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은희 展

 

labyrinth 1_162.0×112.0㎝_acrylic on canvas_2016

 

 

갤러리 H

 

2016. 5. 25(수) ▶ 2016. 5. 31(화)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9길 10 | T.02-735-3367

 

blog.naver.com/gallh

 

 

 

labyrinth 3_72.7×53.0㎝_acrylic on canvas_2016

 

 

존재의 미로, 비밀한 회화적 관능

 

맹은희 작가의 이번 전시 작품을 미리 점검하면서 특정한 회화 작업에 대해 무슨 특별한 명칭을 붙여 그 양식적인 경향을 지정한다는 것이 과연 어떤 의미가 있는가를 생각하게 되었다. 현대 미술사론을 참조해서 말하자면, 그녀의 작업은 대단히 이중 복합적이다. 단색을 활용했다는 점에서는 극단적인 미니멀리즘이라 할 수 있는데, 색의 강렬한 동세를 보자면 표현주의적이다. 미술사에서 미니멀리즘과 표현주의는 상극이라 할 정도로 대립적으로 여기는 것이 상례다. 그녀의 작업은 상례를 넘어서 있는 것이다.

 

작가 본인으로서는 전반적인 삶에 내재해 있는 근원적인 미로를 표현하고자 했다고 한다. 하지만 비평가인 나로서는 그녀의 작품은 회화를 곧이곧대로 표현한 것이라 해석할 수밖에 없다. 회화는 또 하나의 사물이다. 색은 회화의 몸이다. 몸짓은 느낌의 표현이 아니라 그 자체로 느낌의 덩어리다. 색의 몸짓은 은유도 상징도 아니거니와 직유는 더더욱 아니다. 현실의 몸짓에서 빚어지는 흔적은 시간의 톱니에 물려 부재로 전락하지만, 회화에서 색의 몸짓은 오히려 시간의 톱니를 뭉개버린 탓에 현재도 없고 과거도 없고 미래도 없다. 색의 몸짓이 자아내는 흐름으로 선이 미친 듯 소용돌이 치고, 색과 선이 서로를 파고들어 그 자체로 또 하나의 격렬한 관능이다. 작가 맹은희의 작품은 이를 여지없이 드러낸다. 게다가 한 치의 오염도 허용하지 않으려는 듯 파랑 또는 빨강의 단색으로 넘쳐나고 있으니, 그 회화적 관능이 품어내는 단독적인 순수함은 인간사(人間事) 일체를 아예 넘어선다.  

 

관람자로서는 그저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그녀의 작품이 품어내는 회화적 관능에 몸을 싣기만 하면 된다. 몸의 한편에서는 슬픔이 밀려올 것이고, 몸의 다른 한편에서는 신비가 밀려올 것이다. 절대적 우연에서 빚어지는 신비로운 슬픔이야말로 회화가 거두어들이는 비밀이었기에, 그렇듯 작가 맹은희는 미로인 양 그 비밀을 풀어내고 있는 것이다. 그저 바라보면서 떨릴 뿐이다.        

 

조광제(철학, 철학아카데미)

 

 

labyrinth 4_60.6×60.6㎝_acrylic on canvas_2016

 

 

 

labyrinth 2_60.6×60.6㎝_acrylic on canvas_2016

 

 
 

맹은희 | Maeng eunhee

 

개인전 | 2012갤러리토포하우스 | 2016 갤러리H

 

아트페어 | 2014 KIAF 한국국제아트페어(코엑스) | 2013 홍콩뱅크아시아(홍콩) | 2013 라틴아메리카아트페어부스전(예술의전당) | 2013 대구아트페어(대구컨벤션센터) | 2012 아트아시아(코엑스) | 2010 KASF아트페어부스전(쎄텍) 그 외 그룹,단체전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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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160525-맹은희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