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 화백 탄생 100주년 기념展

 

시대의 진솔한 풍경을 기록한 삽화

김태형의 교과서 일러스트: 철수와 영이의 풍경

 

 

 

서울시청 B1 시민청 갤러리

 

2016. 10. 1(토) ▶ 2016. 10. 8(토)

서울특별시 중구 세종로 110

 

 

 

 

김태형 화백(1916-1993)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 1948년부터 1979년까지 30여 년 동안 국민학교(현 초등학교) 검정 교과서 편찬 위원으로 교과서의 삽화를 담당했다. 철수, 영이, 바둑이는 김태형 화백이 자신의 교과서 삽화 속에 등장시킨 주요 캐릭터로, 지금까지 그의 그림은 세대를 막론하고 대중에 친근하게 알려져 왔다. 한 기록에 의하면 김태형 화백은 일제강점기에 구본웅, 남관, 이인성, 김보현 등 대표적인 한국 근현대 서양화가들을 배출한 동경 태평양 미술학교를 다닌 것으로 되어 있다. 하지만 그 사실에 대한 가족들의 증언을 참고해 볼 때, 이렇다 할 증빙 서류가 남아 있지 않아 정확하게 확인된 기록은 아니다. 다만, 이 기록이 김태형 화백 생전에 작성되어 대중에 소개되었다는 점과 더불어 그가 1942년 당시 동양화로 조선미술전람회(선전)에 입선한 이력과 동성중학교 미술교사로 근무했던 정황 및 1946년 문교부(현 교육부) 편수국 위촉화가로 활동한 경력 등을 살펴볼 때, 기록대로 정규 미술 교육을 받았을 가능성도 크다. 한편 김태형 화백의 교과서 삽화를 중심으로 한 작업 전반은 한국의 근대미술 형성 과정과 맥락을 같이 하면서, 더 나아가 근대적 시각매체로서 삽화라는 특수한 영역까지 포괄하는 현대미술의 토대를 형성한 셈이다.    

 

이번 전시 《김태형의 교과서 일러스트: 철수와 영이의 풍경》은 김태형 화백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며 그의 장남 김주영씨 부부가 제안한 유작전이다. 전시에 출품된 작품은 김주영씨의 소장품 중 교과서 삽화 원본이 주를 이루고, 김태형 화백이 21회 선전에서 입상한 작품을 생전에 직접 재제작한 동양화도 소개된다. 전시에 출품된 작품 외에도 삽화가로서 생전의 여러 활동에 대한 자료가 남아 있는데, 예컨대 그는 1940~50년대 어린이 잡지에 다수의 삽화 및 만화를 그린 바 있고 1960년대 신문 연재소설 삽화 제작도 했으며 1970-80년대에는 어린이 동화책 전집 삽화 제작에도 폭넓게 참여했다. 1993년 김태형 화백이 작고한 이후 영월 책 박물관에서는 《철수와 영이: 김태형 교과서 그림》(2004) 전시를 개최했고, 2006년 교육부에서는 “교과서의 날”을 제정하여 김태형 화백에게 공로상을 수여했다. 이어서 국립한글박물관은 2016년 기획특별전으로 《슬기롭게 사이좋게-초등 교과서 속 한글 이야기》를 개최하여 김태형 화백의 교과서 삽화에 대한 학술적 가치를 조명했다. 그러한 일련의 흐름에서, 유족이 마련한 첫 전시인 이번 《김태형의 교과서 일러스트: 철수와 영이의 풍경》은 삽화 원본을 통해 기존의 시각에서 좀 더 확장된 맥락을 되짚으며 김태형 화백의 삽화가 지닌 미학적 가치에 보다 주목하고 있다.

 

안소연 (미술비평가)

 

 

 

 

아버지에 대한 존경과 그리움을 담아...

 

‘참 아버지답다’

시간을 거슬러 과거를 만나면서 제일 먼저 든 생각입니다.

 

2016년은 아버지, 김태형 화백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유난히 뜨거웠던 올 여름을 저는 아버지를 위한 기념 전시회를 준비하면서 보냈습니다.

교과서 속 철수와 영희를 만나고 동화책 속 다양한 그림들을 대하면서

아버지를 만난 것처럼 반갑기도 하고 뭉클하기도 했습니다.

 

아버지 그림은 모두 간결하면서도 힘이 있습니다.

반듯하고 구수한 한국인의 모습과 보는 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드는 힘을 가진,

모두 생전의 아버지다운 순수하고 동화 같은 그림들입니다.

그리고 그림 속에는 늘 저절로 미소 짓게 하는 화목한 가족이 등장하는 것도

아버지 그림의 특징입니다.

 

높고 푸른 하늘과 서늘한 바람덕분에 전시회 하기 아주 좋은 이 가을을 맞아,

대한민국 최초의 교과서 속 삽화들과 알려지지 않은 아버지의 그림들을

선보이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수많은 그림들을 선별하는 일과 그 밖에 여러 가지를 준비하는 과정은

생각보다 오래 걸리는 작업이었습니다.

그 오랜 준비 끝에 이렇게 전시회를 열고 여러분들을 초대하게 되어 너무 기쁩니다.

아무리 세월이 빠르게 흐르고 과거는 잊혀 지더라도

30여 년간 모든 교과서의 그림을 그리셨고 평생 그림과 함께 하셨던 아버지를 기억하고 싶은 마음으로 만든 전시회입니다.

이 전시회를 통해

상고머리 영희와 옛 교복을 입고 반듯하게 웃는 철수를 만나시면서,

예전 소박하고 정겨웠던 추억을 이야기 하는 자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힘든 시절 우리에게 그림으로 훈훈함을 만들어 주신 아버지를 기억해 주시길 바랍니다.

 

끝으로,

이 전시회의 시작을 할 수 있게 도와주고 격려해준 안사람과

저와 같은 마음으로 이 일을 응원해준 남동생과 누이들...

더위와 싸우며 이 전시회를 위해 힘써 주신 많은 분들,

전시회를 찾아와 주신 분들 모두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2016년 10월  큰아들 김주영 씀

 

 

 

 

 

 

 

 
 

■ 故 김태형 | Kim, TaeHyung

 

1916.4.9 개성 출생 - 1993.10.18 작고

1920년대  개성 송도중학교 졸업

1942  제21회 조선미술전람회 입선

1948~1979  초등학교 삽화 1학년~6하년 교과서 삽화  제작

1950년대  동성중학교 미술교사로 1년간 재직

1954년 3월 ~ 9월까지 조선일보 연재소설 “푸른날개” 삽화 그림

1950년대 ~1980년대  문교부(교육부) 촉탁화가로 근무

2004  “철수와 영이-김태형 교과서 그림”(영월책박물관) 전시

2006. 10. 5  교육부 “제1회 교과서의 날”제정 개인공로상 수상

 

 
 

vol.20161001-김태형 화백 탄생 100주년 기념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