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희 展

 

" 蓮愛展 "

 

연애1_72.0x50.0cm_oil on canvas

 

 

Fuji gallery

 

2016. 4. 11(월) ▶ 2016. 4. 16(토)

 

 

 

연애2_72.0x50.0cm_oil on canvas

 

 

밝고 맑은 색채이미지로 표현하는 자연미

 

사실주의 및 자연주의 회화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구도 및 구성이다. 소재 및 대상이 아무리 뛰어난 형태미를 가지고 있다고 할지라도 구도 또는 구성이 허술하면 결코 좋은 작품이 될 수 없다. 이는 화가로서의 조형적인 감각 이전에 미적 감수성에 관한 문제이다. 다시 말해 자연을 보면서 그로부터 아름다움을 감지하거나 감득하는 정도에서 사람마다 차이가 있듯이 구도나 구성 또한 화가마다 다르게 마련이다. 따라서 아름다운 그림은 일차적으로 구도 및 구성에서 결정된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경희의 작품은 소재 및 제재가 무엇이냐에 관계없이 구도 및 구성이 안정적이다. 어느 작품이고 간에 탓할 데 없는 아름다운 구도 및 구성이 돋보인다. 이렇듯이 아름다운 구도 및 구성은 작가적인 신뢰감으로 작용하게 된다. 기술적인 완성도와 더불어 안정된 구도 및 구성이야말로 작가적인 감각과 역량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되기에 그렇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풍경과 정물 그리고 인물까지 아우르는 그의 폭넓은 작품세계는 바로 견실한 구도 및 완성도 높은 묘사력에 기반을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는 유채와 파스텔을 병행한다. 특히 파스텔화에 남다른 감각 및 재능을 과시한다. 파스텔공모전 대상 수상 경력에서 알 수 있듯이 파스텔로 확고한 입지를 구축했다. 작품에 따라서는 세심히 살피지 않고서는 파스텔인지 아크릴인지 구분할 수 없을 정도이다. 그 만큼 밀도 높은 기법을 구사한다. 흔히 말하는 파스텔조의 은은하고 부드러우며 온화한 분위기를 지닌 일반적인 파스텔화의 이미지와는 사뭇 다르다. 두텁고도 치밀하게 묘사함으로써 채색의 농도는 물론이려니와 심도가 깊다. 한마디로 파스텔화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중후한 색채이미지를 보여준다.

그는 스스로의 재능 및 노력을 통해 부드럽고 따스하다는 파스텔화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다시 말해 파스텔의 장점을 부각시키는 가운데 잠재적인 표현력을 끄집어내는데 주력하고 있다. 실제로 그의 파스텔화는 유채나 아크릴에 필적하는 밀도 및 심도를 획득함으로써 재료가 가지고 있는 장점을 극대화하는데 심혈을 기울였다. 이러한 결과는 회화의 본질에 육박하려는 치열한 작가정신의 소산이라고 할 수 있다. 즉 감각적인 아름다움을 위주로 하는 작업이 아니라, 견고한 형태미를 기반으로 하는 사실적인 회화의 본령을 추구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유채화 작품 역시 견실하고 명확한 형태감각을 보여준다. 무엇보다도 유채라는 재료가 가지고 있는 발색의 아름다움이 돋보인다. 물감의 마티엘 대신에 소재가 가지고 있는 표면적인 질감 표현에 집중함으로써 사실성을 강조한다. 뿐만 아니라 순색의 아름다움을 부각시키는데 의미를 둔다. 이는 실제보다 더 아름다운 회화적인 환상을 표현하는데 효과적이다. 그림이 실제의 풍경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다름 아닌 물감 자체가 지닌 순색 효과라고 할 수 있는지 모른다. 아무튼 그의 유채화는 발색의 아름다움을 명쾌하게 보여주면서 실제보다 미화된 회화적인 아름다움의 가치를 일깨워준다.

 

 

연애3_72.0x50.0cm_oil on canvas

 

 

그의 조형적인 기조는 사실주의 및 자연주의에 있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은 화가마다 다르지만, 그는 자연의 아름다움에 심취한 나머지 그를 재현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는 시각이다. 물론 자연미 이외에도 현실적인 삶, 즉 일상적인 삶의 공간에 놓여 있는 사물에도 시선을 준다. 대작 가운데 ‘향수’와 같은 옛 시골집 정경이나 어촌 사람들의 일상을 제재로 하는 ‘작업’은 다른 경우이지만, 대다수의 작품은 자연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사실주의 및 자연주의에 전념해온 것은 눈에 보이는 사실 그 자체만으로도 가감할 것이 없이 아름답기 때문이었다. 이는 그 자신의 미적인 감각에 의해 선택된 구도를 통해 자연의 아름다움을 충분히 보여줄 수 있다는 신념에 기인한다. 현대미학이 난무하는 상황에서도 여전히 사실주의 미학이 공존하는 것은, 재현적인 회화란 시공을 초월하여 인간의 이상적인 자연관에 부응하고 있는 까닭이다. 자연미란 화가의 심미안을 충족시키는가 하면 인간의 보편적인 미적 감각을 일깨워주는데 기능한다. 그는 그 보편적인 미적 감각에 호소할 수 있는 그림을 그리고 있는 셈이다.

무엇보다도 진지하고 성실한 삶의 태도는 사실주의 미학에 적합하다. 타고난 감각과 함께 오랜 노력으로 견실한 사실적인 묘사력을 기르는데 주력, 한 작가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굳힌 것이다. 그러기에 소재가 무엇이든지 기술적인 완성도가 높은 원숙한 조형미를 보여주고 있다. 유채건 파스텔이건 재료 및 기법을 완전히 장악함으로써 적어도 묘사력으로부터 자유로운 입장이 된 것이다.

그의 작품은 전반적으로 밝고 맑은 색채이미지가 인상적이다. 소재 및 대상이 무엇이든지 실제보다 더 화사한 색채를 구사한다. 이는 매사에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그 자신의 삶의 태도, 즉 인생관과 무관하지 않으리라는 생각이다. 색채감각은 순전히 감수성의 소산일 수 있기에 그렇다. 다시 말해 의도적이라기보다는 천성적이고 본능적으로 밝고 화사한 색채를 선호하는 것이리라 짐작된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처럼 전체적으로 일정한 명도 및 채도를 유지하기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일까. 그의 작품은 색채의 향연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아름답다. 색채이미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시각적인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아름다운 색채는 자연미와 만나 생명의 빛으로 다시 깨어난다. 맑고 밝은 색채이미지는 자연의 본질인 생명의 아름다움을 선명히 부각시킨다. 생명의 아름다움은 빛에 의해 깨어나고 색채에 의해 그 본태가 드러나게 마련이다. 색채가 어둡고 무거우면 생명의 아름다움을 감지하기 어렵다. 생명은 오직 밝은 빛에 의해 그 본색을 드러낼 따름인 것이다.

 

 

연애4_72.0x50.0cm_oil on canvas

 

 

그는 생명의 본질을 명확히 이해하고 있다. 소재가 아무리 아름답다고 할지라도 발랄하고 경쾌하며 빛나는 색채를 구사하지 못하면 생동감을 이끌어낼 수 없다. 즉 생명의 기운 및 생명에 대한 환희의 감정을 살릴 수 없는 것이다. 그의 작품은 생명의 광휘로 넘친다. 이는 선명한 발색의 색채이미지에서 비롯된다. 뿐만 아니라 극명한 명암대비 및 색채대비와도 무관하지 않다. 그러고 보면 그의 긍정적인 사고 및 낙관적인 생활태도에 근거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더불어 생명의 본질이 어디에서 비롯되는가를 직시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자연풍경과 함께 꽃을 소재로 한 일련의 작품들은 명암대비 및 색채대비를 강조한다. 배경을 어둡게 처리하는 것은 원색적인 꽃의 형태 및 색채를 부각시키는데 효과적이다. 즉 검정색 계열의 어두운 색채에 대비되는 유채색은 한층 강렬한 시각적인 효과를 나타낸다. 빛과 순색의 아름다움을 돋보이게 하는 데 유효한 기법인 것이다. 그러기에 꽃들은 마치 어둠 속에서 빛나는 별들처럼 영롱하고 영특하게 보인다. 단순히 시각적인 즐거움을 주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정신의 성찰을 유도하는 것이다. 여기에다 구도가 아름다우니, 그의 꽃을 소재로 한 일련의 작품은 사실주의 및 자연주의 회화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셈이다.      

그는 최근 재현성에서 벗어나 구성 중심의 새로운 조형적인 해석을 시도하고 있다. 전통 문양인 단청과 원앙의 이미지를 도입하여 꽃에 대입시키는 일련의 구성작업이다. 전혀 어울릴 듯싶지 않은 소재가 만나 예상치 못한 결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꽃과 단청과 원양은 원색적이라는 점에서 자칫 상충할 위험이 있으나 그는 보라색 도라지꽃을 선택함으로써 그런 우려를 불식시킨다. 새로운 시각적인 경험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서로 다른 성향의 소재가 교묘히 조화를 이룬다. 그러고 보면 자연미와 인위미의 조합인 셈인데 기대 이상의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영원한 사랑과 행복과 평화를 꿈꾸는 그 자신의 이상을 이들 세 가지 소재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이로 미루어 그의 작품세계도 점차 변화해 가리라 예상된다. 나이가 들어가면 세상을 보는 방식, 또는 삶에 대한 철학이나 인생관도 변하게 된다. 그처럼 자연스러운 변화를 창작활동에서도 순연히 받아들이겠다는 것이리라. 이로써 그는 보다 넓은 조형세계로 첫 발을 들여 놓은 것이다.  

 

신항섭(미술평론가)

 

 

연애5_72.0x50.0cm_oil on canvas

 

 

연애6_72.0x72.0cm_oil on canvas

 

 
 

이경희 | Lee kyung hee

 

성신여대 미술교육과 졸

 

개인전 | 15회(국내외)

 

단체 및 초대전 300여회

 

한국파스텔화공모대전 심사위원장 역임 | 부산미술대전, 경기미술대전, 나혜석미술대전 및 다수의 공모전 심사 및 운영위원 역임

 

현재 | 한국미협 | 세계미술교류회 | MOO Group | 한국파스텔화 협회 부회장 | KAMA 부산지부장 | 부산사생회부회장

 

E-mailgrim720@daum.net

 

 
 

vol.20160411-이경희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