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임수 초대展

 

" 붉은갯벌 Red Mudfalt "

 

 

 

 

2016. 12. 3(토) ▶ 2016. 1. 26(목)

서울시 종로구 평창36길 20 | T.02-396-8744

 

 

 

 

순천만의 붉은 갯벌을 깨운 한임수 초대展

 

남도 갯벌은 징하게 가난하다.

늘 처절하게 싸우는 전쟁터 같다.

덩치 큰 황소들이 뭉툭한 뿔로 상대를 찔러 흘린 피 빛이

가득하게 쌓인 작업실은 숭고한 피 내음이 난다.

쿵하고 쓰러져 누워 있는 황소 등짝 같은 순천만.

황소의 큰 눈망울이 슬퍼서 분노처럼 치밀어 와도

화롯불 이야기처럼 따뜻한 노래가 된 순천만.

한임수의 작품은 파도가 삭히지 못한 붉은 갯벌과

토시하나 빠트리지 않고 부르는 희망의 노랫말이다

 

가끔 사람들이 작가에게 묻는다. 이 붉은 갯벌의 찬란한 아름다움은 어디서 오는지.

나는 보여 지는 다채로움 그 이면을 항상 말하고 싶었다. 시간의 변화에 따라 지속적으로 색을 바꿔 가는 순천만의 칠면초 군락과 그 위의 하늘은 단순히 보여 지는 세세한 풍경이 아니라 붉음으로 번져나가다 결국은 흐릿한 회색조로 바뀌어가는 시간과 세월의 흔적이다. 보이지 않은 새들의 날갯짓과 피지 않은 갈대들의 사그락 거리는 소리를 채집하여 작업실에 펼쳐 놓았을 뿐이다.

어쩌면 내 작업은 형상된 풍경과 인식된 풍경이 공존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어긋나는 두 세계를 화폭에 옮기다 보면 자연스레 수평의 분할이 생기고 다시 그 사실적 경계를 무디어지게 하기위해 나는 무수한 색의 겹침을 허용한다. 점점 부드러워지는 색채 속에서 평온을 느끼는 것도 잠시뿐, 유년의 외로움과 그림자와도 같이 늘 내 뒤를 서성거리는 고독이 눌려진 겹침 아래서 저항하듯 깊어진 붉은 갯벌 속에서 꿈틀거리며 튀어 오른다. 그러면 나는 두근거리는 심장의 고동소리에 맞추어 하늘을 향해 거친 붓질을 할 수 밖에 없다.

이 모든 거친 바람을 잠재우며 나의 붉은 갯벌에 생명을 부여하는 것은 바로 ‘빛’이다.

갯벌에 들어가 본 적이 있는가? 지금 이 시대도 갯벌이다. 늘 갯벌이 가난하고 부정적이지 않다. 갯벌 속에는 새로운 생명이 있다. 갯벌 속에서는 온힘을 다해 한 발 한 발 내딛어야만 가능하다. 갯벌 속에서 좌절하지 않고 생명의 빛을 보았다. 내 작업은 우리 모두가 걸어야 할 또 다른 희망이라는 세계로 인도 하고 싶은 메시지이다. 순천의 붉은 갯벌을 작업한 한임수 초대전은 2017년 1월 26일까지 금보성아트센터에서 열리고 있다.

 

 

 

 

 

 

 

 

 

 

 

 

 

 

 

 

 

 

 

 
 

 

 
 

vol.20161203-한임수 초대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