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순 展

 

" 시간의 순례Ⅱ "

 

flower, moon_130x130cm_Oil on Canvas

 

 

서호미술관

 

2015. 11. 11(수) ▶ 2016. 1. 15(금)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 북한강로 1344 | T.031-592-1865

 

www.seohoart.com

 

 

 

untitled_193x112cm_Oil on Canvas

 

 

전통과 창조의 맛과 멋을 따라

 

    -강경순 화백의 작품전 <천지창조>에 부쳐-

 

     어머니가 예전에 차려 주던 김이 모락모락 나는 아침 밥상처럼 내게 낯익고 귀한 것은 없다. 아침은 소중하다. 밝은 햇빛과 햇볕은 나를 즐겁게 한다. 숲 속의 아침 그늘은 그렇게 신선할 수가 없다. 밝은 햇빛과 긴 그림자가 나무와 함께 보기 좋다. 나는 오늘 강경순 화백의 작품을 보며 이렇듯 일상적이고 그러면서도 보기 드물게 신선함을 느꼈다. 그만큼 내게는 그의 작품이 친숙하고 다정한 일상적 삶으로 다가 왔다. 형식적인 행사가 아니라 우리네의 하루의 일상적 삶이 시작하는 아침의 따듯한 밥상으로 느껴진 까닭이 어디에 있을까?

 

    나는 강 화백의 작품에서 생명과 자유를 보았다. 그는 끊임없이 일상에 존재하며 그는 언제고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 그 작품은 항상 살아 움직이고 있다. 숨소리를 내며, 향기를 품으며, 미풍처럼 내 곁에 살그머니 와 닿는다. 그렇게 살아 있는 것을 어이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늘 평범한 가운데 일상적 가치를 지니고 새롭게 등장하는 강 화백의 작품은 하나같이 옛 것 같으면서 새롭다. 전통과 창조가 함께 하는 그의 뛰어난 기교가 언제나 그 작품에 풍긴다. 조화와 균형이 잘 맞아 사실적인 것 같으면서 정형이 비뚤어지고 깨진 것 같은 새로운 질서를 우리는 그의 작품에서 발견할 수 있다. 참으로 대담하고 격조 높은 예술의 경지라 할 수 있다. 이것이야말로 창조적 기법이 아닌가 싶다.

 

     강 화백은 1959년 생으로 서울 효자동 토박이다. 어려서도 그는 그리기를 좋아했고, 그리면 사람들이 칭찬해 주었다. 특히 인물화를 잘 그렸다. 강 화백은 대학을 나와 1988년 관훈화랑에서 첫 전시회를 했다. 이후 2015년까지 27년 동안 15회의 개인전의 경력을 지닌 한국 화단의 중견 작가다. 나는 그의 개인전을 가 보았다. 그때마다 느끼는 것은 열정과 성실이었다. 전통적 화법을 지키면서 새로운 기법을 염두에 둔 작품 세계는 언제나 그를 닮아 있었다. 작품 속에 형상화된 작가의 삶을 볼 수 있었다. 내가 그의 그림은 일상성을 지니면서 그 일상성을 뛰어넘은 것이 있다고 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의 작품은 매일 아침마다 먹는 밥상과 같이 늘 새롭고 맛나보였다. 그것은 그의 장인정신과 리얼리티가 조화롭게 형상화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만큼 내게는 강 화백의 작품이 자연스럽게 각인되었다.

 

     오늘 내가 본 작품들은 생명과 잘 어울리고 인간과 가장 가까운 자연과 문화의 조형물이었다. 늦가을 환경과 조화를 이룬 하늘과 땅 그리고 인간이 함께 어울리는 작품이었다. 색과 선이 알 수 없이 뭉개져 개벽 시대를 보여준 추상화는 묵중하게 울려 퍼지는 심포니  같았다. 뭉개어진 빛이 마치 별빛을 따라 뻗은 것 같은가하면 나무와 물과 바람이 뒤엉킨 동산 같이 내게는 느껴져서 신비하기까지 했다. 거기에 노인과 소녀가 함께 있어 꽃과 푸른색과 잘 어울렸다. 밖은 맑은 북한강이 서서히 흐르고 창밖에는 온 산이 가을 단풍으로 물들었다. 붉은 단풍과 노란 은행잎이 뒹구는 뜰에는 새들이 날았다.

 

    내가 전에 보았던 강 화백의 그림과는 전혀 달랐다. 모두 대작에다가 대담하게 칠한 화폭이 마치 천지창조 시대를 상징하는 듯했다. 나는 새로움에 놀라 강 화백의 강인한 의지를 보는 듯해 매우 마음이 흡족했다. 작품은 항상 새로워야 그 맛이 있다. 맛은 멋과 통한다. 작품의 모습은 멋이요 느낌은 맛이다. 이렇게 겉과 속을 함께 드러내는 아름다움을 나는 강 화백의 작품에서 볼 수 있었다. 아침 밥상에 놓여 있는 일상의 맛과 멋을 나는 그림을 통해 만끽했다. 이것이 강 화백의 맛이요 멋이지 않을까.

 

                              

                               2015. 11.

金 鍾 均 <한국외국어대학 명예교수>

 

 

강화도 단상_145x97cm_Oil on Canvas

 

 

 

그해 크리스마스_72x60cm_Oil on Canvas

 

 

 

화광월색_72x60cm_Oil on Canvas

 

 
 

강경순 | Kang Kyung Soon

 

동덕여자대학교 대학원 서양학과 졸업 | 동덕여자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졸업

 

개인전 | 1988 관훈미술관 | 1993 갤러리 보다 | 1995 갤러리 보다 | 1996 최갤러리 | 2002 대한민국 미술축전 예술의전당 | 2003 가진화랑 | 시선갤러리 | 2004 가진화랑(동판화전) | 2005 아트서울전 예술의전당 | 서호미술관 | 2006 가진화랑 | 2008 갤러리 서호 | 2009 인천여성비엔날라 | 2014 가진화랑

 

단체전 | 1981 30회 국전(국립현대미술관) | 1983~84 신형상전(아랍미술관) | 1981~94 목화전 | 1985 중앙미술대전(호암갤러리) | 1986 중앙미술대전(국립현대미술관)1988  "현대작가 60인전"(하나로미술관) | 1992 "음악이있는 풍경전"(최갤러리) | 1994 내일의 내어보일 구상미술의 오늘전(갤러리 동호) | 1995 찍은 그림 나날샘 모음전(갤러리 홍의) | 1999 봄봄봄전(관훈갤러리) |  아름다운 한국전(국립현대미술관) | 2000 여성답게 그림답게(본화랑) | 2001 마음의꽃전(명동화랑) | 2002 여름밤 바람소리(서호미술관) | 2004 한국여류화가회전(서울갤러리) |  기쁨터를 위한 작은전시회(도원아이한의원) |  구세군 자선 미술전시회(현대백화점미아점 갤러리) | 2005 한여름미술축제(목산미술관) | 2006 작은액자전(갤러리 룩스) | 한국여류화가회전(인사아트센터) | 2009 그림과 음악의 유쾌한 동거전(토포하우스)

 

 
 

vol.20151111-강경순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