름다움에서 가장 넓은 의미의 아름다움으로 전개된다. 관람자들은 이번 전시에서 “아름다운 순간들”이 어떻게 표현될 수 있는지를 감지하고, 나아가 현대미술의 변용과 확장을 미학적으로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PART Ⅰ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 - 양민하, 김세일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는 아름다움을 인식하는 인간의 시각과 감정은 과연 믿을 만 한 것인가? 하는 물음으로 시작한다.

                                                    

PART Ⅱ  “아름다움의 이상은 무엇인가?”- 권여현, 백한승, 복진오, 윤종석

“아름다움의 이상은 무엇인가?”는 회화와 사진이 부여하는 아름다움의 속성과 개별적 체험 속에 자신이 추구해왔던 아름다움의 이상은 무엇인가를 묻는다. 지속적으로 소비되고 분화되는 현대미술의 진화속에서 작가는 무엇을 그리고 미의 이상을 추구하는지에 대한 물음을 담았다.

                                   

PART Ⅲ  “아름다움은 구원에 이를 수 있는가”- 이민혁, 차이밍량

“아름다움은 구원에 이를 수 있는가”는 한 조각 빵을 얻기 위한 자유와 아름다움은 현실에서 화해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물음이다.  자극과 관심, 신경증적 강박이 지배하는 현대미술에서 예술의 자유는 실현될 수 있는가를 묻는다.

 

 

 

양민하作_TheHiddenSide 이면(裏面)_2016-1

 

양민하  Yang, Minha

구글 이미지 검색을 통한 기계학습을 이용하여 기계의 건조한 시선으로 인식한 행복과 아름다움이 정렬되어 있을 때, 그리고 순차적으로 왜곡하여 보여줄 때 이를 인간이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지 확인하고 싶어 한다.

과연 인간은 기술적으로 처리된 아름다움의 이미지를 분쇄하고 재건하는 과정을 거치며 아름다움의 이면을 바라볼 수 있을까?

 

 

 

 

김세일作_빛_50x50x70cm_펄프_2008

 

김세일  Kim, SeIl

깨지고 부서지기 쉬운 형태를 유지한 석분점토, 철선으로 만질 수 없고 닿을 수  없는 구조와 흐름, 공간과 매스를 보여준 <불가촉> 연작, 투명막과 철선으로 통한 공간과 빛에 대한 해석이 돋보이는 <BLUE> 연작 등 떠오르는 이미지나 생각을 조형적으로 표현하고 형상화 하는데 능숙한 솜씨를 보이는 작가이다. 김세일 조각에 있어 아름다운 순간은 조각가로서 ‘내가 되려는 순간’의 흔적이자 끊임없이 미완성인 채로 존재하는 것이다.

 

 

 

권여현作_코나투스의 숲 Conatus forest_194x259cm_oil on canvas_2012

 

권여현 Kwon, Yeohyun

과거와 현재, 신화와 대중문화, 고귀한 것과 일상적인 것들을 혼용하여 닥치는대로 꼴라쥬한다. 동서양이 혼합된 이런 이미지들은 숲을 통하여 그 모호성과 기괴함을 담아내는 장소가 될 뿐만 아니라 규정하기 힘든 여러 상황들이 쉽게 교환된다.  숲은 억제된 현실 너머의 새로운 차원의 세계를 형상화 하는 장소이다. 동물과 사물의 이미지, 상상 속에 존재할 것 같은 초현실의 세계가 권여현이 창조한 숲에서 예측불가능의 자율성을 지닌다.

 

 

 

 

윤종석作_어머니_336.5x145cm_acrylic on canvas_2014

 

윤종석  Yoon, Jongseok                                            

아름다운 순간을 경험하는 것은 사적인 것이고 주변 사람의 죽음에 대한 계기를 맞아 산다는 것에 대한 의미를 작품으로 기록한다. 사적이고 사소한 일련의 기억을 기록하고 생각하는 것, 그것 또한 아름답다고 말한다.

윤종석은 “결국 우리는 스치듯 순간의 인생을 살고 있고 언제 어디서나 여행자로써의 삶”이며 “시간 앞에서 모든 것은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을 알고 있기에 참으로 덧없다.”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러한 덧없음의 “순간을 하나의 장면처럼 기록”함으로써 사적인 순간은 아름다운 순간이 된다.

 

 

 

백한승作_SODA#102637_Gelatin Silver Print_151x107cm_2009

 

백한승  Baik, Hanseung

아름다운 순간은 내가 개입되어 만든 염원의 체계 곧 감정이 이입된 아름다움이다. 백한승은 사진이 갖고 있는 본질적 요소에 대한 의문에서 출발하여 “우리가 사진에서 볼 수 있는 것은 사태(situation)의 한 조각(fragment)일 뿐”이라고 말한다.

백한승은 “태양으로부터 먼 길을 날아와 나의 필름에 상처를 남기는 빛의 조각들은 그것이 미치지 못한 그림자를 통해서만 나타나며” 사진의 이러한 속성에 힘입어 “빛은 어둠 속에서만 빛나”고 “사진의 잔혹한 아이러니는 이러한 빛의 아이러니에서 출발한다.”는 생각을 자신의 사진작업으로 옮긴다. 백한승의 밤풍경은 이러한 빛의 아이러니와 자신의 감정을 극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을 그의 순간에 담는다.

 

 

 

 

복진오作_청년기의로망_30x30x60cm_스테인레스_2013

 

복진오  Bok, Jino

기억 상상력 그리고 아름다움이라는 표제 속에 금속판을 가늘고 길게 잘라 선을 만들고 구조물을 엮어서 형상을 만든다. 마치 데생을 하는 것처럼 손끝의 궤적이 만들어내는 공간에 입체 드로잉처럼 작품을 만든다.

어린 시절 아이스크림 막대를 모아 엮어가며 부채, 비행기, 부메랑 등을 만들며 즐거워하던 기억을 바탕으로 유년기의 기억과 상상력, 아름다움이 재현된 새로운 창조의 공간이 아름다운 순간이 된다.  

 

 

 

이민혁作_겨울을 지나는 탱고_91x65.1cm_캔버스에 유채_2015

 

이민혁  Lee, Minhyuk

아름다운 풍경 뒤에 끔찍한 현실이 있고 우리 모두 아무렇지도 않게 살아가고 있다고 말한다. 삶과 죽음 사이의 아름다움, 생의 아름다움을 말하는 이민혁은 이러한 절망 속에 가장 빛나는 순간을 떠올리며 아름다움이 진실과 정의를 이야기한다.

이민혁은 “부조리한 세계와 거부할 수 없는 흐름에 저항하는, 미미하지만 스스로 빛을 만들어 내는 사람들의 삶의 궤적과 스스로 자신이 소중한 존재임을 확인해 가는 모습이 사랑스럽고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라고 말한다.

 

 

 

 

차이밍량作_walker(행자)

 

차이밍량  Tsai Ming liang

▶ 고통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궁금합니다.

어떤 게 또 행복입니까?

그리고 또 어떤 게 인내심입니까?

이 모든 단어가 습관에서 나오는 것 같습니다.  ------ 정성일과의 대담 중에서

 

<Beautiful 2012, Walker>는 중국의 인터넷TV 유쿠가 ‘무엇이 아름다운가’라는 주제로 제작한 옴니버스 영화로 4명의 아시아 감독들(김태용, 차이밍량, 구창웨이, 허안화) 각각 연출을 맡았다. 삶과 죽음, 행복과 불행 사이에서 아름다움이라는 가치에 대해 차이밍량의 <Walker>는 아름다움을 하나의 거대한 캔버스에 그려내듯 이미지로 표현했다. 홍콩이라는 도시의 빠른 리듬과 그날 먹을 양식을 사서 돌아가는 승려의 느린 걸음을 대비시킴으로서 삶과 아름다움에 대한 문구를 새삼 환기시킨다.

 

 
 

 

 
 

vol.20161213-아름다운 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