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천 展

 

생-자연적 순환_162x130cm_Oil on convas

 

갤러리 드림 | Booth no.C홀 K74

 

2016. 3. 3(목) ▶ 2016. 3. 6(일)

서울특별시 강남구 영동대로 513 코엑스(COEX) 3층 Hall C | T.02-6000-0114

 

 

생-자연적순환_91x72.7cm_oil on canvas_2016

 

 

탐미적인 시각으로 표현한 꽃과 무비스타

신항섭(미술평론가)

 

 사실적인 묘사력이 견실한 화가는 조형적인 상상이 자유롭다. 적어도 묘사력이 따라주지 않아 조형적인 상상을 두려워할 일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회화적인 영감이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곧바로 작업에 응용하는데 주저함이 있을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의 기술이 뛰어난 화가들은 대체로 자신의 재능에 안주하기 쉽고, 또 재능의 노예가 되기 십상이다. 반면에 자신의 재능에 대한 의문을 품으며 새로운 조형적인 모색을 거듭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

 오재천은 사실적인 묘사력이 출중하다. 그럼에도 전통적인 사실주의 양식에 갇히지 않고 다양한 조형적인 해석으로 표현영역을 확장해간다. 사실주의에 기반을 두면서도 기하학적인 이미지를 도입하거나 추상적인 이미지와의 조합을 통해 무언가 새로운 시각적인 이미지를 제안하고 의미내용의 심화를 지향한다.

 시각적인 이미지로서의 형식적인 아름다움은 필수적이고 그 아름다움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내용이다. 하지만 내용이 우선하면 형식이 부실할 수 있고, 내용이 없으면 시각적인 이해로 끝나고 만다. 이 두 가지가 평형을 이루는 것이 이상적이다. 그러고 보면 그는 탐미적인 것 그 이상의 의식세계를 작업에 반영하려는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는 사실과 기하학적인 이미지의 조합으로 사실주의 미학에서 벗어나게 된 이후 몇 차례 조형적인 변화를 거듭하게 된다. 사실과 추상이라는 극단적인 조형언어의 조합에는 응당 시각적인 충돌이 따르지만, 반면에 새로운 형태의 조화 및 통일을 경험하게 된다. 의외로 시각적인 불편함이 없다는 사실에 놀란다. 작은 형태의 원형이미지를 일정한 간격으로 나열하거나, 재료 및 기법에 따른 우연적인 이미지 등이 사실적인 이미지와 동거를 한다. 이로 인해 사실적인 이미지가 되레 명료하게 드러난다는 사실이 아이러니하다.

 이는 보이는 사실로서의 실상, 즉 실재하는 물상과 보이지 않는 감정 및 의식을 반영하는 추상적인 이미지를 하나의 화면에 조합한다. 다시 말해 서로 상치되는 이미지를 조화로운 관계로 만드는 조형적인 변화를 도모하게 된다. 이렇듯 극단적인 이미지 간의 대비로 인해 발생하는 충돌이야말로 느슨한 일상에 힘과 활력을 부여하는 동기가 될 수 있다.

 최근에 이루어지고 있는 정물, 즉 사과, 모과, 석류 등 일련의 과일을 소재로 한 정물은 실상과 가상 또는 실상과 허상이라는 상대적인 개념을 통합하는 새로운 형식이다. 예를 들면 석류 한 알을 화면에 크게 채우고 그 뒤로 마치 그림자처럼 흐릿한 이미지의 갈라진 석류를 배치하는 작품이 있다. 동일한 소재임에도 안과 밖이라는 대비를 통해 실상과는 다른 가상의 현실을 보여준다. 겉모양의 석류는 실상이고 갈라진 안쪽의 석류는 가상의 세계를 상정한다.

 이 두 개의 서로 다른 이미지는 현실과 이상, 또는 진실과 허구의 괴리를 암시한다. 우리 눈으로 확인되는 현실상은 실제인 반면 석류의 안쪽은 실제를 빙자한 허상이다. 이는 마치 그림자처럼 실제와 연관성이 있으나 실재하지 않는 의식세계의 상, 즉 가상의 이미지일 따름이다. 장미꽃을 소재로 한 작품에서도 실재하는 꽃과 허상으로서의 꽃을 대비시킴으로써 진실과 허구가 공존하는 현실적인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실상과가상_91x91cm_oil on canvs

 

 

 실재하는 이미지로서의 실상은 의심할 수 없는 현실세계를 나타내는데 비해, 실재하는 세계를 빙자하는 가상은 실재하지 않은 허상으로서의 의식세계를 반영한다. 실재하는 현실세계와 비실재적인 가상의 세계를 대비시킴으로써 생과 소멸, 실상과 가상, 현실과 이상, 진실과 허구의 대립 또는 조화를 모색한다. 서로 상반된 세계가 존재하는 이원적인 화면구조는 인간의 현실적인 삶과 욕망의 관계를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꽃과 무비스타를 동일한 개념으로 설정하여 두 이미지가 겹쳐지는 작업을 시도하고 있다. 꽃을 매개로 하여 마릴린 먼로, 오드리 헵번과 같은 세기의 무비스타 이미지가 오버랩하는 구조이다. 장미를 비롯하여, 연꽃, 해바라기 등의 꽃을 화면에 크게 채우고 꽃이나 잎 사이에 이들 무비스타가 오버랩하는 화면 구성을 통해 인생의 무상함을 상기시킨다. 우리를 현혹하는 아름다운 꽃이나 무비스타도 결국에는 시간의 흐름을 거역할 수 없는 자연의 섭리를 우회적으로 표현한다.

 꽃과 무비스타는 어느 한 순간에 그 아름다움이 절정에 이른다. 하지만 그 아름다움은 영속적인 것이 아니다. 시간과 함께 소멸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따라서 아름다움의 상징인 꽃과 무비스타를 통해 인간 삶의 무상함이라는 상징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작품에서는 꽃과 무비스타에게 영속성을 부여한다. 절정의 아름다움을 공유하는 활짝 핀 아름다운 꽃과 절세미모의 세기적인 무비스타는 이상적인 아름다움을 상징한다. 그 아름다움을 회화적인 이미지로 변환함으로써 우리의 시공간에 고착시킬 수 있게 된 셈이다. 비록 현실적으로는 이미 존재하지 않는 꽃과 무비스타일지언정 그의 그림 속에서 영원한 이미지로 부활한다.

 이렇듯이 그의 작업은 정물을 시작으로 하여 꽃과 인물에 이르는 다양한 소재를 통해 표현영역을 확장해간다. 여기에는 탐미적인 시각과 함께 세상과 나,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대한 통찰을 수반한다. 이는 형식미에 대한 탐색이자 내용, 즉 작가의식의 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실상과가상_91x91cm_oil on canvas

 

 

실상과가상_116.8x80cm_oil on canvs

 

 

실상과가상_116.8x91cm_oil on canvs

 

 

석류(실상과허상)_91x72cm_oil on canvas

 

 
 

오재천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회화과(석사)전공 |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조형예술학과 회화전공 | 러시아 레핀미술대학 수학

 

개인전 | 10회 | 부스개인전 29회 (서울.러시아.미국.중국.일본 등)

 

수상경력 | 대한민국 미술대전 특선 및 입선 9회 (1984-2006) | 전국 무등미술대전 대상수상(광주 시립미술관) 91 | 목우회미술대전 특선. 국회의장상 수상. 규랑예술상수상

 

아트페어참가 | KIAF(한국국제아트페어)코엑스 | 화랑미술제(코엑스) | 서울오픈아트페어(코엑스) | 대구아트페어. | 부산국제아트페어(엑스코) | 서울아트쇼(코엑스) | 마이에미(미국) | 퀼른(독일) | 싱가폴 | 상하이 | 북경 | 뉴욕 | 나아프(일본) 등 참가

 

심사경력 | 대한미국미술대전 | 심사위원및 목우회공모전 | 경기미술대전 | 구상전 | 경향미술대전 | 남농미술대전 | 나혜석미술대전 | 평화미술대전 등 심사위원역임 | 예원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서양화 지도교수역임

 

현재 | 한국미술협회 | 목우회 회원 | 신작전 운영이사 | 대진대학교 문화예술 최고위과정 주임교수

 

E-mail | jcn113@hanmail.net

 

 
 

vol.20160303-오재천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