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만 초대展

 

" feeling of color 색의 감정 "

 

feeling of color 색의 감정 #103

 

 

장은선 갤러리

 

2015. 10. 21(수) ▶ 2015. 10. 31(토)

Opening 2015. 10. 21(수) PM 4-6

서울 종로구 인사동 10길 23-8 | T.02-730-3533

 

www.galleryjang.com

 

 

 

feeling of color 색의 감정 #101_pigment print_Diasec_2015

 

 

빛과 색(色)으로 변주된 무의식의 동선(動線)들

 

‘빛이 있으라(fiat lux)’ 하시매 빛이 있었고...(창세기1:3절 중) 신의 존재와 그의 창조물, 곧 세상의 모든 사물들을 이 세상을 창조한 어떤 존재가 투영한 절대 의지의 표상이라 읽는다면, 또 그 피조물들이 엮어내는 세상의 모든 인과(因果)들을 그의 섭리라 믿는다면, 모든 창조 중에서도 순서적으로 가장 먼저였던 빛은 그러므로 우리가 흔히 예술이라 부르며 듣고 보고 느끼는 모든 감각적 표상의 기저에 위치해 있는, 그러므로 그 대표적인 지위를 부여할 수 있는 감각과 대상 사이의 기초적 매개(媒介)다.

 

작가 조재만은 오랫동안 이 빛을 다뤄온 ‘쟁이’다. 그는 지난 25년이 넘는 시간 동안 사진이라는 도구를 통해 사물과 인물, 자연 등의 피사체 속에 투영된 빛의 ‘결정적 순간’들을 담아왔다. 그 결정적 순간들을 위해 때론 빛을 쪼개고 숨기고, 또 그것을 들까부르고 얼르며 25년의 긴 시간 동안 빛과 색(色)의 속성을 연구해 온 장인이다. 그러나 그 빛을 다루는 쟁이가 오랫동안 관심을 가졌던 영역은 아이러니컬하게도 빛 가운데 선명히 드러나는 아폴론적 세계의 인물군상들이 아니라 아웃사이더, 즉 이 세계의 그늘 이면에 가려진 게이, 레즈비언, 트렌스젠더 등의 디오니소스적 인물군들이었다. 뉴욕, 쿠바, 아웃사이더, 스마트앱을 활용한 아트웍 등 조재만 작가의 포트폴리오가 품고 있는 주요 키워드들을 살펴보면 그 어떤 인물이나 사물에도 한계와 경계를 두지 않는 작가의 호기심어린 예술적 기질들과 자유로운 예술관을 쉽게 가늠할 수 있다. 그런 작가가 이번엔 예술적 영역에서도 아직 면면히 탐구되지 않았던 빛과 액체, 색(color)이 만드는 우연의 세계를 탐닉하기 시작했다.

 

 

feeling of color 색의 감정 #104_75x50cm_pigment print_Diasec_2015

 

 

큰 키의 흰머리가 희끗한 긴 생머리를 가진 사내가 카페 들머리에 앉아 구글을 검색하다 우연히 'Ink Drop'이라는 장르의 사진들을 발견한다. 호기심이 많은 그는 또 무엇엔가 꽂힌 듯 그 길로 수십 년 된 청계천 어항집을 찾아가 큼지막한 어항 셋을 구입해 온다. 그리고 약국에 들러 주사기를 크기별로 구입한 뒤 구입해 온 어항에 물을 3/4쯤 채우고 주사기에 물감을 넣고 어항 위에 뿌린다. 그리고 그 물감 입자들이 퍼지는 것을 넋을 놓고 한참을 바라보다, 이미 그의 몸의 일부로 확장된 카메라를 한 손에 쥐고 뷰파인더 안의 빛을 놀리기 시작한다. 비중은 비슷하나 성질이 다른 두 액체가 뒤섞일 때 몸을 뒤틀며 퍼지는 입자의 모습 속에서 누군가는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 따위를 떠올렸겠지만, 작가의 시선은 분명 달랐다. 그는 그 속에서 앙드레브르통(Andre Breton)의 ‘오토마티즘(automatisme)’이 떠올랐다 한다. 의식이나 의도가 없이 무의식의 세계를 무의식에 상태에서 바라볼 때 간간히 의식의 수면 위로 떠오르는 것들을 쓰고 그리는 기법인 자동기술법(오토마티즘)은 얼핏 ink drop과는 전혀 다른 기반의 아트웍을 활용하는 듯하다. 하지만 무질서 속에서 물속에 퍼져나가는 잉크의 질감과 부피감 등이 만들어 내는 우연한 질 서적 형상들은 오토마티즘을 활용한 작법에서 간간히 드러나는 무의식 속의 의식적 형상들과 데칼코마니처럼 닮아있다.

 

빛과 색(色)을 능숙히 다루는 장인답게 ‘feeling of Color(색의 감정)’로 명명한 이번 사진작업의 테마 속에서 그는 마크 로스코, 바넷 뉴먼 등 추상 표현주의 작가들의 색면회화 기법에서 찾아볼 수 있는 명상적 테마를 활용한다. 색면회화 기법이 가진 고유한 색(色)의 느낌(feeling)을 활용한 정(靜)적인 배경 위에 물의 온도차와 빛의 농도, 서로 다른 질감을 가진 먹, 물감 등의 수중 움직임(動)을 활용해 우연이 만드는 ‘결정적 순간’들을 잡아내는 독특한 아트웍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빈센트 반 고흐 등의 인상파에서 시작된 빛의 순간을 잡아내는 표현주의 전통과 칸딘스키에서 시작된 추상주의 회화의 전통을 이어받아 캔버스 위에 붓으로 긋고 뿌리고 스며들게 하는 전통적인 작업 대신 디지털 카메라와 빛, 색(色)의 배치를 조절해 미세한 우연의 떨림들 속에 간간히 드러나는 명상적인 필연의 순간들을 잡아낸다. 이를 통해 바탕이 되는 색의 감정들과 그 위에서 분해되고 해체되는 또 다른 색의 움직임을 관찰하며 인간의 알 수 없는 감정의 생성과 해체, 무의식적인 변주와 융합 등을 섬세히 표현하는 새로운 형태의 아트웍을 창조해가고 있는 것이다. 물속에서 분해되고 해체되는 응축된 먹과 물감 속에서 누군가는 파괴의 이미지를, 누군가는 불교의 공(空)사상을, 누군가는 낙하하는 불안 혹은 빛을 뒤덮는 압도적인 우주의 부피감을 느낄 것이다. 추상표현주의의 흐름을 잇는 작품답게 작품은 오직 관객의 무의식적 내면을 거울처럼 비춰 액자 앞에 선 자기 자신을 바라보게 하고 그 호기심만을 자극할 뿐, 작품 속에서 무엇을 꺼내오는가 하는 과제는 영구적으로 관객의 몫으로 남는다. 세상을 창조한 신이 부렸던 첫 감정, 혹은 의지의 표상이었던 빛이 만드는 또 다른 세계의 이면 속으로, 작품이라는 매개를 통한 각자의 내면세계로, 알 수 없는 질문을 던지는 작가의 직관적인 물음들에 이제 관객들이 답할 차례이다. 이 아트웍은 인생을 닮아 질문도, 대답도 모두 관객 개인의 영역이다. 자, 이제 빛의 장인이 만들어 낸 또 다른 빛과 색(色)의 세계로 ‘와 보라’

 

임대균 (서울대 미학과) - 미술비평, 시인

 

 

 

feeling of color 색의 감정 #107_50x50cm_pigment print_Diasec_2015

 

 

사진작가 조재만 선생은 다양한 색과 다양한 재료를 물 속에 떨어뜨려 퍼지는 모습과 그 빛을 이용해서 그 순간의 흔적을 사진에 담아 표현했다. 그는 빛과 색(色)을 능숙히 다루는 장인답게 다양한 재료와 환경과 수중 움직임을 활용해 우연히 만드는 ‘결정적 순간’들을 잡아내는 독특한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물속에 퍼져나가는 잉크의 질감과 부피감 등이 만들어 내는 표현이 새롭고 호기심을 자극한다.

 

작가는 캔버스 위에 붓으로 긋고 뿌리고 스며들게 하는 전통적인 작업 대신 디지털 카메라와 빛과 색의 배치를 조절해 우연의 미세한 떨림들 속에 간간히 드러나는 순간들을 잡아낸다. 그의 작품은 네모난 틀에만 갇혀져 있지 않고 무한한 상상을 하게 한다. ‘feeling of color 색의 감정 #101’는 하늘을 잘라서 옮겨 놓은 것처럼 보이며, ‘feeling of color 색의 감정 #104’ 는 춤을 추는 무용수가 보이는 듯하다. 다른 두 색이 섞이지 않고 닿을 듯 말 듯, 마치 두 남녀사이의 긴장감이 보인다. ‘feeling of color 색의 감정 #107과 #110’과 같이 연기 같이 피어오르는 흑백의 작품과 강렬한 색채의 다른 작품들도 마찬가지로 색의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다양한 잉크나 물감의 다양한 움직임으로 그가 얼마나 많은 시도와 노력을 했음이 보인다. 그는 어항이라는 일정한 틀에서 실험과 반복을 했지만 작품마다 제각기 다른 색과 정적인 배경 위에 물의 온도차와 빛의 농도, 서로 다른 질감을 가진 먹, 물감 등의 자유로운 운동성이 들어간 표현이 주목된다.

 

이번 전시는 조재만 작가의 흥미로운 표현방법과 색의 자유로운 움직임을 볼 수 있는 신작 20여점을 볼 수 있다.

 

조재만 작가는 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를 졸업했으며, 뉴욕국제사진센타 (ICP) 수학하였다. 2008  In Plain Sight, F.T Art Gallery, Los Angeles, 미국,2007  Snap Life, Small Works Gallery, Las Vegas, 미국 외 개인전 5회, 2012  10 Curators & 10 Futures , 예술의 전당, 서울, America American,  What's New Gallery, Seattle, 미국 외 단체전 11회 등 Photo LA, Los Angeles, 미국, Seoul Photo, 서울 외 아트페어 3회등 국내외에 다수의 전시를 하였다.

 

 

feeling of color 색의 감정 #110_50x50cm_pigment print_Diasec_2015

 

 

 

feeling of color 색의 감정 #102

 

 

 

ㅁㅁㅁㅁfeeling of color 색의 감정 #106

 

 
 

조재만 | Cho Jaeman

 

1987 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 졸업 | 1998 뉴욕국제사진센타 (ICP) 수학

 

Solo Exhibition | 2015  색의 감정, Feeling of Color , Jangeunsun Gallery, 서울 | 2013  Happy Underground, Able Fine Art Gallery, 서울 | 2010  Another Scene Behind Scene , Jangeunsun Gallery, 서울 | 2008  In Plain Sight, F.T Art Gallery, Los Angeles, 미국 | 2007  Snap Life, Small Works Gallery, Las Vegas, 미국 | 2005  Small Wonder , White Room Gallery, Los Angeles, 미국 | 2003  Face of America, Yoshida's Gallery, Portland, 미국

 

Group Exhibition (Selected) | 2015  Exhibition 42nd, R. Mutt 1917 Gallery, MBC 춘천 | 2014  Art of Application, 서교실험예술센타, 서울 | 2013  나눔 풍요전, 롯데백화점, 부산 | 자연 & 사람 , 정부세종청사, 세종시 | 2012  10 Curators & 10 Futures , 예술의 전당, 서울 | 2011  Haven, Earth, Man, Absinthe Gallery, 서울 | Touch, 한전아트센타, 서울 | 2010  Bling Bling Breeze, CSP 111 Art Space,  서울 | 2009  Silence & Arrogance,  Seoul C.T Gallery, 서울 | 2006  Festival,  Meyer Gallery , Park City, Utah, 미국 | 2005  Passion & Fashion, Philips Gallery, Salt Lake City, Utah, 미국 | 2004  Asian Contemporary, Arthur Leggett Gallery, Vancouver, 캐나다 | 2002  America American,  What's New Gallery, Seattle, 미국

        

Art Fair (Selected) | 2014  화랑미술제, Coex, 서울 | 2013  Home & Table Deco, Coex, 서울 | 2010  Seoul Photo, 서울 | 2007  Palm Spring Photo Festival, 미국 | 2005  Santa Barbara Art Fair, 미국 | 2002  Photo LA, Los Angeles, 미국

 

 
 

vol.20151021-조재만 초대展