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 초대展

 

" 끌림 "

 

끌림_korean paper_45x45x13cm_2015

 

 

장은선 갤러리

 

2016. 6. 1(수) ▶ 2016. 6. 11(토)

Opening 2016. 6. 1(수) PM 4-6

서울 종로구 인사동 10길 23-8 | T.02-730-3533

 

www.galleryjang.com

 

 

 

끌림_Korean paper_94x73x6cm_2015

 

 

김영란의 한지작업

 

순수하고 순정한 아름다움의 세계

 

 미술의 장르가 붕괴되기 시작한 이래 보다 다양하고 풍성한 조형언어의 출현을 독촉하고 있다. 조각분야의 경우만 하더라도 흙, 브론즈, 나무, 철 등으로 한정해온 전통적인 재료에 국한하지 않는, 사용 가능한 모든 재료가 망라됨으로써 조형적인 지평을 무한히 확장하고 있는 추세다. 조각에 회화적인 표현이 도입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회화가 조각의 영역을 침범하고 있고 그에 대응하듯 조각이 회화와의 조화 및 동거를 모색한다.

 김영란의 작업도 이러한 시류에 반응하고 있는지 모른다. 그의 최근 작업은 무거운 재료 대신에 가벼운 재료인 닥지를 사용해 입체 또는 부조형태의 이미지를 만들고 채색을 덧입히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러기에 그 결과물은 조각이라기보다는 회화에 더 근접하는 평면적인 요소가 강조된다. 이러한 작업은 모두 닥지 위에서 이루어지는 까닭이다.

 숙련된 장인의 손에 의해 잘 정련된 순도 높은 닥지를 기반으로 하여 나무를 파내 이미지를 만들고, 그 위에 닥지를 덮어 찍어내는 방식으로 작업한다. 뿐만 아니라 입체적인 형태는 소조작업을 거친 뒤 닥지로 떠내 평면 위에 붙이는 방식이 이용된다. 그러고 보면 하나의 작품에서 평면과 입체가 공존하는 형국이다. 또한 작품에 따라서는 유리라든가 자연에서 취한 오브제가 덧붙여지기도 한다.

 최근 작업에서 돋보이는 옅은 중간색조의 채색기법의 작업은 화려한 자연 속의 꽃과는 다른 시각적인 이미지를 연출한다. 부조형태로 만들어진 이미지에 채색을 덧붙임으로써 회화적인 속성을 강화한다. 조각과 회화가 하나의 이미지로 자연스럽게 통합되는 과정인 것이다.

 이러한 방식으로 진행되는 작업의 제재 및 소재는 자연과 인간, 또는 자연과 일상의 소품이 함께 한다. 최근 작업에서는 꽃을 소재로 하는 경향인데, 이는 자연과 함께 하는 주거공간에 대한 소회의 표출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나간 시간, 즉 개인적인 추억과 관련한 소품들을 등장시키기도 한다. 이로써 알 수 있듯이 그 자신의 삶의 단면, 또는 단편적인 이미지를 작품으로 형상화한다.

 최근 작업에서는 꽃과 더불어 컵이나 소파, 의자 그리고 손이 빈번하게 등장한다. 이름 모를 꽃들에 둘러싸인 소파, 컵을 감싸고 있는 손, 살포시 꽃을 쥐거나 꽃송이를 받쳐 든 손, 그리고 오동나무 열매가 들어 있는 사발을 받쳐 든 손을 부조의 형식으로 표현한다. 이들 작품에 등장하는 소재 및 이미지는 아름다운 세상에 대한 찬미라고 할 수 있다. 그 형태적인 아름다움은 물론이려니와 생명의 신비에 대한 자발적인 감동이자 헌사인 것이다.

 여기에서 손은 그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창구인 셈이다. 컵을 감싸 쥐는 손은 찻잔의 온기를 느낄 때의 그 작은 행복감 및 고마움의 표현이다. 컵을 감싸 쥔 손의 형상에서는 마음 깊이에서 우러나오는 일순간의 기쁨이 그대로 전해져온다. 이는 살아 있음에 대한 진솔한 고마움의 표시가 아니고 무엇이랴.

 

 

 

끌림_Korean paper_72x94x5cm_2016

 

 

 아름다운 꽃을 보는 순간 누구나 좀 더 가까이 다가가서 그 색깔이며 모양 그리고 향기를 음미하고 싶어 한다. 이는 자연스러운 감정의 발로이다. 그의 작업은 다름 아닌 꽃과 마주했을 때의 자연스러운 감정반응을 작품으로 형상화는 데 있다. 꽃을 소재로 하는 작품이 많은 것은 그 자신의 주거공간에서 일상적으로 마주하기 때문이다. 꽃과 손이 함께 하는 것은 감정의 이끌림에 이어지는 자연스러운 신체적인 반응이라고 할 수 있다.

 닥지를 지극히 감성적인 언어로 바꾸어 놓는 그는 아름다운 꽃에 손을 대거나 따스한 찻잔을 쥐었을 때 느끼는 기쁨과 행복의 감정을 그대로 묻혀낸다. 아름다움과 사랑스러움 그리고 행복감에 대한 감정들이 켜켜이 포개져 있다. 한마디로 소소한 일상의 단편들을 부드럽고 가벼운 닥지로 일기를 쓰듯 만들어내는 것이다. 꽃밭에 놓인 소파는 번잡한 세상사와 절연된 그 자신만의 꿈의 성채일 수 있다. 비록 불투명할지언정 미래에 대한 낙관적인 희망과 꿈에 부푼 어린 시절의 순수함을 불러들이고 싶었는지 모른다.

 이렇듯이 작품 하나하나가 마치 일기처럼 느껴지는 것은 소박한 일상과 그로부터 연원하는 생명의 아름다움과 삶의 행복에 대한 기쁨의 표현이기 때문인지 모른다. 다시 말해 그의 작품에는 삶에 대한 긍정의 논리가 내재한다. 물론 작품에 따라서는 어린 시절의 추억과 관련이 있는 소재 및 내용이 담기기도 한다. 지나간 시간선상에 존재했던 물상 및 일상적인 에피소드에 대한 반추일 수 있다.

 그의 작품을 보면서 새삼 순수성, 그리고 순정함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되는 것은 아마도 닥지라는 소지 자체가 지닌 아름다움에 연원하는 것은 아닐까. 뿐만 아니라 그처럼 순수하고 순정한 이미지의 닥지에 덧붙여지는 미묘한 중간색조에도 그런 정서가 깃들고 있는지 모른다. 보는 방향에 따라 색깔이 달라지는 것도 그러하거니와 정제된 듯싶은 맑고 투명하게 보이는 중간색조의 우아한 색채이미지는 고상한 의식의 흐름을 유도한다.

 부조형식의 바탕 위에 중간색조로 형용되는 꽃의 형태미는 자연미와는 또 다른 시각적인 즐거움이다. 입체와 평면적인 요소가 만나 지어내는 순수하고 아름다운 화음은 조형의 요술임이 분명하다.  

  

신항섭(미술평론가)

 

 

끌림_Korean paper_86x66cm_2016

 

 

조각가 김영란 선생은 전통한지를 바탕으로 세밀한 조소작업을 한다. 한지의 물성과 질감을 살린 작품을 구상하여 작가의 섬세한 삶의 감성들을 부조와 입체 조형물 작업으로 녹여냈다. 차곡차곡 쌓아올려진 여러 겹의 닥지는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곤충과 식물, 정물의 모습으로 드러난다. 작품 소재들은 단순한 주변 사물의 형태 구현이 아닌, 작가의 눈으로 바라본 우리 삶의 아름다운 모습의 조합들을 한지조형예술로 표현했다.  

 

작가는 우리가 일상에서 느끼는 다양한 감정들을 전달하는 매개체로 손동작과 꽃, 나비, 소파, 새 등에 빗대어 조형작품으로 나타냈다. 휴식이 가져다주는 행복한 안락함을, 색색의 꽃 밭을 배경으로 폭신한 소파를 작품을 구성하는 중심 정물로 배치하여 시각적으로 전달한다. 일시적인 꽃의 아름다운 기쁨을, 작가는 만개한 꽃을 움켜잡은 손동작과 생동감이 살아있는 나비로 구성한 작품을 통해 영원히 보존한다. 우리가 살아가며 느끼는 순간의 감정들을 작가는 여러 가지 사물의 조화를 통하여 은유적이고 시각적인 조형작품들로 표출했다.

조각가 김영란의 부조작품들은 회화와 조소의 장점을 끌어안으며 시각과 촉각의 호기심을 동시에 자극한다. 회화가 지닌 입체감표현의 한계를 조소기술을 활용하여, 작품을 구성하는 소재들이 지닌 실제의 양감으로 표현했다. 한지로 만드는 조소에 관한 아이디어들을 부조작품에만 만족하지 않고 작가는 입체 조형물을 만들었다.

일반적 조각 소재인 금속이나 나무 등에서 찾아보기 힘든 한지 질감이 전하는 부드러움과 포근함은 닥지조각의 큰 매력이다. 습기에 강하고, 쉽게 찢어지지 않는 우수한 보존성 등 여러 가지 장점을 지닌 한지는 입체 조형물의 소재로 손색없다. 모든 색을 다 수용할 수 있는 한지의 하얀색감은 작품의 또 다른 창작 가능성을 더 증폭한다.

 

우리가 일상에서 겪고 발견하는 순간순간의 끌림의 감정들을 한지를 활용하여 현대미술의 시각적 작품으로 완성한 김영란 선생의 신작 20여점을 장은선갤러리에서 선보인다.

 

조각가 김영란 선생은 이화여자대학교와 동 대학원에서 조소를 전공. 이화여자대학교, 경희대 외 다수의 학교에 출강하여 후학을 양성했다. 2015년 예술의 전당 조각 페스타를 포함한 12회의 개인전을 갖었으며, 2015년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에서 열린 스푼아트페어, 2010년 한·중·일 현대미술전 외 많은 초대전과 단체전에 참여하며 왕성한 작업 활동을 펼치고 있다. 서울 SK빌딩, 제주 신천지미술관 등 다수의 기관에 작품이 소장되어있다.

 

 

끌림_Korean paper_90x65x5cm_2015

 

 

순리_koreanpaper_65x46x5cm_2016

 

 

순리_koreanpaper_65x46x5cm_2016

 

 

끌림_korean paper_45x45x13cm_2015

 

 
 

김영란 | 金英蘭

 

1982~1985 이화여자대학교 미술대학원 조소과 졸업 | 1975~1979 이화여자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 졸업

 

강의이력 | 추계예술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장안대학교, 경희대학교 강사역임

 

개인전 | 12회 | 2015 조각 페스타 "끌림", 예술의 전당 | 2014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 횃불 기념홀 전시관 | 2013 N갤러리 | 2013 조각 페스타 "순리", 예술의 전당 | 2012 조각 페스타 "contain", 예술의 전당 | 2008 KPAM 미술제 "안과 밖- 의미의 진동", 예술의 전당 | 2000 안과 밖- 의미의 진동", 금산갤러리 | 1997 "떠남-드러남", 갤러리 2000 | 1996 한국미술의 현장전 "떠남-드러남", 예술의 전당 | 1994 "자연·인간·삶", 갤러리 마을 | 1992 "자연과 인간사이", 유경 갤러리 | 1989 "자연과 인간사이", 바탕골 미술관

 

기획·초대·단체전 | 2016 장은선갤러리 초대전 | 2015 스푼아트페어,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 서울 | 2015 아시아 탑 갤러리 호텔 아트페어, 콘래드호텔, 서울 | 2015 아시아 탑 갤러리 호텔 아트페어, 마르코폴로호텔, 홍콩 | 2014 아시아 탑 갤러리 호텔 아트페어, 롯데호텔, 서울 | 2013 아시아 탑 갤러리 호텔 아트페어, 르메르디앙누메아호텔 뉴칼레도니아 | 2012 아시아 탑 갤러리 호텔 아트페어, 조선호텔, 서울 | 2012 이천조각 심포지움 특별전, 이천아트홀 | 2011 충북여성미술작가전 "YELLOW", 신 미술관 | 2010 한·중·일 현대미술전 "새로운 중심과 미래", 쉐마 미술관 | 2009 이화조각전 "2009 WOMAN POWER", 한전아트센터 | 2008 아트 페스티벌 "지식의 넌센스 BOOK + ART", 예술의 전당

 

환경조형물 및 미술관 소장작품 | 2007년    아산 현진 애버빌아파트 환경조형물 1점 | 2007년    용인 동백지구 동문아파트 환경조형물 1점 | 2007년    제천시 장락동 e-편한세상 환경조형물 1점 | 2006년    용인 동백 동보 노빌리티 환경조형물 1점 | 2005년    서울 동의보감타워 환경조형물 1점 | 2005년    경기 성남 니즈몰 환경조형물 1점 | 2002년    청주 까르푸(現 홈플러스) 환경조형물 1점 | 2000년    김천조각공원 1점 | 1999년    서울 SK빌딩 환경조형물 1점 | 1994년    충주 탄금대 조각공원 1점 | 1989년    바탕골미술관 2점 | 1987년    제주 신천지미술관 1점

 

 
 

vol.20160601-김영란 초대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